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그 친구의 이야기...도대체 그는 누굴까요
게시물ID : gomin_112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프단다
추천 : 3
조회수 : 69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1/23 04:37:33
저에겐 친구 한명이 있습니다.

175를 조금 넘는 키에 키는 남자의 자존심이라면서 항상 5cm 이상의 키높이 구두를 신지요.
어디에 소속되는걸 정말 싫어하는 친구입니다.

글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그친구는 놀때는 친구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그는 술을 마실때는 그 장소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에게는 술을 마실 친구들이 정말 많고 다양합니다.
그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노숙자부터, 미군, 외국인들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시간이 아닐땐, 그는 그 누구와도 있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동아리에도, 모임에서도 그 누구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 친구를 아는 사람들 모두 그가 어디에 사는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릅니다. 심지어 어떤이는 그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조차 모릅니다.

그 친구는 누구든 아무리 길어도 1년이상 인관관계를 지속하지 않습니다.
저는 몇 안되는 오랜 친구중 하나입니다. 

저는 그친구를 5년간 봐 왔습니다. 그 친구와 저가 어울릴때 항상 다른 친구를 데려오는데
두번 이상 한번 만난 친구를 만난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친구와 같은 중학교를 다녔고 성인이 된 이후도 한달에 한번정도는 연락을 하는 사람입니다.

어느날은 친구와 함께 이태원에 있는 술집을 갔습니다.
친구가 거희 일주일에 한번, 아무리 뜸해도 보름에 한번씩은 가는 곳이 있습니다.이름이 기억이안나네..
특별한 날이나, 크리스마스 때면 친구들끼리 모여서 거길 가자고 앞장서는 놈이니까요


잘은 기억안나는데 펍이구 헤밀톤 호텔 뒷편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영국식 펍이 있는데
거긴 한국사람보다 한국에서 일하는 영어강사나 외국인들이 가는 곳 같았죠


그건 그거고 어쨋든 그친구는 학교다닐때, 나대기를 좋아하고 엄청 활발한거 같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놈은 어느사람한테나 거리를 두고 절때 그 선 이상을 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사람과 친한것 같고 말하는것도 유쾌하지만, 그 순간뿐 항상 함께한다던가
서로 피시방에 놀러간다거나 이런 적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쉽게말해 그는 왕따가 아닙니다. 모두가 그의 친구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 친구랑은 단짝이라거나, 영화를 보러갈때 부르고 싶은 그런 친구는 아닙니다.
"친구가 있지만 있는게 아닌"이 정확할것 같습니다.

저도 그놈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잘난척하기를 좋아하고, 또 자기 하고싶은말은 다 하는사람입니다.
언젠진 기억이 안났는데, 방학기간중에 친구가 미국에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그 친구는 하도 이거저거 자랑을 많이하는 터라, 반 뒤에있는 여자애들 두명이
 "아 쟤 뭐야 재수없어" "구라치는거겠지.." 작은소리로 이랬습니다. 
걔는 할말 다하고 , 아무리 심한소리라도 내 자기앞에 직접 대면하고 이야기해야하는
그런 성격이라 "갔다왔다고, 니 샌프란시스코는 가봤냐, 나한테 하고싶은말 있으면 직접말해"
다음날 여권이랑 미국 비자인지 뭔지 출입국 증명서에 잔뜩 찍힌 도장보여주면서
다 진짜 갔다왔다고, 나 진짜 중국도 가고 괌도 가고, 이번엔 서부 갔다왔다고 끝까지
바득바득 증명한 적도 있었고, 또 뭐있나...


아 만우절이 어디였지 유럽에서 시작한거라는 얘기를 했는데, 애들이 그럼 왜한자냐
중국이나 아시아에서 생긴 명절이다 이렇게이야기를 했죠. 애들도 이때다 싶어서
단체로 한번 이놈이 지는꼴을 봐야겠다... 하고 명절론을 편들었죠.
거의 울듯이 아냐 내가맞아...하면서 걔속 그생각만했는지
그래서 그친구가 바로 다음주에 온갖 백과사전과 인터넷 자료를 뽑아서 바득바득 증명했죠



그래서 한마디로 그친구는 맞는건 맞는거고, 할말을 해야겠다. 그런스타일입니다.

아직도 이 사건이 기억나네요.
전 그런 놈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저도 솔직히 말하면 학창시절에 찌질하게 공부만하던 놈이였고
그냥 있는둥 없는둥 조용한 친구 두명과 같이 다니는 그런 부류였습니다.


수련회에서 어느날은 샤워실에 담배냄새가 나길레, 아~담배냄새 누가 담배폈냐
이렇게 제가 장난식으로 말했는데, 키는 거의 진짜 제 어깨만큼 오는 작은 애가 와서
"야 씨X 새X야 뒤질레?" 이러면서 큰소리를 치길레 저는 소심한지라 지레 겁먹고
"아니 그냥 나는 장난으로..."이렇게 변명하던 차에 다짜고자 제 뺨을 때리면서 욕을 하는겁니다.


근데 그놈은 이런 부당한거라면 참지를 못하고 큰소리로 "아니 담배 냄새가 나니까
담배 냄새가 난다 하지 그럼 안나는데 나냐" 이렇게 말한겁니다.



그러자 그 깡있다는 아이가 "이런 씨X새X가" 하면서 자기랑 같이 다니는 힘좀 쓴다는 친구들이랑
그놈을 마구 때려 밟았습니다. 그럴수록 걔는 오히려 겁을 먹기보단 분노에 가득차서
코피흘리면서 밖에나가서 담임선생님한테도 XX가 담배폈습니다. 더 웃긴건 경찰서에도 전화해서
"여기 XX수련장인데요 여기 중학생이 담배를 폈습니다.와주세요" 모든선생님이랑 선생님은 다찾아서
"XX담배폈어요" 이르고, 수련회장 교관부터 소장까지 말하고 다니는거 애들이랑 선생님이 막느라 혼났습니다.


  결국 진짜 경찰까지 오게 되고 경찰아저씨한테 지금 맞아서 너무아파 죽을것 같다. 
우리 부모님에게 담배피는 학생 일렀다고 맞아 죽어간다고 전화좀 쓰게 해달라...
몇몇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아 저새X 진짜 개진상이네.... 이렇게 생각했지만
저랑 몇몇 껌좀씹는다는 애들한테 당한 친구들은 속으로는 무지하게 고소해 죽을지경이였을 겁니다.


그놈을 따르는 친구들도 여럿 생겼고, 아무도 그친구에게 시비를 걸거나 무엇을 뺏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놈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도 여럿 생겼는지 친한척하고 하교할때 같이 가려고 같이 집에갈래?
라는 말도 많이 해봤지만, 혼자독단적으로 살기를 좋아하고, 그 누구하고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
줄곧 거절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그날 이후 전 그놈에게 큰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저 말고도 몇몇 친구들도 그랬었나 봅니다.

  그게 학창시절 기억하는 그 친구의 모습입니다. 저는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아서..공업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고 그 친구는 잘은 모르지만 아마 외국어고를 진학한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꾸준히 그 친구가 없었으면 나는 어땠을까, 하면서 자주 연락을 하면 그놈은
"그러냐... 그래" <- 술에 취하지 않았을때는 보통 이런 말투입니다.(바쁠때..지 기분안좋을때)
"크하하하하하 아하-" 술취할땐 정말 엄청나게 재밌는 사람이되고
취하지 않았을때는 정말로 밥맛떨어지는 사람이 됩니다. 저는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죠.

그래서 어느날은 그친구와 그...펍을 다시 갔었죠.
그리고 스탠드 석에 앉아서 하이네켄을 한잔씩 하는데 절 친구라고 소개하던데...
좀 마시고 이야기하다 보니까, 그 바텐더분이 "하 근데 XX씨는 언제 만나셨어요?"
해서 저가 킬킬대며 거의 뭐 5년넘게 오래 알고 지냈다니까 신기하다는 듯이 말하더라구여
때가 좀 많이 늦었고 친구는 그냥 술마실땐 옆에서 말 안걸면 아무리 소리가 크게 들려도 못들어요.
혼자올때나 친구랑 올때나 여기 2년 가까이 단골인데 자기이야기는 한번도 안했다면서
중학교 동창을 만나기는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낄낄..

그러고 보니까 저도 정말이놈이 대학을 다니는지 일을 하는지 뭘하는지 아무것도 아는게 없고
단지 전화번호밖에 아는게 없는거에요 글쎄 ...집은 사는만큼 사는걸로 알고있었는데
한번도 집을 직접 본적이 없었죠. 정말 나도 그사실을 생각하고 그놈을 함 쳐다봤는데
씩하고 웃어서 저도 그냥 씩하고 웃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이놈은 군대도 안갔는데 대학생이야 뭐야 그래서
생보드카로 만취까지 간 이후 집에 대려다 준다며 한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날 친구집에 처음으로 가봤는데... 택시에서 내려서 홍제동?인가.. 빌라비슷한 아파트에 도착했습니다.
같이 부축해서 갔는데 집에 누구 있으면 좀 폐끼치는거 아닌가 했는데 괜찮다고 그냥 문을 열더군요..

집은 방두칸에 조금 큰 집이였는데...가구 두개,냉장고, 
 TV, 컴퓨터, 기타, 피아노, 옷가지 몇벌, 정장, 서재, 에어컨
 주방에는 무슨 양주전시장마냥 칵테일 재료들 잔뜩 식탁에 정렬되있고
섹스온더비치 만드는법. 블루진 만드는법이런 레시피 종이..
 흔한 사진한장, 상장한장 이런것도 붙여있지 않았고,
책꽃이에 각종 문제집, 뭐...IELT? 이런뭐 어학책...이상한 그림들만 있는 그림책..
국어사전 문학사전...뭐 이정도? 교과서랑 졸업앨범.. 이정도인거 같아요.
냉장고에는 버드와이저 맥주로만 아래칸이 가득차있고, 위엔 냉동피자랑,
데워먹는 인스턴트 음식 몇개정도...

친구가 좀 있다가 잠에서 깨서 절 보더니 "너 여기서 자고갈꺼냐" 묻더니 TV나보자 
하곤 맥도날드 시켜먹을건데 너 뭐먹을꺼냐...이러면서 그냥...잡담만 하길레
"야 너 혼자살어?" 하고 진짜 궁금하고 궁금해서 물어봤죠 . 그러니까 대답은 피하고
"맥주하나 더할레?" 딴소리만 하길레... "너 혼자사냐니깐..."하니까 뭐 그렇다는식으로 대답했죠.
그럼 직장인인가 해서 너 일하냐? 하니까 "어...아니 그냥 가끔 알바해"
"알바하면서 이정도 집을 유지시킨다고? 옷이나 생활비는 어떻게 버냐?"하고 물으니까
"아 몰라..." 하고 말아버립니다. 전 좀 화가났었습니다. 자기자신을 숨기는것이...

부모님은? 형제자매는 없어? 하고 전 정말 이번에야말로 너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싶다. 
너에대해 알려달라... 용기와 취기가 합쳐서 궁금한것들을 쏟아내게 했습니다.
그 친구한테 얻은 정보는 사실 그 집에 가끔 어머니나 동생이 들르기도 하지만
거희 나혼자 사는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계속 묻자 "그냥 더이상은 묻지좀 말아 그만좀해"
라고 하곤 "난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족은 없다고 봐도 별 상관없어"...

그리고 다음날 저는 일을 나가야해서 6시에 그곳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내내 그친구에대해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그놈은 진짜 가족이 없는놈 같았습니다. 정말로 그의 집은 갓 이사온듯
텅텅 비었고...오히려 그 친구에 대한 궁금증은 너무나도 커져버렸습니다.

도대체 걔는 누굴까... 측은한 마음도 있고...도대체 돈은 어디서나고 지금은 뭘하고있는거지...
왜 자기에대한이야기는 하길 싫어하고... 가족사진이 정말로 없네.. 진짜 가족은 뭐하는사람들일까..
 다음날 내내 이생각만 했습니다... 도대체 그는 누구일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