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 5일차.
나는 드디어 G1의 최종장이라는 저 세상에 가게 되었다.
저승행 티켓을 따내기도 힘들었는데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는 곳이 저 세상이라니....
저승길.jpg
저 세상으로의 여행....
저 세상은 정말 신박한 곳이었다.
사실 누가봐도 티르 코네일인데 이름만 바꾸면 저세상잼(심지어 촌장할배는 눈 밑에 점도 안 찍고 다른 사람이라고 우긴다.)
가장 열받는 점은 일단 던전에서 죽으면 여신상 부활이 없고, 저 세상에서 나갔다 다시 들어가려면 던전을 또 클리어해야 된다는 것...
나는 던전을 처음부터 도는 과정을 7번 거쳤고, 저 세상을 3번이나 들락날락했다.
내 일월쌍도가 내구도 0이 되었고, 징징이 정령무기가 몹시 배고파하며 최대공격력 22를 찍는 기염을 토하는 바람에..
저 세상에는 먹거리도 수리점도 없다. 준비를 단단히 했어야 하는데...
역시 뉴비는 고생을 해야 제맛!
포기하고 수련이나 할까, 다른 퀘스트들부터 끝낼까 하는 수없는 고민과 도전 끝에
결국은 녹구 검구를 클리어 하고 한동안 모험을 할 마음이 생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나마도 G1의 최종보스 거인은 도움을 받아 처치했다....
내 능력에 맞지 않게 너무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모험담을 쓰다 보니 모험강박증이 생긴다.
게다가 모험담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보니 꼭 모험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는 나눔 구경 갔다가 얼떨결에 싸인도 한장 했다. 그 덕분에 그림대화 하는 법을 알아서 개이득)
그러나 역시 좀 놀면서 해야 제맛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나니 폭주기관차를 꿈꾸던 나의 현실은 5일만에 느리게 걷기가 되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뉴비와 굇수가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리리라
게다가 아는 분들이 생기다보니...마게에는 특히나 남진 같은 분들이 더러 계신다.
<남진 - 둥지 中>
너는 그냥 가만히 있어 다 내가 해 줄게
현실일까 꿈일까 사실일까 아닐까
헷갈리고 서 있지마 우
사랑이 뭔지 그동안 몰랐지
내 품에 둥지를 틀어봐
나눔 구경을 갔다가 여지없이 납치를 당함.jpg
언제까지나 휘둘릴 수는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를 꿈꾸며 운전대를 잡았다.
이날은 숙취로 고생하던 날이었는데 음주운전은 안된다며 결국 운전대를 빼앗겼다.
그리운 비행밥차를 타고 다시 한번 스톡홀름 증후군을 만끽하며
난생 처음 그림자 던전이라는 곳에 들어간다.
환생을 하자마자 납치당한터라 1레벨이었는데, 그림자 던전을 나올때는 환생 전 렙인 43이 되어있었다.
환생을 한건지 안한건지 헷갈릴 정도의 속도였다.
다시 한번 <남진 - 둥지 中>
현실일까 꿈일까 사실일까 아닐까
헷갈리고 서 있지마 우
던전에서 체험한 지구멸망 급 이펙트의 마법들..
두 자루의 도에 목숨을 맡긴 나로서는 '아..내 목숨은 거미만도 못한 것이었구나'를 느끼게 해준 날이었다.
죽척은 몸에 해롭습니다.
죽은척하기를 쓴 상태에서 스태미너가 계속 떨어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다행히 초보자용 스태미너 포션이 넘치도록 지급되어 무리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스킬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가만히 있는게 더 힘들다는 현실반영.
처음으로 붐박스라는 것도 해보았다.
10년 전 즐기던 오디션의 추억이 생각나서 좋았다.
처음 해보는 붐박스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참가자 2명)
5일차는 잠시 쉬어가는 날이었다. 그래서 일기도 노잼..
하지만 6일차인 오늘(어제 글을 못 써서 하루가 밀렸음. 일기는 밀려써야 제 맛) 약 2시간만에 G2를 클리어하는 기염을 토했다.
클리어한거 맞나?.....빛의 기사인 팔라딘이 되었으니 아마 맞을 것이다. 사실 G1이고 G2고 뭔지 잘 모르겠다.
여신이 불러대면 G시리즈 시작과 끝인가보다 싶다.
겁나 멋있다. 뉴비의 멋짐을 모르는 굇수들이 불쌍해!!
이 던전을 나가고 나니 레벨 50이 되어있었다.
아참. 그 사이 나는 이미 일류전사가 되었고, 누렙 100을 돌파한 어마무시한 스펙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자이언트라는 종족을 보았다.
정말 크고 아름답더라..목이 조금 아팠다.
자이언트를 지지하면 어깨에 탈 수 있다던데 아직 어떻게 지지하는지는 모르겠고
언젠가 지지해서 자이언트를 타고 다니고 싶다. rrrrrrrrrrrrr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