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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더라구요.
게시물ID : phil_112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탱크퀑
추천 : 7
조회수 : 71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5/08 13:02:34

어려서일까요. 몇 년 전까지 분명 누가 절 미워한다 그러면 상처 받곤 했습니다. 힘들고 자꾸 죄를 지은 기분이었고 제가 미운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러던 중 좀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어요. 날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날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 

잠시 기회가 닿아 해외 나갈 수 있어 1년 생활하면서 절 좋아해주는(you're so kind!) 사람을 보았습니다. 

매우 어색했지만 그걸 다 받아들이고 웃으며 즐기다 돌아왔죠. 돌아오니 절 미워하는 사람이 다시 나타나더군요. 

어쩌면 저는 익숙함에 빠져 '미워하는 사람'만 느꼈고 예민했나봅니다. 

인정하고 '당신은 저를 미워해도 됩니다. 비록 내가 물적 정신적 피해를 끼친게 아니어도, 당신은 날 싫어해도 됩니다. 미워하세요' 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힘들었는데 익숙해지니 오히려 신경끄게 되더군요. 

어린시절부터 가진 만성 두통도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하고, 재밌는 글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여행삼아 2일 정도 잡고 나가도 보고 그랬죠. 

지금은 별 생각 안납니다. 미워하는 사람 얼굴은 기억나도 이름은 모르겠네요.  : ) 
오히려 아무런 감정 없는 사람이 더 많이 보입니다. '나'를 신경쓰지 않고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사람 1'로 보는 이들을 많이 만나는 중입니다.(좋다는 사람 보긴 어렵더군요 ^^)

미움에 익숙해지기 전에 무서워 한 것이 [모든 세상이 날 싫어하면 어떻게하지?]였습니다. (자의식과잉이죠. 나르시시즘의 자기파괴적인 발전 형태요). 

미움에 익숙해지니 무섭다기 보다 '내가 뭘 해야 재밌을까'를 더 고민합니다. 옷도 다양하게 입어보고, 알바도 해보고,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도 나눠보고요.(데이트 신청 100% 실패) 

얼마전 그냥 알고 지내는 동생이었던 후배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누가 저 같은 사람을 좋아할까요?' 

저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더라구요.  "누구나 널 미워할 수 있다. 동시에 누구나 널 좋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네가 살아있다는 걸 알아도 네게 감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부모님조차 자녀를 잘 알지 못해 대화가 필요하다는데, 하물며 '누구나'는 어떻겠냐? 그냥 쉽게 생각하렴.  일단 너는 널 좋아해볼 필요가 있잖아? "라는 말을 했는데 돌이켜보니... 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건 그리 좋지 않은거 같아요.   스스로 성찰하는데 있어서나, 생각을 곧게 가지거나, 어떤 사유를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반영하는데 있어서도 반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도 문득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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