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MBN 뉴스와이드에서 김홍일 전의원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화면 하단에 'CNN, 북 대통령 김정은에 전달할 트럼프 메시지 갖고 있어'라는 자막을 넣어 문제가 됐었죠.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의 대통령이라 표기한 셈입니다. 그 열흘 전에는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으로 표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같은 시기 연합뉴스TV는 문재인 대통령 방미 소식의 전하며 문대통령 아래 북한 인공기를 배치했었고 그 다음날 한미 회담을 전하는 뉴스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빼버렸죠.
지난 주말에는 재벌 3세의 마약 실태 보도를 하면서 마약범의 실루엣을 일베가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할 때 쓰는 이미지를 사용해 문제가 됐었습니다. 유사한 과거 사례로 SBS가 수차례에 걸쳐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는 일베 이미지를 방송에 사용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그 해명들은 항상 '실수'라는 거였습니다. 촉박한 시간 내 매일 방송을 만드는 일에, 의도치 않게 여러가지 실수, 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의아한 대목은 그런 실수가 왜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과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관련에서만 매번 반복해 발생하느냐 하는 겁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전대통령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죠.
광고 기법에 잠재의식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반복적으로 노출하면 그게 잠재의식 속에서 그 정보에 대한 각인 효과가 만들어져서 실제의 인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건데, 이게 정말 실수인지 아닌지는, 일이 이 정도 됐는데도 그런 일이 반복되느냐 아니냐 앞으로를 보면 알 수 있겠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