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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 걸렸던.ssul (스압)
게시물ID : bestofbest_1129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로파
추천 : 522
조회수 : 46637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6/04 00:01:25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03 12:51:51

베오베 보니까 책 맞고 기억상실증 걸리셨다는분이 계셔서 저도 경험담 적어봅니다..ㅎㅎ

기억을 잃었을때 무서웠으니까 공포게에 써봐요

기억이 없었으니 음슴체.

고등학교 여름방학때였슴

나는 그때 고향집인 군산에 살고 있었고

우리 형이 전주에서 대학다니면서 자취하고 있었는데

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는 시점이었음.

그래서 형 전주 자취방에 부모님이 형 데려다 준다고 가족들이 다같이 차를 타고

전주로 가던 길이었는데 나도 그냥 따라감..ㅋ

형이 자취를 했기 때문에 트렁크에 형이 먹을 각종 밑반찬들을 가득 싣고 가는길이었음

그러다 전주-군산 중간쯤에 한적한 시골길쯤에 신호가 걸려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뒷차가 와서 들이받았음.

뒤늦게 알게된 사실인데 뒷차는 트럭이었고 스키드 마크 검사를 해보니 100킬로 이상으로 와서 들이 받은거였슴

운전자는 무면허에 완전 만땅 취한 음주운전 상태였고 일용직 노동자 였다고함.

그렇게 앞자리에 부모님 두분이 타시고 뒷자리에 형과 나 이렇게 네가족이 타고 있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봉변을 당함.

그런데 이때 사고 당시에 기억상실증말고 신기한 경험을 하나 더 했는데

차가 뒤에서 갑자기 들이받는 순간 클락업 현상을 경험함.

사고 순간에 모든 사물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는 바로 그거임.

근데 좀 웃긴게 뒷차가 우리차를 들이 받는 순간

그 충격으로 몸이 붕 뜨면서 자이로드롭에서 떨어지는 순간처럼  

무중력 같은 느낌이 들면서 내 얼굴 옆으로 차 뒷유리 조각이 천천히 앞으로 날아가고

트렁크에 있던 꼴뚜기볶음도 같이 날아감.

꼴뚜기들이 나한테 손을 흔들며 '오징어야 안녕?! 반가워~' 이렇게 인사를 하는듯 했음. 

꼴두기 몸에 붙은  양념 깨 두개 까지 셀 수 있을정도로 디테일하게 보였슴.

나도 손을 뻗어 꼴뚜기의 손을 잡으려던 찰라

자동차 천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힘.

머리를 부딪치는 순간 혀를 깨물어서 입안에 피가 흥건했음.

그리고 클락업이 끝나면서 차안은 유리조각 자동차 파편.. 꼴뚜기,김치국물 등등..

아수라장.. 혼돈의 카오스상태였슴

여튼 우리 차는 크게 부숴졌음.

당구공 효과라고 해야하나.. 뒤에서 빠르게 오던 차가 멈춰있던 우리차를 강하게 때려서 우리차는 30여미터를 날아감.

내가 뒷자리 왼쪽에 앉았고 형이 오른쪽에 앉았는데 트럭이 내가 앉은쪽에 와서 부딪혀서 내가 좀 더 많이 다침.

그 와중에 형이 그래도 좀 덜 다친편이었는데..

뒷문은 다 찌그러지고 밀려서 문을 열수가 없었음

그래서 앞좌석 쪽으로 건너가서 차 밖으로 일단 나감.

그런데 형한테 나중에 들어보니 뒷차에서 사고낸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도망가고 있었다고 함.

아마도 만취상태에서도 사고내고 정신이 좀 들어서 도망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봄

여튼 형이 다친 몸을 이끌고 쫓아가서 사고운전자 뚜드러 잡음.

그리고 나는 몇달후에 기억난건데

잔뜩 찌그러진 차 안에서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에 끼인채 부모님이 괜찮으신지 안부를 물어봄

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부모님 : '어 그래 괜찮다.. 너는 괜찮으냐?'

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부모님 : '어 괜찮아.. 너는?'

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부모님 : '어 그래 괜찮다니까..' (부모님도 많이 다치고 놀라신 상태였는데 이때 조금 짜증을 내셨던듯ㅋ)

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 무한반복 ㅋㅋ

그렇슴. 부모님도 이때 조금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셨다고 함.

나는 붕어가 된 것 마냥

계속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하고.. 

무한 반복이었다고 함.

그리고 나는 곧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병원이었슴.

온가족이 다같이 병실에 입원함.

그런데 병원이 시골에 있는 작은 정형외과였슴.

사고소식 듣고 온 병원 앰뷸런스가 그 병원에다 내려놓았다고 함.

아마도 교통사고 환자를 전문으로 병원에 물어다 주는 그런 앰뷸런스를 탔던거 같음.

우리가족중 누구도 사고 신고를 안했는데 앰뷸런스가 왔었음..ㅋ

여튼 천만 다행으로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큰 외상은 없었음

다들 그냥 충격으로 교통사고용 타박상정도 입은 상태였는데.

기절했던 내가 깨어남.

그런데 깨어나서 또 했던말 무한반복..ㅋㅋ

나 : '여기 어디에요? 병원이에요? 엄마 아빠는 괜찮아요? 안다쳤어요?'

이것만 몇시간동안 무한반복..

아마도 그 병원은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들을 전문으로 받는 그런 병원이었던것 같음.

그런데 몸은 부러지거나 크게 상한곳이 없는데

환자가 깨어보니 정신이 이상함..ㅋㅋ

의사가 아무래도 큰 병원으로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전북대병원으로 앰뷸런스 타고 실려감.

가족들은 완전 멘붕..

몸은 멀쩡한데 애가 바보가 됐으니.. 많이 놀랐을만도 함..

그렇게 대학병원에 실려가서 머리에 C.T 인가 MRI 인가 마구 찍었음.

지금도 기억나는게 병원에 실려가는 차안에서나 검사 받으면서 계속 했던말 무한반복 했었음.

내용은 부모님은 괜찮으신지... 아마도 그게 제일 많이 걱정됐었나 봄..

그리고 검사 도중에 또 기절하고

이틀 넘게 깨어나지 않았다고 함.

그리고 이틀후에 깨어났는데

이때부터는 기억이 생생한게

내가 뜬금없이 병원에서 일어남..ㅋㅋ

'어?? 왜 여기있지??' 어리둥절함..

옆에서 침대에 기대서 자고 있던 형이..

놀란눈으로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봄

니 이름이 모냐? 나이는 몇살이냐? 

손가락 들어서 이게 몇개냐? 등등

그런거 물어봄.

나는 '이냥반이 왜이래?' 이러면서 대답함.

그냥 멀쩡하게 잘 대답함.ㅋㅋ

그랬더니 형이 의사 부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엊그제 사고가 났었다고.. 기억 안나냐고 물어봄..

그런데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음.

그러고 의사선생님이 오고 이것저것 더 물어보는데

그런데 이게 뭥뮈..ㅋㅋ 기억이 한달전으로 돌아간거임..

난 분명 어제 학교에서 방학식 했는데

내일모레가 개학이라는 거임..ㅋㅋㅋ

이때는 좀 놀라기도 했는데.. 진심 빡쳤던게

자고 일어나니까 여름방학이 다 끝난거임..ㅠㅠㅠㅠ

진심 그게 겁나 빡쳤음..ㅠㅠ

그리고 검사를 이것저것 더 했는데

결과는 한달정도 단기 기억상실증이 걸린거였음.

내가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아서 웃기고 신기했음.

그리고 그 이후 물리치료 받고

사고 나면서 조금 잘려나간 혀 봉합하고..

기억은 사고 이후 1년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잃어버렸던 한달의 기억이 천천히 다 돌아옴.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돌아오기도 했고

밥먹다가.. x싸다가 등등.. 뭐 뜬끔없이 기억이 돌아오곤 했음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고나던 날..

사고나던 클락업의 순간까지 마지막으로 기억이 다 돌아옴..ㅋ

그리고 우리차는 폐차했고..

사고냈던 가해자는...

무면허에 음주운전 게다가 뺑소니범 이라서 진짜 빼도박도 못하는 완벽가해자였는데..

아마 지금의 나 였다면 진짜 합의금으로 지대로 한몫 단단히 챙겼을것 같은데..

그사람이 직업도 없고 겁나 가난한 사람이라서..

그냥 우리 부모님이 합의금도 안받고 치료비도 우리돈내고 치료하고..ㅋㅋ

그냥 봐줌..ㅋ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부모님 너무 착하신듯..

머 여기까지임..

마무리는 어떻게 하지.. 음..

사고나던 순간 조우했던 꼴뚜기가..

내 오징어의 삶을 미리 예견했줬던거 같음..

그래서 안생김..ㅠㅠ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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