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바퀴벌레가 많아요. 박멸하려고 강력한 약을 사용해도 옆 집에서 타고 오는건지, 다시 나타나더라구요. 집에 바퀴벌레가 먹을 만한 음식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사람 피해 새벽에만 활동하는 착한 애들이라 어느 순간 부터 그냥 눈에 보이는 아이들만 죽였어요. 며칠 전 아침 일찍 목말라서 물 마시러 주방에 갔는데, 엄청 큰 바퀴벌레가 사사삭 하고 싱크대에 있는 큰 냄비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게 건방지게 아침부터? 하고 잡으러 갔는데, 방금 막 새끼를 낳았나봐요. 새 하얀 새끼바퀴들이 도망가고 있었어요. 어미 바퀴인지 커다란 바퀴벌레는, 도망가지 않고 계속 그 자릴 지켰어요. 제 눈엔 그 장면이 어미바퀴의 모성애로 보였습니다. 한동안 잊혀지지 않아서 검색해보니 있다 없다 여러 의견이 있더라구요. 바퀴벌레처럼 지능이 높은 벌레들은 모성애가 있을만 한 것 같아요. 그 후로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그 때 그 새끼바퀴들과 어미바퀴는 사이 좋게 저세상으로 보내버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