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이'라고 이름 지은 삼천리 하이브리드 700C 를 가지고 북악에 도전해봤습니다.
돌돌이를 산 지 이제 4개월 정도 되는지라 아직 자전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업힐에 대한 로망과 갈망이 생긴 이후로 업힐 관련 글들을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업힐 하시는 분들보면 거의 로드 바이크 인것 같고 하이브리드 7단으로 올라갔다는 글을 찾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어떤 블로그에서 서울시 자전거(따릉이)로 북악 업힐을 하는 글을 우연히 봤습니다.
그래서 저도 용기를 내보고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업힐의 로망을 실현해보고자
아리랑 고개에서 시작하는 루트를 타고 열심히 밟았습니다.
올라가다 올라가다...결국 끌바가 되었습니다.
히메히메 스키스키 다이스키를 외치면 다 될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만화일 뿐이었습니다.
댄싱도 하기 힘들정도로 체력이 고갈되어 버렸습니다.
끌고 올라가는 도중에 수많은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그냥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오기로라도 끝까지 가볼것인가.
다른 굇수님들이 촤라라락 체인 소리를 내며 간지나는 폼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까지 들려 하는 찰라에
이런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리속에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끌바도 업힐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팔각정까지 가야할 이유를 찾은거 같아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가파른 곳은 끌고가다가 조금 경사가 낮아지면 다시 타서 이동하고 끌고를 반복했습니다.
간혹 나오는 내리막길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중간 지점을 지나서 양쪽 종아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산책로 쪽으로 이동해서 자전거에서 내리는 순간
으악 내 종아리들!!! 하며 주저 앉아버리기를 5분.... 그냥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또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올라가야 겠다는 동기를 얻은것은 다름아닌 내려오는 차들의 속도였습니다.
저들 사이에 내가 갑자기 끼어들면 사고 나겠구나.....
목숨을 보존하자는 더할 나위 없는 동기를 얻고 나머지 구간을 끌고 타고를 반복 하여 그토록 바라던 팔각정에 도착하였습니다.
1시간 26분 13초.....
올라가니 동호회 분들이 많이 보이셨습니다.
올라와서 여유있게 대화하시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그전 신기할 따름입니다.
전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느낌이었는데....
비록 끌바 지만 하이브리드 7단으로 올라왔다는 혼자만의 자긍심 만으로도
충분히 올라와볼 가치가 있던것 같습니다. 왔던 길로 내려 갈때는 정말 짜릿 했습니다.
사실 여기에 '하이브리드 7단으로 북악 업힐 가능한가요?' 라는 질문을 살짝 올려봤다가 멍청한 질문같기도 하고
저 본인이 자전거에 대한 감이 없으니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그 느낌을 알 수 없겠다 라는 생각에 글을 지우고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짧은 요약
1. 어지간한 굇수 아니면 하이브리드 7단으로 북악 타지 마라. 골병난다.
2. 기초체력이 저질이였음을 절실하게 느낌.
3. 따릉이로 올라가셨던 그 분의 글을 다시보니 아리랑 고개 출발 코스가 아닌 반대편이 었음.(그래도 초괴물 맞음)
4. 런타스틱 어플에서 Live Tracking 기능 켜졌을 시 스마트폰 배터리 소비량이 엄청남.
5. 못난 주인 만나 같이 개고생한 돌돌이에게 미안함.
질문
- 로드 바이크로 바꾸면 업힐 하기가 좀 수월해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