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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은 [희철]에게 말했다
게시물ID : readers_229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쌰으썅
추천 : 4
조회수 : 3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30 20:13:55


 시린 바람이 부는 겨울 한 가운데서, 지영은 희철이에게 고이 접어두었던 마음을 펄쳐 건넸다.

  너를 좋아해.


길지도 않은 이 말이 뭐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지난 망설임의 시간을 후회하며 그를 바라본 순간, 견고하던 지영의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미안해.


나리는 흰 눈처럼 부질없이 고백은 끝이 나버렸다. 어째서? 왜? 물을 수 없는 질문들은 칼칼한 침과 함께 목구멍 깊숙이 삼켰다.

미안한 표정 같은 거 하지 말라고 웃으며 모든 것이 농담인냥 장난을 걸어보지만, 희철은 곧 울 것만 같았다.

코트 주머니에 손을 감춘 채로 닳아버린 구두 코끝을 바라보는 정수리가 안쓰러웠다.


너도 나만큼이나 힘들었겠구나. 뻥 뚫린 고속도로처럼 너에게 직진하는 내 마음을 피하려고 너도 너 나름대로 무던히 애를 썼구나.    


 '우리 계속 친구로 지낼거지?'


마음에 없는 소리를 쥐어 짜내고서야 희철의 고개가 들렸다. 시선이 얽히고, 우린 서로에게 눈이 시리도록 아픈 미소를 건넸다. 그래, 우린 친구니까.


옷깃 사이로 스미는 겨울 바람이 너무 차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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