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의 관점에서 보면 엄마는 무서웠고 아빠는 더 무서웠었어요.
그래서 전 결혼하고 임신했을 때 신랑에게 다정한 아빠였으면 좋겠다. 만약 딸아이가 나중에 10대가 되어서 나랑 싸우게 되더라도 딸앞에서는 딸 편을
들어주고 딸이 방에 들어가면 그 때 내 편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딸이 사춘기가 와서 틱틱 거려도 아빠가 늘 변함없이 잘 대해주면 사춘기가 지나고 20대가 오면 다시 어릴때처럼 친하게 지낼수 있다. 라고
그랬어요.
그 결과 첫째가 여덟살인데 신랑이랑 가장 친하고 신랑도 딸아이말이라면 무엇이든지. 언제든지 무조건 다 들어줍니다.
그러다보니 전 점점 악역에서 엄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일 엄마생신인데 내일은 다같이 못 만날것 같아서 오늘 점심을 먹었어요.
그 식당자체가 지역내에서 유명한 곳이라 손님도 많았는데 저희가 앉은 방에는 저희 말고도 다른 가족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첫째가 큰 소리로 말을 하길래 제가 밖에서는 조용히 해야되는 거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돼. 라고 했죠.
그리고 밥 먹고 나서 엄마가 아이들에게 주려고 과자를 사오셨는 걸 보고 첫째가 꺼내려길래 제가 집에 가서 먹자. 여기서 꺼내면 동생도 난리칠거고 안
돼.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이것도 못하게 하고 저것도 못하게 한다면서 웃으시는데..순간 제가 틀린건가..싶더라구요.
계산하고 나오면서 동생이 저보고 아이 기를 너무 죽이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통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라고 얘기했거든요.
사실 집 안에서는 왠만하면 놔두는 데 밖에서는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니까 제가 좀 엄격하게 하는 편이죠.
제가 예의를 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긴 해요.
인사하기. 버릇없게 굴지 말기. 밖에서 뛰거나 소리지르지 말기.
이런 건 첫째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네 살 둘째도 똑같이 통제를 하는데.. 가끔은 좀 내려놓고 싶다가도 아이들이 밖에서 날뛰기 직전인 모습을 보면
바로 눈에 힘이 들어가고..
그래서 첫째가 주눅이 든 모습이라든지. 눈치보는 모습을 보면 신랑은 제 탓을 하고 저는 내가 이 정도 통제도 안하면 외식이라든지 놀러가는 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라고 싸움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첫째가 어떤 걸 하던 절 먼저 봐요. 제 허락을 구하는 것 같아 저도 마음이 아파요.
그래서 저도 좀 내려놓고 싶은데 내려지지가 않아서 큰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