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봄 집앞에 오랫동안 닫혀있던 부동산이 사라지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곳이 생겼다.
'뭘 하려고 그럴까...?'
외부로 나갈 때 항상 지나가는 길이라 하루하루 지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덧 가게의 모습이 잡혀가고 카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커피를 좋아하고 달콤한 걸 좋아하는 나는 걸어서 1분거리에 카페가 생긴 것이 마냥 좋았다.
4월에 가게 문이 열리고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다 오픈 후 10일 쯤 지나고 방문하였다.
짤랑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디저트카페답게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어서오세요~"
하고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당신을 보며 난 한눈에 마음속에 방을 만들었다.
간단한 디저트를 사고 나오며 케이크는 언제 나오나요 하고 물었다.
"케이크는 나오는 요일이 따로 있고 아침에 미리 예약 해놓으실 수 있어요~"
기분 좋은 목소리에 나는 생긋웃어보이며 그럼 명함하나 가져갈게요. 하며 명함을 하나 집어들었다.
거의 집에서 일을 하는 나는 여덟시 쯤 일이 끝나고 그 카페에 가는 걸 좋아했다.
사실 커피나 디저트를 먹으러 가기 보단 당신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당신이 일하는 모습이나 이야기 하는 모습, 웃는 모습은 하나하나 내 마음의 방에 걸리기 시작했고
매주 토요일에는 외부로 나가는 길에 항상 똑같은 음료를 주문하였다.
당신은 내 이름을 비롯하여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난 당신을 바라보고 잠깐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참 좋았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달. 두달. 세달.
시간이 흐를 수록 당신의 방은 조금씩 옆으로 옆으로 공간을 넓혀가기 시작했고
나는 그 안에 계속 당신으로 채워 나갔다.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올 때 나도 모르게 선물을 샀다.
곰곰히 생각하다 주인은 당신이니 주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출장 다녀오면서 초콜릿을 좀 사왔는데 먹어보라며 봉지에 함께 담아 카운터에 놓고 도망쳤다.
"또롱"
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에 알림이 왔다.
이미 사진SNS에 친구를 맺고 있었는데 내 선물을 찍어보내며
'이거 저 주신거 맞죠? 저 주신거 아니더라도 잘쓸게요~^^'
하는 메세지가 도착했다.
그 메세지를 시작으로 잠깐 SNS를 통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속으로 이쯤되면 내 마음을 모르진 않을거라 생각하니 심장의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제주도 출장을 다녀온 다음 주 화요일에는 강원도쪽 출장이 잡혀있었다.
일요일이 지나고 눈 뜬 월요일 아침에
문득,
'아, 오늘은 이야기 해야겠다. 당신을 좋아한다고'
오전 일과를 끝내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향수를 뿌리고 당신에게 향했다.
이것 저것 디저트를 고르고 커피를 주문하고 계산을 마치고 물었다.
"실례지만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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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해야해서 일단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