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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게시물ID : humorbest_1126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멋져서미안해
추천 : 59
조회수 : 2844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1/06 12:39:13
원본글 작성시간 : 2005/11/06 02:28:16
막 고등학교에 진학했던 1990년 초여름...
 
AFKN을 통해 NBA 결승전을 보았다.
 
그 당시 내가 아는 이름이라곤 닥터J 줄리어스 어빙, 카림 압둘자바,
 
도미니크 윌킨스, 그리고 매직존슨...
 
시카고 불스와 LA레이커스의 90~91 시즌 결승전~
 
난 매직존슨의 레이커스를 응원했지만, 붉은 운동복의 검은 전사
 
마이클 조던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완벽한 페이크와 드라이브 인에 이은 덩크슛, 턴어라운드 페이드
 
어웨이 슛, 고비때 마다 터지는 3점슛...
 
그 이후 마이클 조던의 열렬한 팬이 되었고, 매 경기 그를 지켜보았다.
 
다른 선수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조던 만의 플레이에 
 
밤잠을 설치며 AFKN을 시청했다.
 
93년 조던의 첫번째 은퇴소식에 당시 리그 최고의 신인센터 샤킬오닐은
 
이렇게 말했다.
 
"그와 시대를 공유해서 너무나 행복하다. 나중에 내 아들이 자라면
 
아빠는 코트에서 조던을 상대로 플레이했었노라 자랑스레 말할것이다."
 
세월의 달력이 너무나 많이 뜯어져 나간 한참 후,
 
워싱턴 위저즈의 감독겸 선수인 마이클 조던...
 
비록 신체 밸런스, 운동능력 및 센스는 전보다 못하지만,
 
우리들의 영웅인 그의 플레이를 다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였었다.
 
 
군에 다녀오고 마악 3학년으로 복학할 당시인 98년...
 
그해엔 IMF 여파로 우리 모두의 마음이 넉넉치 못했고,
 
반찬 가짓수도 상당히 줄어들었을때 였다.
 
하지만 그해는 다름아닌 LA 다저스 박찬호의 풀타임 메이저리거 1년차
 
였다.
 
그의 경기가 있는 날, 난 오전수업을 빼먹고 오후에 등교했다.
 
언제나 우리 머릿속에 강함과 지적임으로 각인되어있는 백인덩치들을 
 
삼진으로 시원하게 날려버린 그의 플레이들은,
 
백인들을 때려잡는 영화속의 이소룡보다 통쾌하고 멋있었다.
 
세월이 흘러 기량이 전과 같지 않은 찬호...
 
이제 그의 경기를 보며 아쉬울 때가 더 많지만 언제나 TV앞에서
 
땀을 쥐고 그를 응원한다. 
 
 
학교 앞에 당구장이 없어지고 속속 PC방이 생겨나기 시작하던 
 
98~99년...
 
그해에 아이들과 햄버거로 밤을 지새며 무한맵에서 IPX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신주영, 이기석, 김도형, 기욤의 명성을 소문으로 들었었다.
 
박찬호를 중계하던 itv에서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해설은 소문으로만 듣던 쌈장 이기석...
 
그 당시 뛰어난 선수들은 저그유저인 국기봉(물건인줄 알았다 ㅡ,.ㅡ)
 
봉준구, 강도경 그리고 랜덤유저 최인규...
 
테란 플레이어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the marine(아이디 죽인다) 
 
김정민 정도....
 
그 당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임요환...
 
그의 플레이는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를 처음 보던 때와 비슷한 감동
 
이었다.
 
그리고 곧...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어린시절 농구를 할때 조던의 무브먼트를 따라하듯,
 
학교에서  IPX를 할때 난 그의 플레이를 흉내내곤 했다. 
 
그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 정말 재미가 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 시절 임요환의 경쟁자들과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플레이어인 최진우, 조정현, 김동수는 은퇴를 했고, 장진남, 최인규는
 
TV에서 자주 볼수 없지만,
 
여태껏 볼수 없었던 플레이에 감탄사를 절로 연발케 했던 스타 우상
 
임요환 만큼은 최고는 아니라 할지라도 꾸준히 5~6살 어린 선수들과
 
대등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어쩌면 마이클 조던보다 더 위대할지도 모른다.
 
나이 40의 조던은 코트에 선 자체가 감동이지, 그의 플레이 자체가 
 
감동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티멕, 코비, 빈스의 운동능력 앞에서...)
 
하지만, 게이머 나이 스물 다섯...운동선수로 치면 환갑이나 다름없다.
 
그는 대등한 경기를 해내고 있다.
 
그의 열정과 노력을 존경한다.
 
 
많은 젊은 유망주들이 치고 올라와 뒤로 밀린다해서
 
플레이어를 외면한다면, 진정한 팬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 잘 할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보고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진정한 팬이 아닐까...
 
프로야구 특정팀 팬들이 그 팀이 꼴찌한다해서 욕을 하고 응원팀을
 
바꿔버릴까... 그 사람들은 팬이 아니다.
 
많은 팬을 보유한 사람은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팬이 되는 계기는 실력이겠지만, 실력이 떨어지거나 밀린다 해서 팬을
 
해선 안된다는 논리가 더욱 어색한 것 같다.
 
그들은 프로다... 그리고 프로는 아름답다.
 
각자 자기 편에서 자신의 영웅을 응원하는 것은 팬으로써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아무리 왜곡되고 일그러져도... 그들은 진정한 영웅이다.
 
 
PS. 임요환 선수 플레이 멋있었구여, 앞으로 꼭 3회 우승 달성하도록
 
노력하세요~ 기대합니다.
 
그리고, 오영종 선수... 완벽한 플레이였습니다.
 
앞으로 영원히 기억될 한판이었습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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