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질 잘 하는 법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어느 순간 타인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거나 벗어나는 의견을 낼 경우 비록 큰소리는 아니더라도 그 의견을 내 성향에 맞게 바로 잡고 자신의 성향으로 고쳐 곁에 두고 싶은 경우가 있다.

 

이런 고급진 행위에도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다. 상대를 자신의 기준으로 끌고 오는데 있어 웬만하면 흥분하지 않고 관조의 자세를 취하는 이른바‘척’자세를 매우 신경 써야 한다. 그 후 자신은 특정 사건이 아닌 사건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고 통찰력이 있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은연중에 전달하고 있다는 분위기만을 풍기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식인 코스프레’ 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설교를 시작해 보자. 이야기의 소재 선택에 있어서 단순 재미와 관심사를 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상대방이 쉽게 흥분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항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재를 정했으면 항시 상대방을 낮게 깔봄으로써 그에 따른 우월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정신 무장을 해야 한다. 이하 꼰대질이라는 용어로 통일하겠다.

 

꼰대지를 하기 위해서는 설교의 대상을 잘 물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행위의 피해자가 항상 설교자의 나이보다 어리지는 않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꼰대질이란 나이에 상관없이 상대방이 도움을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도움이 필요 없는 곳을 찾아가 꼰대질을 해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설교를 시작하면 절대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된다. 꼰대기질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5할 이상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깔보는 자세로 매우 고압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어야 하며 그 상태를 대화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유지할 수 있어야한다.

 

본격적인 꼰대질에 대해 시작해 보자. 설교하기 가장 좋은 주제는 지금 현 상황에서 찬반이 뜨겁게 타오르는 사건일수록 쉽다. 사건의 원인으로 개인의 능력부재, 그릇된 가치관, 주변인들의 악영향을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에게 설교를 한다면 단시간에 상대의 눈빛에서 집중력과 함께 영혼이 사라져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 도중 주의할 점은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에서 논리의 허점이나 이야기의 구성의 오류를 발견했을 경우에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상대의 사상을 의심하거나 그의 교육 상태를 지적함으로써 그의 평가 자체를 부정하고 자신이 애국보수인 것을 어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대처가 먹히지 않는 깨어있는 지식인이나 통찰력을 가진 인물을 상대 할 때에는 체력을 기반으로한 오랜 시간의 반복 주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꼰대질의 핵심은 설교를 마치는 시점을 언제로 정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의 당락이 달려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마무리 타이밍이 절대 상대방이 원하는 기점에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들을 가치가 없다 판단되어 자리를 떠날 자세를 취하면 약간의 무력행사도 불가하다. 물론 물리적인 무력을 행사할 시에는 뒷감당이 힘들어 질 수도 있으니 상대보다 높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주변 다른 꼰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이 상황에도 주의할 점이 있으니 주변인의 꼰대기질을 순간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 혹시 불온한 사상을 가진 나이 먹은 민주투사 나부랭이가 있을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정확한 타이밍과 훌륭한 꼰대 연설로 상대방의 기세를 억누르고 성취감을 느꼈다면 상대의 정신은 이미 피폐해져 두번다시 당신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주변에서 인정하는 꼰대이므로 가슴을 당당히 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