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술 공화국’술 못마시는 사람들의 비애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송년회 시즌. 일년 동안 마시는 술의 절반을 마신다는 12월. 그리고 술 못 마시는 사람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돼야 하는 시기. “내가 한창 마실 땐 말이야~”로 시작하는 무용담이 자랑삼아 오가는 틈 속에서 남들 몰래 가슴 졸이는 사람들이 있다.
“자꾸 마시면 늘어.” “술 마시고 안 힘든 사람이 어딨어? 인생이 원래 그런 거야.” 너무 많이 들어 귀에 못이 박힌다. 분위기 깰까봐 마지못해 잔을 받아드는 그들. 호기롭게 마셔대는 사람들 앞에서 차마 소주 한잔에 토했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 채 쓰린 속을 움켜쥐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외친다. “그래, 나 술 못 마신다. 어쩔래.”
-저는 음주 장애인입니다. 요즘은 술 못 마시면 장애인이라고 하더군요. 술자리 가면 장애인이라고 콜라잔이랑은 ‘짠~’도 안해줘요.
-술은 못 마시지만 콜라를 마시면서 분위기를 따라갔죠. 사람들이 나중에 계산서를 보더니 ‘술보다 콜라값이 비싸네. 앞으론 넌 올 때 따로 콜라 사들고 와라’ 그러더군요. 같은 회비 내는데 안주 먹을 때도 눈치 보이고…. 그래서 이젠 얼음물만 마십니다.
-어떤 사람은 술 안먹는다고 시비 걸다 저하고 대판 싸웠죠. 그런데 싸운 후에 화해하자면서 또 술잔을 권하더군요. 왜 하필 술 공화국인 한국에 태어났는지 이민이라도 가야할까 생각했어요.
-제 전공이 화학인데 오죽하면 나중에 꼭 제약회사에 들어가서 술 못 먹는 사람도 잘 먹을 수 있게 하는 약을 개발해야겠단 생각까지 했겠어요.
-술 먹고 얼굴 빨개지는 나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습니다. 미팅 나가도 꼭 술을 마셔야 하는데 빨개진 얼굴 갖고 나가고 싶지 않아요. 술 못 먹는데도 애인 있으신 분들 조언 좀 부탁합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술 못 마시는 사람들의 절절한 애환들. 서양인과 달리 동양인의 20%는 태생적으로 알코올 분해효소가 부족하다. 당신은 이들의 애환에 한번쯤 귀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무심코 건넨 술잔이 이들에겐 사약처럼 느껴질 수도 있음을.
〈글 정유진기자
[email protected]〉
---------------------------------------------------------------------------------------------------
과거 몸이 좆치않아 술 못먹을 때, 콜라 마신다고 타박 맞은 적 없고,
나중에 술 바가지로 퍼먹을 때, 술 안먹는 넘 술 안먹는다고 타박한 적 없는데~
아직도 술자리에서 콜라가지고 시비거는 사람이 있나보오~
그대들은 어떠하시오?
술 안먹는 친구들에게 이단옆차기라도 날리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