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빈 전 실장 금고형·김태효 전 기획관 벌금 "군 중립 의무 위반해 헌법적 가치 중대하게 침해" 실형 선고하되 법정서 구속하지는 않기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68) 전 국방부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2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구속적부심에서 불구속 결정이 내려졌던 점 등을 고려해 이날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에게는 금고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 대해 군 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은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온라인에 글을 작성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면서도 대남심리전의 존재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적법한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부대원들의 신분을 감춘 채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유리하도록 글을 제시해 작전을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이버사 부대원들의 활동방식과 당시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정치적인 의견을 공표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김 전 장관이 댓글작전을 통해 정치에 관여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군 사이버사령부 군무원 채용 당시 호남 지역 출신을 배제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군무원이 1급 신원조사 대상이 아님에도 조사를 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시만으로 특정지역 출신자를 배제하는 채용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채용과정에서 재량 범위 내에서 신원조사를 시킨 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을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앞서 법원이 구속적부심을 인용한 데다, 김 전 장관에 대한 다른 재판부 재판이 진행중인 점 등을 고려했다.
김 전 장관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항소 여부는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임 전 실장, 김 전 기획관과 공모해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군 사이버사가 정부·여권을 지지하는 온라인 댓글을 8천800여회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전 장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관여 범행을 대상으로 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임 전 실장은 정치관여 혐의와 함께 2011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총 28회에 걸쳐 활동비 명목으로 2천800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2017년 7월 청와대 기획관을 사임하면서 대통령기록물 문건 3건과 군사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에 대해 "피고인은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역사적 과오를 반복했다"며 "다시는 군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 민주주의 질서를 확립하는 역사적 선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