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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는 왜 북한문제에 대해 침묵했는가?
게시물ID : sisa_112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더치남
추천 : 5/4
조회수 : 64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8/19 15:32:45
미래의 진보라는 이정희와 유시민의 대담집을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맥락에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앞부분부터 치겠습니다

사회: (전략) 반미나 친북은 21세기 들어서는 그 위력이 좀 줄어들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종북이라는 새로운 단어도 등장했고요 예전 표현으로 하면 괴뢰, 그러니까 북한의 꼭두각시라는 의미일텐데 이정희 대표는 작년 10월에 북한의 권력 승계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홍역을 겪었습니다

(유시민 생략)

이정희: 당시의 입장을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배경이라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릴게요 일단 저는 이런 이분법이 싫어요 늘 남북관계, 한미관계에서는 방어막을 치는게 일반적인 수사입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더하지요 '나는 북을 비판하지만 무엇은 정부가 잘못했다', '나는 반미는 아니지만 이것 이것은 미국이 문제다' 딱 전제를 하고 들어가요. '나 이런 사람 아니야, 의심하지마'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보법 사건을 다루는 법정에서도 늘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게 속상해요 전제에 묻히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호적인 사람들도 'A라고 이야기하면 되잖아 안 그러면 B로 몰리게 돼'라고 충고를 해요 B로 몰리게 되겠지만, 그래도 그 이분법을 깨고 싶은 것이 많아요 또 하나는 남북관계에서 일종의 전술적 판단이랄까요? 대화 협력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그것을 도와주고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거죠

유시민: 두 가지 문제는 차원이 좀 다릅니다 북한 체제나 인권 문제에 대해 좋게 보느냐 나쁘게 보느냐가 하나고, 또 하나는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대화를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2가지는 차원이 다르죠 하나는 북한의 문제고 다른 하나는 남과 북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이를 섞어서 보기도 하지만요

이정희: 현실에서는 2가지가 구분되지 않지요

유시민: (전략) 내면의 소리를 고백하도록 강요받으면 말을 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말 안하고 있는데 '말못하니 종북이다'고 하면 등에 칼을 꽂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해가 돼요 그래도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서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 쪽은 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쟤하고 대화를 해야 해' 이건 가능한 논법이라고 봅니다

사회: 혹시 듣는 입장인 북한은 굉장히 속상하지 않을까요? 특히 지도자 문제는 북한에서 아주 중시하는 부분인데요

유시민: 저쪽도 말 험하게 하잖아요 이명박 대통령에게 역도 어쩌고 하기도 하고 피차간에 말 험하게 하거든요 그래도 비즈니스는, 그러니까 대화하고 협력해야 하고 또 해 왔었습니다 북 체제에 대한 '고백'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과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라는 것이 뒤범벅돼있어요 전 첫번째 문제는 가볍게 두번째 문제는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민노당이 두 문제 모두 진지하게 접근하다 보니 분당도겪고 정치적 공격을 받았습니다 (후략)

이정희: 생각을 많이 하죠 어떻게 부드럽게 풀 수 있을까? 이야기가 안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사실 현실에서 그다지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도 아닌데 부풀려져 있는 거거든요. '이렇게 말 안 하면 진보 아니다'고 하신 분도 있고요 그럼 진보 안해도 좋아, 진보 안하면 되지, 인정받을 생각없어,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가 굉장히 진지해져요. 그 문제에서는. 이건 누군가 손해보더라도 정말 어려운 길인데 자청해서 갔던 길이에요 이게 제가 가볍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 생각했어요 
앞으로 상황이 많이 바뀐다면, 남북이 대화가 되고 서로 오가게 되면 민노당이 얼마나 진지하게 얼마나 많은 걸 참았는지 국민이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의 권력승계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까지도 민노당은 북의 사회민주당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공동사업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봐요 워낙 남북이 단절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라도 어떻게 돌파구를 열어보려 하고 있었는데 무슨 일 하나 생겼다고 안면을 바꿔서 뭐라고 하는 건 안 맞는 일 아닐까요? 

이 문단이 매우 의미심장한 거 같은데요 판단은 읽는 분들께 맡기겠습니다. 

다음은 같은 책에 있는 이정희의 권두언입니다. 

민주노동당은 6.15 공동선언의 관점에서 남북관계의 현안들을 본다 권력승계 역시 같은 관점에서 보기에 체제 인정이라는 남북이 합의한 선을 지키기 위해 말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 문제를 북을 비판하지 않으면 이른바 종북주의자로 몰아 매장시키는 마치 형벌과도 같은 분단의 이분법을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설명했다. 

뻔한 소리나 늘어놓을 줄 알았는데 책이 의외로 흥미진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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