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해 보이는 인상으로 산다는 건
손해를 보는 일일까? 이득을 보는 일일까?
적어도 한국에서라면 이득보다 손해, 아니 피해가 더 많다.
일단 도쟁이들과 다단계와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시달린다.
인상이 선하시네요 라는
너는 마치 너무 만만해 보여서 내가 조금만 꼬셔도 귀를 팔랑팔랑 거릴 것만 같아 라고
어릴 때 착해보인다 라는 말은
예쁘다 라는 말을 차마 하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똑똑해 보이지도 않으니까
어른들이 차선으로 선택하는 말이다.
아이고 착하게 생겼네.
참 부모님 말 잘 듣게 생겼구나.
실제로 착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선한 인상으로 산다는 건 회사 면접에서나 인상 참 좋으시네요의 인삿말 꺼내기용으로만 좋을 뿐이지.
한국 사회에서 선해보이는 인상으로 산다는 건 절대 좋은 점이 아니다.
선해 보이는 인상으로 더러운 성격이라면 더더욱 좋지 않다
보기보다 성격 더러운 사람으로 불리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선해보이지도 않는 강렬한 인상의 사람들이 부럽다.
첫인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버리는 경향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이 나라에서
오히려 강렬한 인상의 사람들이 순한 성격을 가졌다고 하면
반전 매력이 있다고 더 매력도가 높아진다.
내가 일하는 곳에 사이비 종교 교도들이
손님으로 위장하고 나와 얘기를 나누려 한다.
오늘은 단호히 바쁜 척 하고 할일 있어요 하니
"오늘따라 왜 이리 바쁜 척을 하고 계셔"
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라는 생각에
정말 화가 난다. 확실히 선해보이는 인상은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