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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여러분, 모기가 고도의 지성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계십니까?
게시물ID : freeboard_11256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식남녀
추천 : 0
조회수 : 2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5 14: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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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방금 전 그놈에게 농락 당했던 치욕스런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갈비뼈가 아플정도로 치가 떨리지만, 이런 위험한 사실을 한시라도 빨리 여러분들께 알려 어떻게든 대처방안을 강구하고자 떨리는 손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자취생인 저는 ,약 10분 전 오후 2시 30분경에, 허기짐을 충족시키기 위해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자 하였습니다.
 저는 결제일만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는 가련한 제 카드를 주머니에 넣고 어리석은 혓바닥의 욕망과 멀고 먼 결제일의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가는 도중 제눈에 만취상태로 귀가중에 긁어서 질질 끌고 온 내 생에 가장 비싸고 의미없는 물건 TOP3에 들만한 물건인 대형 거울이 들어왔습니다. 거울 속에는 헬조선이라고 불리우는 이 나라 현실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 나가야 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하는 듯한 거친 머리가 있었고 저는 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고무줄로 그들을 달래었습니다.

 바로 그 때였습니다. 그 가증스런 녀석이 눈에 띈 것은.
그녀석은 손을 뒤로 하여 머리를 묶고 있는 나를 보고 비웃듯이 날아와 저의 얼굴 바로 앞에서 비트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다 몸을 흔들어 그놈을 떨쳐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그놈은 내가 자신의 파트너라도 된 듯 마냥 저의 페이스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리드를 해오는 광경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대로 놈의 그루브에 몸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저는 손을 쓰지 못하는 현실에 한탄하며 인간임을 포기하고 손을 뒤로한 채로 팔꿈치만을 흔들어 놈의 퇴거를 요청하였습니다.
 이런 나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놈은 '꼴이 아주 우습구나' 라고 하는듯이 한 바퀴 돌아 화답을 해주고는 스무스하게 팔꿈치 위에 몸을 뉘었다가 곧 날아갔습니다.
 
 평소에 그놈을 잡기 위해 전두엽 명령이 채 척수에 도달하기 전 도망치던 그놈의 모습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그놈은 저의 생각을 철저하게 부쉈고 저는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분노에 몸을 떨며, 이렇게 글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위 진술은 사실이며 어떠한 거짓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히는 바 입니다.
 
 친애하는 오유 여러분, 모기는 진정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졌고, 또한, 영장류의 자존심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혁명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위험한 생물체입니다.
 모기는 언제 어느 때라도 우리의 질서와 안녕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금도 당신의 뒤에서 당신 몸 속의 헤모글로빈을 탈취하기 위해 숨어있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모기를 퇴거하여 우리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내 집, 방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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