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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사건사고가 많던 부대
게시물ID : panic_112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시in맨유
추천 : 1
조회수 : 18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1/26 19:51:20
처음 글을 올려 보네요.

언제나 글만 읽고 가다가 군대 이야기가 나와서 경험담 한번 올려 봅니다.


수기사, 맹호부대 하면 연배 있으신 분들은 꽤 아실텐데요.

제가 근무하던 즈음에 부대에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구타나 가혹행위는 예사로 있었고, 탈영, 자해... 심하게는 자살 사건도 많았고.

제가 전입한 그 전 주에도 이등병이 중대 사전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매달았는데,

자살 사건이 있으면 부모나 친인척이 와서 사체 확인을 할 때까지는 현장 보존이 

돼있어야 한다더군요. 그 때 하필 태풍 때문에 병사쪽 부모들이 부대로 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결국 사체는 물에 퉁퉁 불어 중대 막사 앞에 계속 걸려 있었다네요...




제가 분대장을 달았던 시기에 옆 소대로 한 이등병이 전입을 왔는데,

복싱을 해서 그런지 몸도 탄탄하고 일도 야무지게 잘하고, 

장기자랑이나 행사가 있으면 언제나 나서서 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매사에 밝고 활기차서 고참들도 좋아하고 저도 복싱 한번 배워보려고

일과 끝나면 매번 불러서 쉐도우(?) 복싱 시키고 했었지요.

그 놈(홍이병)이 누나가 결혼을 한다고 100일 휴가를 앞당겨서 나갔는데,

홍이병 복귀 날이 제가 당직부사관 이었거든요.

이 놈이 복귀시간이 넘었는데 연락도 없고 지통실에선 위치추적 하라고 난리고..,

결국 중대장이랑 소대장이랑 분대장이 홍이병 집으로 찾아갔는데, 

홍이병 누나가 홍이병이 문을 잠그고 안나오고 불러도 대답을 안한다고 하길래,

결국 두드리고 부르고 하다가 이상한 느낌에 문을 발로 차 부수고 들어갔는데..

아차.. 문고리에 목을 매단체 나동그라지는 홍이병...

죽은지 꽤 됐는지, 뭘 쌌는지... 냄새도 심하고 얼굴도 퉁퉁 부었고...

거무 튀튀한게 사람 피부색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여차 여차해서 장례를 치르고 했는데, 넋 나간 누나 근처에 친척으로 보이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알고보니 홍이병이 부모님이 안 계시더라구요.

어릴 때 두분 모두 여의고 누나랑 단 둘이 살았는데,

둘이서 무척이나 힘들게 살아왔다 하데요.

홍이병 자살하고 방에 유서가 하나 발견 됐었습니다.

유서 내용이 기가 막힌게...



" 누나, 결혼 하지마 누나 사랑해. 누나 결혼 축하해 누나 미안해...누나 누나.. "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런 내용. 


나중에 알기론 누나도, 그 놈도.. 서로 서로에게 그런 마음이 있었고,

이미 '여러 의미'로써 가까웠던 사이라네요. 

그 이후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홍이병의 그런 행동으로 말미암아 천애고아가 되고 

결혼까지 무산 된 누이의 심정은 어떠할지...

둘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그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극복하지 못한 것이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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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저승편 생각나네. 신과함께 보야지 올ㅋ -메시in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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