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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머리가렵다
게시물ID : readers_11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트쇼콜라
추천 : 0
조회수 : 24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21 04:58:10
아아

머리 가렵다.

고추 가렵다.

피망 가렵다.

파프리카 가렵다.

아프리카 가렵다.

아프리카 청춘이다.

청춘은 몇살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운다.

나는 이제 졸업을 해야 한다.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다.
내 학교를 자랑스레 말하기에는,
나는 내 학교의 자랑이 되지 못했다.
나는 내 부모의 자랑이 되지 못했다.
내 집안의 유일한 자랑이었던,
학업에 충실했던 나의 과거들이 생각난다.
나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내 손가락은 펜 때문에 울퉁불퉁 굳은살이 박혔다.
하지만 이 굳은살이 가장 선명했을 때
떠올려보자니
그 때는 학업에 열중하느라,
공책 위에 온갖 공식들을 끄적이느라,
그러느라 부어올랐던 굳은 살이 아니다.
가장 열정적으로 펜을 놀리며 꾹꾹 눌려온 내 굳은살들은
공책 여백 위에 그림이 그려질 때 진짜 존재했었다.

이제 열정따위 없다.

열정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열정의 반대는?



정열.


다시 머리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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