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라지시던날
20대의 내게 남겨진건 남부럽지않은 빚.
엄마명의, 동생들명의..차라리 내명의만 몰래쓰지
어찌그리 가족들밑으로 살뜰하게 빚을 달아놨던지
놀고싶은데 돈이없다.
먹고싶은데 돈이없다.
입고싶은데 돈이없다.
그렇게 국으로 엎어져 돈만벌며 살다보니
어느덧 30대.
10년간 동생두녀석 신용풀어주고
엄마밑에 달린 빚 없애고
이제 남은건 3900만원. 오롯이 내몫.
하루에 5시간만 잘수있으면 더 자는 2시간의
수명이라도 내주겠다 생각했고,
한끼만 먹고싶은걸 배터지게 먹을수있다면
이틀쯤은 굶어도 좋겠다 생각했다.
9시 회사출근 오후6시 퇴근
6시30분 편의점출근 새벽2시 퇴근
새벽3시 목욕탕출근 청소를 다마치면 5시나 될까..
그래도 괜찮다.
이제 3900만 갚으면 되니까.
짬짬히 힘들때 고단할때 들어오는 오유에서
빚다갚던날 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남은 빚 다 갚게되는그땐
그토록 입고싶던 원피스도 한벌사고
예쁜 새구두도 신고
네일아트도 받고
미용실도 갈거다.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