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에게서 문자 하나가 왔다. ‘오늘 길거리에서 못생긴 백인 봤음. 저렇게 못생긴 백인 처음 봄 ㅋㅋ’. 인종차별따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화.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이슈나 주변의 모든 일들에 관심을 가질수 없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어떤 현상을 한 단어나 한 집단안에 묶어놓는다. 그렇게 살면 편리할 뿐 아니라, 그렇게 살지 않으면 우리는 미어터지는 정보량 때문에 미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편리함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이곳에서 벌어지는 어떤 커뮤니티에 대한 성토가 그런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곳과 마찬가지로 어떤 커뮤니티든 그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선한 사람도 있는 반면 사기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커뮤니티의 성격을 규정하는것은 그곳 나름의 생태계이지, 그 개인들의 특성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곳에도 문제가 되는 발언이나 생각이 짧은 글들이 올라올 때가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 글을 보며 이 사이트는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의견과 토론이 진행되며 결국은 자체적으로 의견들이 정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곳이 이곳이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커뮤니티의 생태계이며 커뮤니티 정체성 그 자체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어떤 커뮤니티가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그런 방식은 편하고 적을 정해서 욕하며 스트레스를 풀기 좋은 방식일지는 몰라도 결코 옳은 방향은 아니다. 먼저 그런 뱡향은 그 창끝이 향하는 상대에게 좋을 리가 없다. 그러한 논쟁은 필연적으로 감정싸움으로 이어지며 그들에게 모두를 배척하게 할 뿐이다. 또한 편견은 이 커뮤니티에도 좋을 리가 없다. 이 난리의 끝에는 다양성이 사라지고 의견은 통일되며 지루하기 짝이 없고 멍청한 커뮤니티 하나가 기다릴 뿐이다.
이 커뮤니티도 양적 성장과 함께 자체정화 시스템이 조금씩 무뎌지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이러한 변화는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끝에는 어쩌면 이 커뮤니티가 혐오하는 그 무언가가 기다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개인을 집단화해서 차단하는 방식 따위의 편하고 멍청한 방법을 쓰기에는 아직 이 커뮤니티가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