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오는 4월 8일 구속기간 만료 이전까지 재판을 끝넬 수 없어서
조건부로 보석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그 조건으로 보증금 10억, 주거지 자택 제한, 가족과 변호인
외 접견 및 통신 제한, 매주 활동 보고 등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엄격하다고 보도되는 이 제한, 사실 엄격할 것 하나도 없죠. 다른 사람 명의의 전화 통화는 법원이
어떻게 할 것이며, 이메일은 실시간 패킷 감청할 수 있습니까? 인편의 심부름은 법원이 또 어떻게 막겠습니까?
보증금 10억도 1% 보험료 납부하고 보험증권 내는건데, 이 전대통령 재력에 부담이나 되겠습니까?
그렇다고 현 재판부가 법적으로 할수 있는게 이 이상 있는것도 사실 아닙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법원 인사시기에 맞춘 재판 지연 전략, 무더기 증인 신청, 증인들의 불출석을 전임
재판부가 방조했기 때문인 거죠. 그 지연 의도가 너무나 뻔한데도 재판부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치는
커녕, 절차에 비해서 사실상 조력자 역할을 했던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전임 재판부의 주심판사가 사대강 제안자로
알려진 MB 인사의 사위였다는 점이 거론 되는 거죠.
이 사법 불신의 시대를 열어제낀 것은 어디까지나 사법부 자신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이명박 전대통령의 전략은 불구속 상태로 대법원 판결까지 버티는 것이겠죠. 그렇게 원하는 석방을
얻어낸 이명박 전대통령에게 우선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두번째 들어가는 건 첫번째 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 앞으로 아프실 예정이실텐데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거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