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이야기는 의무조교님이 저에게 해주었던 이야기입니다. 이전의 병원에 입원해 있던 훈련병에게 들었던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군대의 귀신 이야기중 많은 부분은 불침번과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
이전편에서도 밝혔지만, 한정된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불편하고, 힘든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죠...
또한 때때로 화장실 문제마져 생기기도 한답니다... 특히나, 배탈이 났을 경우는 불침번을 서기전이나, 후에 볼일을 본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워야 할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2인 1조로 근무를 할 경우엔 그 어떤 상황이라도, 한명은 반드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답니다... 그래야만 외부인의 침입에 대비할 수 있기때문이지요...
이 이야기는 기술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기술학교라 하면, 1편에 이야기했던 기본 군사훈련을 마치고, 각자의 특기교육을 위해 기술훈련을 받는곳이지요... 그곳의 학과장(교실이 있는곳)에서도 불침번을 서는데, 그곳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이 훈련병이 근무를 나가기 전부터 이미 배가 살살 아팠답니다. 분명 배탈이 난듯했죠...
다른 동기에게 바꿔달라고, 이야기하려 해봤지만, 가장 최악의 시간이라는 새벽 2시근무...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동기와 함께 근무를 나가게 된 것입니다...
학과장 입구에서 동기와 함께 불침번을 서던 그 훈련병...
입구에서 근무를 서는데, 눈치없는 동기는 아무말도 없이 쓰윽... 건물안으로 사라지더니, 말도 안하고 화장실을 가더랍니다...
이 훈련병의 배에서는 계속 '꾸르륵... 꾸륵... 꾸르르르륵...'거리며 신호가 왔구... 한참을 인내의 끝을 느끼며, 참다못한 그 훈련병은 동기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서둘러 학과장 안쪽의 화장실로 뛰어들어갔죠... 근무지에 둘중 하나는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답니다...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화장실로 정신없이 뛰어들어가 불을 켤 생각도 못하고, 플래쉬 불빛으로 화장실을 비추어 변기에 앉아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자 그 훈련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플래쉬로 자신이 앉아있는 화장실의 구석구석을 비춰봤죠... 낮에는 그토록 익숙하던 곳이 왠지 낯설게만 느껴졌답니다... 불이라도 켜고 들어올껄... 하는 후회가 들정도로 왠지 오싹한 느낌이 가시지 않더라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똑... 똑... 똑...'소리... 왠지 세면대의 물떨어지는 소리마져 또렷하게 들릴 정도로 점점 긴장감이 커졌답니다...
'젠장... 빨리 일보고 나가야지... 생각보다 무섭잖아... 근데... 이 동기녀석은 화장실 간게 아니였나?? 불도 꺼져 있는걸 봐선... 다른화장실로 간건가?'라는 생각에 알싸하게 아픈 아랫배를 부여잡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급한 마음을 추수렸다네요...
그러다가 잠시후...
"훈련소..."
'?????'
끝쪽칸에서 나직한 소리가 난거죠... 훈련병은 순간 섬칫했습니다... 너무 놀라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죠...
"누... 누구 있습니까?"
'.....'
조용하더랍니다... '젠장 뭐야?? 잘못들은 건가?? 아니면 동기놈이 장난치는건가??'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서둘러 나오려고 뒷처리를 하는 순간 또다시 들려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