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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사고 사이다 먹이기
게시물ID : soda_11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오여치즘
추천 : 14
조회수 : 4067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5/09/02 10:18:44
일단 스노우보드를 타구요.
보드탄지는 6~7년 되었네요.

횟수로만 6~7년이 아니라 씨즌권(프리패스권) 끊고 탄것만 그정도입니다.
겨울만되면 스키장에서 산다고 보시면되요.

보통 스키장은 사고가나면 뒤에서 받히는 경우
서로 내려오다 측면 확인안하고 박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다치면 치료만 받으면되서 문제가 안되는데

만약. 누군가와 부딧혔다.
근데 그사람이 다치거나 장비가 망가졌다.

그때부터는 난리가 납니다..

3년전에 스키장에서 라이딩을 하고 내려오는데
하단부 거의 내려와서 사이드에서 직진으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테일(스노우보드 진행방향이 노즈, 반대방향이 테일)이
꾹 눌리면서 앞으로 퍽!
해버리더라구요.

엎어져서 숨막힌 상태로 아 뭐야이거 뭐지 왜이래
하고 멍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잘생긴 스키어 청년이 넘어진상태로 플레이트(스키)를 풀고 저한테 오더군요

"괜찮으세요? 뒤에서 제가 실수로 보드를 밟았어요 죄송해요"

뒤에서 제 일행들도 오고 천천히 일어나서 일단 패트롤실(의무실)로 갔습니다.

가서 일단 진료했는데 일단 뼈는 이상없고
다만 다음날 근육통증이 어마어마하게 올꺼란건 알고 있었죠..

그리고 패트롤과 함께 사고경위서를 썼습니다.
그림까지 넣어서 뒤에서 받은 사람은 스키어
경로방해도 없었고 진행방향 또한 전방 라이딩
경력은 3~4씨즌권 이용자

상대방은 이제 2년 씨즌권 이용경력이 없으며,
체계적인 강습도 받은적 없고
라이센스(자격증)도 없음

아무튼 이런식으로 다 기재한뒤에 치료비와 보상문제를 두고 얘기했습니다.

치료비는 100% 지불.
설날에 쉰다고 왔는데.. 연휴내내 못타고 집에서 근육통으로 시달릴거 생각하면
보상금좀 받고 싶었는데.. 명절날 가족이랑 놀러 오셨다하니..
그냥 한의원가서 침맞고 좀 하는것만 받는다했었죠.

근데 밖에 세워둔 제 바인딩(보드랑 부츠랑 묶어주는 장비)에 문제가 생긴겁니다.
내구성이 약하기로 유명한 브랜드인건 알지만..
한번 박았다고 하이백(바인딩 부품중 발목쪽을 받혀주는 부분)이 깨진겁니다.
망사처럼 디자인 해놨더니 그냥 쩌적쩌적...

연식도 2년정도 된거고해서.
이거 수리해야할거 같은데.. 이거 탄지좀 된거라 수리비 반정도만 주셨으면하는데..
했더니 사고낸 당사자도 2년 타봐서 아는지
"그럼요 그럼요. 수리비 당연히 드려야죠."

근데 그걸 들은 그쪽 가족에서 갑자기 튀어들어와서..

"아니 그 수리비를 왜 얘가 내요. 얘가 박았다고 뭐 다 뒤집어 씌웁니까?"

.....
보통 스키장사고는 자동차 사고랑 비슷하게 처리합니다.
뒤에서 박으면 경력, 수준 고려해서 100%까지 보상 받을수 있고
못해도 80%는 뒤에서 박은 사람이 과실로 잡힙니다.

그래서 나름 설명한다고한게

"저기요. 장비가 부셔졌으면.. 당연히 보상을 해주셔야죠.."

"그게 우리 애가 그랬다는 증거 있어요? 깨져있었을 수도 있자나요."

어이없어서 멍하니 보고있는데..
옆에서 그 얘길 들은 일행분이

"이봐요. 이거 이정도 깨지면 발목 돌아가요. 지금 얘가 수리비 반만 받겠다는데 뭐하는 짓입니까."
"당신은 뭔데 끼어요. 일행이다 이겁니까. 얼마 다치지도 않았는데 장비가 왜 부서집니까!"

........뭐여 얼마 안다쳤다고.. 장비는 이렇게 되면 안된다는거야..?
그럼 차박았을때 사람은 덜다치고 에어빽터지고 차 다 찌그러지면 제조사 잘못이네...?

다시 제가
"저기요. 지금 데크(보드)보시면 에폭싱(접착) 할정도로 여기도 떳거든요? 근데 연식이 좀 된거라 크게 망가진 바인딩 수리비도 반만 받겠다는데 뭐가 부당하다는건가요?"

"우리 애가 쳐서 망가졌다는 증거가 어디있느냐 이겁니다. 그정도 깨질정도면 어디하나 부러져야 하는거 아니냐구요"

미친 .

"저기요. 스키어님 이리와보세요. 지금 이 얘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혹시 스키사고 주변에 경험 들으신거 있으세요?"
"네.."

"저 그럼 그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아뇨. 잠시만요 잠깐만요 저랑 얘기좀 하시죠"

"야! 뭐하러 얘기해 할게 뭐있어 지금 덤탱이 씌우는거자나!"

다시 우리 일행이
"아줌마!!!!! 이 아줌마 안되겠네. xx야 패트롤 부르고 경찰불러 그리고 너 장비 줘버리고 새거 가져오라고해 병원도 지금 입원하러 가자"
"뭐라구요? 안다쳤다면서 무슨 입원을해요!"

"저기요. 아줌마 자동차사고도 다음날이 더 아파요. 그리고 분명 근육통 내일부터 시작되는데 이친구 연휴 망친겁니다."
"해보던가! 해봐!!"

다시 제가
"저 일단 입원할께요. 제 데크가져가서 똑같은거 가지고 오세요. 바인딩도 똑같은거 가져오시구요. 똑같은거 못구하시면 원복시켜서 오세요"
"저.. 저기 잠시만 저랑 좀 얘기만 조금...ㅠㅠ"

그 아줌마 가족들은 사태 파악이 됬는지
아줌마 끌고 옆에가더라구요.

다시 그 스키청년이랑 얘기하는데
"저희 어머니가 잘 모르셔서 그래요.. 배상문제는 바인딩 수리비 전액 지불하겠습니다.."
"반만 주셔도되요. 어차피 부품 구할래도 못구해요. 좀 된거라.. 양쪽 다 갈아야되는건데 그러기엔 돈이 아깝고.."

"화푸시고.. 내일 진료보시고 연락주세요. 오늘 일단 응급실 진료라도 받고 연락 꼭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근데요. 어머니께 죄송하지만 아까 덤탱이니 얼마 안다쳤다니 하신거 사과는 좀 받고 싶네요."

"네 제가 잘 설명드리고 다시 올께요."
"네"

그러고 앉아서 40분뒤

아주머니께서 다시 오셔서
"아이고.. 죄송해요.. 제가 여기 스키장을 처음온거라.. 사고처리를 어떻게하는지 몰랐어요"
"........"

"미안해요. 난또 우리 아들이 초보라고 그러는줄 알았지.. 좋은분인줄 몰랐네요.. 여기 음료수라도 따뜻한거 마셔요"
"아.. 네.."

"그리고 꼭 진료받고 아들한테 연락줘요. 치료비 바로바로 보내드릴께.."
"네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노세요"

.............
끝입니다. 해피엔딩.

바인딩은 수리비 전액 5만원 다 받았네요 ... 그냥 넣어주더라구요 5만원..

요즘 스키장가면 좀 타던 안타던 장비들이 모두 고가 입니다.
중저가가 50만
고가가 100만
최고가 300만원 짜리도 있어요.

조심하세요.

박는순간 노예됩니다.. 사람 많은데 무리해서 턴한다고 사람치면..
리프트권 할인 받은금액 20배는 더 물어주고 와야해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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