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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총 궐기대회 불법/합법을 따지기 이전에...
게시물ID : freeboard_11679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밤얼밤맛밤
추천 : 0
조회수 : 1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22 02: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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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민중 총궐기대회를 가지고 불법/합법을 논하기 이전에 "정치인이 잘못했다고 국민들이 정치 똑바로하지 않으면 물러나라!"고 주장하려는 욕구 를 막을수 있는가? 부터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못살겠다고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 힘없는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해산을 지위한 '경찰'이 잘못이라거나, 저로서는 믿기 힘든 '불법'시위대가 잘못했다거나 이런 것은 따지지 않겠습니다. '법'에 관해서는 저보다 똑똑하고 유능하신 대한민국 판사님들께서 판단해 주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세상이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추산 7만 시민측 추산 15만 최소 7만이 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치적 요구를 위해서 거리로 뛰어나왔다면, 책임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라도 자리에 나와서 성난 시민들을 달래야 하지 않았을까요? '정치를 잘하라'고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니까요.


이러한 요구들을 불법으로 규정짓고 정부의 의견에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들에게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어 보호해야 할 자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지금 사회 사태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근본적으로 정부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모두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여성을 향한 성범죄가 만연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남성의 생식 능력을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전문 시위꾼'들이 시위대에 섞여 국가 전복사태를 노린다고 해서 정치적 입장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를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금보다 더 탄압이 심했던 1970~1980년대에는  '총'과 '고문'을 등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방법들을 동원하였음에도, 그 당시 사람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와 권력을 향해 비판할 자유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없다면, '불법'으로 규정짓기 이전에 '대화'로 해결해야 합니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나 시위를 욕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무언의 '문제'는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민중 총궐기대회'를 '폭력시위'로 규정하는 사람들과 언론, 권력을 등진 세력들이 너무나 야속합니다. '시위대가 먼저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상식적으로 힘 없는 사람이 힘 있는 사람에게 먼저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쇠파이프를 든 사람 몇 명이 불법적으로 위협을 가하더라도 시위에 참여한 사람 모두가 그런식의 '폭도','중무장' 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 앞의 개인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나약합니다. 중무장한 경찰 세력과 맨손뿐인 사람이 마주했을때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입니다. 그 두려움에 맞서서 본인의 '신념'과 '생존권'을 주장하는 행위를 '테러'로 매도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의 주장 덕분에 거리에 나오지 않은 더 많은 '소시민'들의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 개악 저지'등의 혜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에는 권력이 없고 돈이 없고 힘이 없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일베'나 '어버이연합'이 '민중 총궐기대회'를 불법으로 매도하는 행위는 지나치게 불쾌합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사회는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합니다. 


'국가와 권력에의 자발적 복종'이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제 1가치라면, 저는 저항하겠습니다. 저는 국가에 맹목적 순종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권력에 복종하기 위해서 삶을 영위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의 자발적인 의식과 가치관이 결여된 행동은 제 삶을 불행하게 합니다. 저는 타인이 주입하는 획일화된 신념이 물질적으로 아무리 많은 재화를 준다고 하더라도 거부할 것입니다. 나는 내 삶을 선택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존엄한 인간임을 누구보다도 잘 자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빨갱이 없는 세상'이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제 1가치라면 이들이 택하고 있는 방식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잘 훈련된 간첩이 "김정은 개새끼"따위의 사상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잡힐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베'나 '어버이연합'의 수준으로는 그들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요? 7만이나 되는 시위대가 모두 빨갱이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수호'가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제 1가치라면 저는 이들을 설득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이 분들도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며 '고등 교육을 받은 민주시민' 이라는 전제를 거북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다만, '전라도 벤', '김치년은 삼일에 한대씩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식으로 타인을 무조건 배척하고, '이게 팩트니까 니가 찾아봐.'라는 식으로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도 안된 분들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그냥 개념이 없는겁니다. 타인을 존중하거나 나와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질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까지 존중하기엔 제 도량이 너무 좁네요. 이렇게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람들에겐, 지금 이 사람들이 탄압하고, 매도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베'나 '어버이연합'에 소속된 사람들은 일자리를 빼앗고, 본인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대상들을 그 자리에 업무 능력과 무관하게 채용하는 방식으로 밖에 이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이들이 큰 사고를 당했을 때 조금의 동정여론도 가하지 않고 싸늘하고 차갑게 죽어가는 것을 방조하는 것 외에는 지금 이런 분들이 저지르고 있는 죄를 용서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의경을 전역한 친구들은 우스갯 소리로 "육군은 북한군 - 잘 보이지도 않는 적이랑 대치하지, 우리는 눈 앞에 보이는 성난 시위대랑 대치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말하는 것 처럼 눈 앞에 보이는 성난 시위대가 훨씬 무서운 적입니까? 아니면 보이지도 않는 북한군이 무서운 적입니까? 저는 눈 앞에 보이는 성난 시위대를 시위대 그 자체와 눈 앞에 보이는 '나와 다른 의견'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북한군은 실제 북한군과, 눈앞에 보이지 않는 '민주주의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의식'에 비유하려 합니다.


'나와 다른 의견'이 내 가치관과 다르며 본인의 관점에서 비추어 볼 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눈앞의 시위대가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드는 위험 세력인 것처럼 생각하실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대한민국 광복 이후로 몇 번이나 있었는지 헤아릴 수 조차 없습니다. 말씀하시는 것처럼 시위대가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들로만 가득 찼었다면, 대한민국은 진작에 다른 국가가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시위대가 끼치는 위협'이라는 것은 사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 불과합니다. '대화'와 '타협'이 결렬되었을때, 혹은 '대화' 자체가 없을 때 힘 없는 쪽이 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집단행동'입니다. 그 과정에서 '폭력'이 섞여들어간 것은 '민주주의 시민 의식의 미성숙'의 안타까운 결과라고 해석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생존과 본인의 신념/대의를 위해서 거리로 뛰쳐나온 국민들은 이전 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동학 농민운동과 일제시대 광주 학생 항일운동, 3ㆍ1운동과 6ㆍ10만세운동 등 수 많은 항쟁을 거처 해방 이후 4ㆍ19혁명,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6월 민주 항쟁등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했습니다. 저는 최근의 촛불 문화재와 민중총궐기대회 역시 부당한 권력에 맞서서 본인의 생존권을 용기있게 쟁취하려는 힘 없는 사람들의 자랑스러운 저항의식의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총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본인의 목숨과 맞바꿔 더 많은 사람들의 '자유'를 일궈낸 이 '의지와 용기'야 말로,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어 존엄하다.'고 칭할 수 있는 수 많은 가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부패하고 타락하여 국민들이 생활고를 겪을 때 침묵과 방관으로 일조한다면 우리는 결고 발전한다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시키기 위해 신분제 - 독재를 거쳐서 지금 우리 사회가 여기까지 발전했습니다.


 국가-국민의 대립 구도에서 힘을 쥐고 있는 것은 언제나 국가이며 이 대결 구도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희생으로 맞바꾸어 일구어낸 제도가 '민주주의'입니다. 하지만, 이 '민주주의'를 가장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산주의나 빨갱이도 아닌 '전체주의'입니다. 거대화되고 획일화된 사상과 소수 권력자의 신념 아래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과 다양성을 말살시키고, 특정 개인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의식구조는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 이전부터,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었습니다. '일베'나 '어버이연합'이 '민주주의'를 그토록 수호하고자 한다면 이 점을 명백히 숙지하셔야 합니다.


'타인 의견에 대한 존중','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독재'.


 때문에, 나와 다른 주장을 편다고 해서 같은 사회 구성원을 '적'으로 규정짓고 대화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철저하게 배척해야 합니다. '말을 해도 안통해.'가 아닌 '말이 통할 때 까지 설득'시킬수 있는 지성과 의지를 가지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까지, 철저하게 '민주적인' 방법으로만 주장하셔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북한군'이라는 건, 여러분들이 무의식적으로 우리사회의 합리적인 구성원을 배척하려는 의식을 의미합니다. 눈에 보이는 시위대보다 실제로 위험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북한군입니다. 여러분들의 의식을 '북한군'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반성하고 타인의 선택 또한 존중할 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위를 하러 나갈 용기가 없다는 사실이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누구보다도 불의에 맞서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고 저항하는 삶을 살려고 했지만 2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은 하고싶은 다른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물대포를 맞으며 밖에서 투쟁하시는 분들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그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때가 된다면 저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대한민국 국가 권력의 횡포에 맞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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