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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못다한 이야기
게시물ID : gomin_11313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Rma
추천 : 0
조회수 : 13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6/23 17:42:35
띠리리링~
 
나: 여보세요
 
아빠: 잘지내냐?
 
나: 네 (아빠가 전화할때마다 덜컹해요 전화 왜하셨어요?)
 
아빠: 전화를 자주 못했는데 네가 꿈에 나왔더라
 
나: 네..(그놈의 꿈타령 또 하시네요. 꿈때문에 한 부부싸움도 허다했죠)
     
아빠:  아기는 잘 크지? 보고싶어 죽겠다
 
나: 잘 있어요
 
아빠: 김서방은 잘 지내고?
 
나: 네. 잘 지내요 (아빠처럼 밖에서 힘든일 있어도 집에와서 징징 안하구요. 아빠처럼 집안일 쌩까지 않고 잘 하구요. 아빠처럼 아기아플때 '왜 하필이면 모임나가는데 아프고 난리야' 이런 개념없는 말,생각 안하는 스타일인거 아시죠?)
 
아빠: 시부모님은 잘 계시고?
 
나: 네. 안녕하세요 (신랑이랑 저는 공무원 아니라 노후 연금 받지못하니 걱정된다면서 두분 평생하신 공무원 퇴직 후 받으시는 연금중에 일부 떼서 저희 앞 적금도 들어주시구요. 요즘은 보험설계사에게 저희 보험 컨설팅 받아주시느라 바쁘시네요. 아빠가 결혼전 고향 여후배 부탁으로 들어논 실비보험 한 개 있잖아요. 그거 나를 위해서 들어놓은거라고 생색 엄청내고 아프면 100% 비용 나온다고 결혼전부터 예비신랑 불러다놓고 10번은 더 얘기하고 결혼 후에도 이제 난 돈 낸만큼 다 냈으니 니가 가져가라 하면서 또 20번은 얘기했던 그 보험요. 알고보니 그 보험 담보로 대출받고 못갚아 저 결혼직후 독촉전화 여러번 받게 했던 그 보험요. 시어머니께서 그 증권 가져가셨어요. 사실은 저 실비보험 없는줄알고 아프면 큰일이라고 하나 들어주시려 하셨다네요~ 그리고 결혼해보니 신랑은 보험이 여러개더라구요. 본가에서 들어주시고 지금까지 비용 내주시는것도 있고요. 저 엄청 민망했던거 아세요?)
 
아빠: 아기 보고싶다 잘 크지?
 
나: 네 요즘은 이유식 두끼씩 먹네요. 정신없어요
 
아빠: 뭐가 정신없어? 세식구사는데 밥하는게 뭐 힘들다고 (평생 집안일엔 손하나 까딱안해보고 30년 같이살아도 설거지 하는걸 본적이없네요. 안해봤음 말을 마십쇼)
 
나: ......
 
아빠: 카톡으로 사진좀 보내봐라*2
 
나: (귀찮네요)
 
아빠: 요즘 힘들어 죽겠다. 내가 허리디스크끼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하고 돈도 엄청깨지고~~
 
나: .....(그러게 왜 모발이식수술로 헛돈 날려요. 그나저나 노후 준비는 하고 있는거죠? 저 책임 못져요. 본인기분 안내키면 중고등학생인 딸내미에게 낼부터 학교관둬라 너같은 애는 학교 다닐필요없다. 학교에서 대체 뭘가르치냐? 발언 and 내가 너 대학원까지 가르쳤다 하는데요. 대학원 학비 대출받은거 결혼하면서 까지 갖고와서 신랑이랑 월급 통째로 몇 달 저축없이 들이부어 갚았는데 아실랑가.. 학자금대출땜에 다 갚을때까지 결혼 안하겠다 했는데 걱정말라며 다독여준게 신랑이란걸 아실랑가...아 그리고 저 신혼 2개월차에 교통사고나서 허리디스크 판정받은건 아직 기억하시죠?)
 
아빠: 너 살은 더 쪘냐 그대로냐?
 
나: 그냥 그래요 (모유수유하며 육아하는 딸에게 밥 잘 챙겨먹냐라는게 더 나은 인사가 아닐지라는건 저만의 생각인가요?)
 
아빠: 담에 연락하고 꼭 애기보러갈게. 사진 꼭 보내라
 
나: 네 (제발 우리 연락 안하고 살았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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