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본인은 무조건 평화시위 지지자입니다. 오유의 여론과 달라서 반대를 먹건 어쩌건간에 이 의견은 바꿀 생각 없습니다.
* 그러나 이번 일에선 평화시위가 옳건 어쩌건 하는 논쟁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경찰이 먼저 선빵을 때렸기 때문이지요. 저번에도 그랬죠? 세월호 때.
* 최루액 정도로 뭐 어떠냐 라는 말도 의미가 없습니다. 폭력행위는 폭력행위입니다. 멱살만 잡아도 폭력이란 걸 다들 아시겠고.
* 누군가가 자신에게 폭력 행위를 할 때 이에 대항하는 건 인간의 권리입니다. 설령 그 상대가 공권력이라도.
물론 공권력의 폭력 앞에서도 평화시위의 자세를 지키는 누군가가 있다면, 굉장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걸 폭력 앞에 놓인 사람한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권리를 내려놓는 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지 누구더러 하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거친 예를 들자면,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건 숭고한 일이나 그걸 밭이나 갈던 옆집 다카시한테 강요해서 자살돌격을 시키는 일은 구일본 황군이나 할 짓입니다. 폭력 앞에서 대항할 권리를 내려놓는 평화시위도 이와 같습니다. 시위대 중 누군가가 이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그들한테 그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무관한 시민의 피해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과잉대응으로 시민들한테 피해를 준 건 경찰측.
-테러 목적으로 모인 시위가 아닌 평화시위였으며 모여있는 사람들한테 선빵을 때린 것도 경찰이므로 이러한 과잉대응의 명분조차도 없음. 그럼 시위대가 정말 평화 목적으로 모였는지 어쨌는지 어떻게 아냐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단 건 경찰이 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있었단 거임. 시위와 집회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임은 말할 것도 없고.
* 경찰은 과잉대응으로 모자라 사람의 생명을 위험하게 했습니다. 공권력의 대응과 자기방어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몸을 지키는 한도에서 최대한 시민의 생명을 해치지 않게 이루어져야 하는 건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전문시위꾼 어쩌고 하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화염병도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대포로 누군가의 생명을 위험하게 한 거죠.
* 엄격하고 진지한 잣대로 시위대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제 의견은 아닙니다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 전에 더한 폭력을 휘두른 공권력부터 충분히 씹고 넘어가야 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시위대에 대한 비판은 그보다 덜해야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이중잣대에 불과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