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날개를 쉬려고 꽃봉오리 하나에 올라탄 나비요
그 작은 몸을 살짝 떨고는 몸에 묻은 꽃가루를 털어내고는
조용히 꽃봉오리를 내려보고 있더이다
꽃과 나비가 번데기와 봉오리로 살아 날개를 펼치고
꽃잎을 펼치고 살아 그렇게 이쁜 탓에 늘 서로를 질투하여도
서로가 살게 해주나니 그 시간이 너무 달콤한지라
언젠가는 다시 꽃잎 아래에서 날개를 쉬고 있더이다
날개가 말라 하늘에서 지는 날에 꽃잎에 떨어져
품에서 날고 픈 나비를 바라보는 꽃은 이슬을 눈물마냥
한아름 안아 나비에게 떨구고는
꽃잎이 바람에 부러져 날리는 순간에야 그만 사랑인지 알더이다.
- 화접인사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