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학생들에게 자신의 아들이 5군데 대기업에 합격한 성공담을 전하며 “스펙보다 특성화된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20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강에서 “실제 큰 기업들은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은 토익 800점 외에 다른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황 대표는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되고 토익 공부를 좀 해서 800점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 졸업 후 15군데 원서를 냈는데 10군데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다”며 “나머지 서류 심사를 통과한 5군데에서는 다 최종합격됐다, 아주 큰 기업들인데도”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 청년에게 취업 비결을 물어보니 “고등학교 다니면서 외국도 안 갔다 왔는데 영자신문반 편집장을 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으로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을 친구 맺게 해주는 일을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축구를 좋아해서 조기 축구회를 만들어 리더가 됐다”며 “면접시험 때 토익 800점 받고 이런 것들을 했다고 얘기를 했더니 최종합격 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황 대표는 “글자적인 스펙이 없는 것보다는 났지만 결정력이 없다”며 “결정력 있게 몇 가지 있으면 면접을 통해 심층 심사에서 결국 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다”고 밝히며 웃었고 학생들은 탄성을 지르며 웃음을 터트렸다.
황 대표 아들의 대기업 취업 성공담은 SNS에서 관심을 모았다. 황 대표의 아들은 앞서 ‘2012년 KT 취업 비리’ 의혹에서 지목되기도 했다.
KT 새노조 이해관 대변인은 3월19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아들이 KT 법무실에 있었다”며 “당시 KT CEO 수사를 검찰에서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아버지는 KT 수사를 하는 지휘 책임자이고 아들은 그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법무실에서 근무했다”며 “이해상충이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4월12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는 “법무직은 전문성을 요하고 KT에는 수십명의 변호사가 있다”며 “법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법무팀에 가는 경우를 못 봤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더구나 황교안 대표의 아들은 마케팅직군으로 들어왔다”며 “같은 해 김성태 의원이 딸이 채용됐다”고 했다. ‘KT 채용 비리’를 취재한 김완 한겨레신문 기자는 “황교안 대표의 아들이 마케팅직군으로 입사했는데 아버지가 법무부 장관이 되기 한달 보름여 전에 갑자기 법무팀으로 발령이 났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당시 KT 회장이 소송 등 법무적인 문제로 법무팀을 강화하던 시기”라며 “황 대표가 장관으로 내정된 것을 알고 바꿔준 것인지 모르지만 방어하는 방패역할을 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황 대표의 발언에 SNS에서는 “황교안 아들로 태어난 자체가 스펙 아니냐”(nosy*********), “정말 공감능력 제로인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 같다. 자기 아들을 예로 들다니”( gho*****), “아들의 서류전형 통과는 확인해봐야 해, 저건 취준생들 가슴에 대못 박는 거임”(Tho********)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실히 다릅니다. 보편성이랄까 이런 면에서”라고 놀라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