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갑자기 부각되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지요. 그렇게 이순신 장국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며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워줄 때쯤 또 한 명의 인물이 떠오르게 됩니다.
바로 원균입니다.
정작 조선시대 때조차도 옹호되지 않고 비웃음을 당했던 원균이 갑자기 80년대부터 원균명장론이란 이름아래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그 시작은 울산대 교수인 이정일 교수였는데, 이유가 원균이 이순신, 권율과 함께 선무 1등공신이라는 점과 실록에서 나온 대신들의 원균 옹호발언 때문이었습니다.
이 원균명장론은 갑자기 인기를 얻게되는데 그 대표적 중심지는 운동권이었고 그렇게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는 원균명장론 자체가 설득력을 얻는 것처럼 보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이순신이 친일파이자 독재자 박정희에 의해 띄워진 인물이라는 것에 대한 반발심과 그 이순신과 같은 위치에서 활약(?)했던 원균은 무언가 억울하게 제대로 조명되지 않는다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습니다.
그 뒤 원균을 옹호를 하는 책은 원균론, 원균정론, 불명등으로 끊임없이 출간되고 이런 것은 독재자에 의해 띄워진 이순신과 그 독자재에 의해 불합리하게 조명되지 못하는 원균이란 이미지로 운동권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게되며 마치 사실처럼 인식되게 되어집니다.
김명진님등과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인해 이 원균명장론은 더이상 사실이 아니거나 설득력이 떨어지며, 조선실록의 번역과함께 전산화되어 누구나 인터넷으로 번역된 실록을 언제든 찾아볼 수 있게 되면서 점차 비주류로 밀려나게 됩니다만... 얼마전 방영된 불멸의 이순신에서도 상당히 멋진 이미지로 등장하는 원균을 봤을 때 아직도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오해를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작 당시 기득권에 의해 핍박받음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이순신은 400년후 기득권에 의해 핍박받는 세력에게 부정당하고 아무것도 한 일 없이 기득권에 의해 띄워진 인물인 원균은 기득권에 의해 핍박받는 세력에게 띄워졌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역사를 볼 때 학문적 접근이 아닌, 서술자나 사용자의 특성에 더 중점을 두었을 때 어떤 식으로 역사가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