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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터 일하는데요 기분이 상하는데 제가 예민한걸까요..
게시물ID : beauty_1124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atural
추천 : 28
조회수 : 2013회
댓글수 : 81개
등록시간 : 2017/06/09 23:50:20
안녕하세요
일하다 멘붕한썰인데요..
화장품 얘기는 아니라 여기 써도 되나 싶긴한데, 상황을 아실만한 분이 많을것같아서 여기 써볼게요.
혹 불편하신 분 있으면 지우겠습니다.

나레이터로 일하고있는데요,
매장 입점사은품으로 마스크팩을 나눠주는 경우가 꽤 있어요.

들어오는 사람만 주어야 하는데 그냥 가져가려는 사람들 때문에 좀 기분나쁜 경우들이 있어요.
꼬셔야 하는 입장이니 손에 들고있거나 건네는 모션을 취하며
들어오시면 사은품 드린다고 이야기를 하기 마련인데요
그냥 가져가도되냐고 물어보기라도 하면 참 감사한데, 어떤사람들은 홱 낚아채가요.
모르는 사람은 어쩔수없는거고 제가 구경만 하고가시라고 양해를 구하지만
알고 그러는게 보이면 진짜로 확 기분이 상하고요.

그거 그냥주면 매니저님들께 한소리 듣거든요ㅠㅠ
손가락 힘이 나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흔한 일이라 보통은 에이 똥밟았네 하고 마는데, 지난 목요일에 본 진상은 임팩트가 너무 강했어요.

누가봐도 고위층인 할아버지였거든요,,
하얗게 센 머리는 아주 잘 정돈되어있었고, 풍채가 좋았고 빠른걸음으로 걷고있었고
비싸보이는 남색 정장 깃에 성조기 배지를 달고있었어요.
좀 전형적인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이미지였어요.
나이는 그보다 어려보이는 남자 셋과 함께 명동에서 걸어가면서 팩을 낚아챘어요.

손에 힘을 주며 잡고있던 터라 바로 뺏기지는 않았는데 그쪽도 엄청 세게 잡고 걸어가서
거의 1.5미터를 끌려가는 꼴이 됐거든요..
가면서 "구경, 구경만요.."하게되는 꼴이 되어서 급작스레 비참해지는거있죠...

아무리 생각해도 저사람이 몰라서 이랬을것같지는 않은게요..
몰랐다면 텐션이 느껴졌을 때 바로 놓거나 보통 주는걸로 오해를 했다는 모션을 하기 마련이고
끌려가는 꼴이 되더라도 몇 걸음 후 "그냥 주면 안돼?"라도 물어보기 마련이거든요...
게다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화장품가게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도 상황도 아니어보여서요...

이거 근 3년일하면서 별별사람 다 봤는데.. 이렇게 며칠동안 생각나는건 처음이네요..
그 짧은 순간 웃음거리가 된것 같아 우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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