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아버지는 말단 순경이셨다.
아침 출근하면 다음날 아침 퇴근하시고
내가 초등하교 1학년 때 겨울
아버지는 아침퇴근의 힘들고 피곤함에도
날 데리고 스케이트장에 데리고 가셨다
추운겨울아침
아버지는 옷도 갈아입지않고 차가운 얼음판에 서서
비틀거리는 나를 응원해주고
힘들다고 칭얼거리는 나의 짜증을
받아주곤하셨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문득
나도 부모가 되어
아이의 짜증을 받아주며
추운 겨울
자전거를 잡아주며 가르쳐보고
먹기 귀찮다고 하는
석류를 한 알 한 알 발라내
그릇에 담고
그래도 내가 이렇게 너때문에
고생한다 야 ~!
이게 아니라
예전
추운 날 아버지의 그 모습이 떠올려진다
한번도 아버지는
사랑한다
예쁘다
이런 살가운 말한마디 없이 소천하셨다
나도 지금의 내 아이처럼
뽀뽀를 요구해본 기억도없고
애교스럽게
팔짱도 한번 못 껴봤다
겨울 초입,
아이 먹이겠다고
팔이 빠져라 장바구니를 채워 들고들어오고
석류를 발라내고
견과류를 챙겨 볶아내고
아침에 나간 아이를 많이 보고싶어한다
서늘한 계절에
이런 생각들이 소롯하게 스미는거보니
나도
나이를 먹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