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파, 반대파 모두 반대하던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 의회가 사상 최대의 표차로 부결시켰습니다.
이 중에서 영국 보수 강경파들이 브렉시트를 찬성하며 내세우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었습니다만,
그 근간을 이루는 인식은 '영국은 특별한 나라' 라는 겁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라고 불렸던 대영 제국인데 프랑스와 독일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주도하는
유럽 연합에 여러 회원국 중 하나에 불과한 지위에 만족하며 국가 정책 조차 독자 결정할 수 없는
체제에서 더 이상 머물 수 없다, 특별한 나라 영국은 독립해서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 이런 겁니다.
한마디로 특별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거죠.
과거의 영광을 소환해서 '우리는 특별하다', '특별해야 한다' 는 구호는 게르만의 우수성과 로마제국의
귀환을 앞세웠던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외쳤고,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재 일본 극우도 결국 그들이 누렸던
태평양 전쟁 이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거죠.
브렉시트 논란에 우리 보수의 가장 오른편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을 떠올리게 되는 건 그래서입니다
그들이 소환하고 싶어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어떻게 미국인가?
그들이 외치는 구호는 왜 고구려, 혹은 조선의 영광 정도가 아니라 반공인가?
남의 나라 기를 흔들며 반공만 70년 째 외치는 그들이 보수가 맞는가? 아니지 않는가.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