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면을 쓴다는 건 폭력시위를 하겠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복면 착용은 금지해야 한다는 게 정부·여당의 주장입니다. 외국에서도 이를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다는 것이 복면을 금지하자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시위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외국과 우리가 엄연히 다른 상황에서 직접비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수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9월, 미국 백악관 앞입니다.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가 계속 열렸습니다.
영국 의회 앞에서도 수시로 시위가 벌어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법원과 외국 대사관 등의 반경 100m에서 집회 시위를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말에는 대사관과 가까워도 집회 시위는 허용됩니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은 주말의 경우 교통 방해 등을 이유로 집회가 종종 허용되지 않습니다. 지난 14일 집회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당시 경찰은 "집회 인원이 너무 많아서 교통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몇 명이 많은 거고 몇 명이 적은 건지 기준은 경찰이 정하기 나름입니다.
제한적인 것은 장소뿐이 아닙니다.
현행법상 자정부터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야간 시위를 하는 건 불법입니다.
프랑스 법에도 밤 11시 이후 집회 시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실제 적용된 사례는 사실상 없습니다.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신고 시간을 넘겼다는 이유만으로도 강제 해산 조치를 취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해외 주요 국가의 집회 시위 문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경찰의 '차벽'을 꼽습니다.
[임지봉 교수/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 사람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이 목전에 다다랐을 때 제지할 수 있다는 정도로 규정돼 있는 것인데, 이번에 차벽 설치는 집회도 일어나기 전에….]
폭력이 발생도 하기 전에 시위대를 '폭도'로 가정해 이동 경로를 원천 봉쇄하는 행위가 문제라는 겁니다.
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51125204001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