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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과 현실의 불일치에서 오는 감정
게시물ID : phil_11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0
조회수 : 47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3 14:47:41
영화 '바닐라스카이'(또는 '오픈유어아이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아주 특별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스포일러 있음)
주인공은 자신이 지금까지 당연히 진짜인 현실에서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엔지니어가 만들어준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꿈속에서 주인공은 희망하고 상상하면 이뤄지는, 진짜라고 생각하는 '가짜현실'에서 살아갈수 있다.
그런 가짜현실에서도 주인공을 어려움에 빠뜨린 몇가지 문제나 어려운 점은 사실 엔지니어가 설계한 꿈 장치에서의 버그때문이었다.
그리고 엔지니어가 직접와서 그런 버그가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고쳐졌고,이제 그런 문제나 어려움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주인공은 단지 결정만 하면 되는 것이다.
꿈장치를 업그레이드 하고, 가짜지만 상상만 하면 무조건 이뤄질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꿈장치 사용을 중지하고, 어떻게 될지 알수는 없지만 진짜인 세상에서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주인공은 후자를 택한다.
그런 상황에서라면 사실 나라도 후자를 택할듯 하다.
그러나 이런 나의 선택은 내가 실제로 추구하는 생활과는 모순점이 있다.
그러니까 나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취를 바라고, 또한 나는 어떻게 될지 알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을 불편해 한다.
그런 내가 막상 그런 원하는 것은 이뤄지고 불편해하는 것을 피할수 있는 세상을 마다한다는 것이 모순인 것이다. 
왜 이런 모순점이 생기는 지를 생각해보면 '진짜현실'을 선택하는것이 옳을수도 있는데, 그것은 꿈장치에서의 '가짜현실'에서는 감정을 느낄일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꿈장치 세상에서는 다른 모든 욕구는 충족될수 있겠지만, 감정을 느끼고 싶은 욕구는 충족될수가 없다.
꿈장치 세상은 기대하는 모든 것이 생각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임을 확신할수 있고, 현실또한 그런 미래에 대한 예측과 모두 일치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감정을 느낄 필요도 없고, 느낄 수도 없다.
특히 현재형 감정은 기본적으로 목적추구에 대한 기대예측치와 현실충족치 간의 불일치로부터 발생되는듯 하다.
예컨대, 어떤 음식을 먹고 즐겁거나 실망하려면, 그 음식을 먹기 전에 그 음식의 맛에 대한 어떤 기대치 같은것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그런 맛에 대한 어떤 기대치는 있는데, 실제로 어떤 맛인지는 모르는 그런 미래 불확실성 상태가 감정이 되고 또한 감정의 씨앗이 된다.
그런상태에서 실제의 음식맛이 (맛있을 것이란) 그런 기대치보다 더 맛있으면 즐거울수(신나할수) 있는 것이고, 그 기대치만큼 맛이 없으면 실망할수 있는 것이다.
반면, 실제의 음식맛이 그 기대한 정도만큼이라면 그냥 (맛있을 것으로 기대한 상황에서는)만족하는 마음이거나, (보통 맛으로 기대한 상황에서는) 받아들이는 마음 정도일텐데 이것은 감정과는 다르다.
모든 즐거운 상황은 모두 만족하는 상황일수 있는데, 모든 만족하는 상황이 모두 즐거운 상황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서의 꿈장치 세상처럼 자신의 기대와 현실이 일치하는 세상에서는 만족스러운 현실은 경험할수 있겠지만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느낄수가 없게 된다.
 
물론, 현실과 기대가 일치하는 상황에서도 감정을 느끼는 상황이 있기는 하다.
그것은 갈망이 충족되는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쾌락?)이다. 
예컨데 어떤 것을 너무나 먹고 싶은데 먹을수가 없는 상황에서 갈망이라는 감정이 생긴다.
그리고 그것을 먹게 됨으로써 갈망이 해소되면서 어떤 좋아보이는 감정(쾌락?)을 느낄수 있다.
그 음식이 어떤 맛인지 이미 알고 있고, 실제의 음식맛은 기대한 것과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감정을 느낄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꿈장치 세상에서는 이런 가능성 마져도 배제된다.
왜냐하면 꿈장치 세상에서는 먹고 싶다면 그냥 먹게 되는 현실을 경험하게 되니 갈망이나 쾌락을 느낄 기회도 없는 것이다. 
너무나 먹고 싶은 것도 그것이 없어야 갈망을 하지, 흔하게 되면 그것은 갈망의 대상이 될수 없는 것이다.  
 
정리하면 꿈장치 세상에서는 결핍이라는 부정성 상태나 실망이라는 부정성 감정을 피할수는 있겠지만, 신남이나 즐거움같은 긍정성 감정을 누릴 가능성은 사라진다.
그리고 인간의 욕구에, 하고싶은 것을 하고 하기 싫은 것을 피하는 기본적인 욕구와 함께,  이런 긍정성 감정을(또는 부정성 감정이라도) 느끼고 싶은 욕구도 가정한다면, 영화에서의 주인공의 선택은 이해할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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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제대로 보신분은 아마도 영화속 상황이 본 글의 설명과는 조금 다름을 알것이다.
영화에서는 꿈장치를 선택하면 자신이 가짜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게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영화설정에 대해서 조금 아쉽다.
그렇게 설정하는 바람에 나는 주인공이 꿈장치 세상에서 속기가 싫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아니면 바라는 모든것이 이뤄지는 상황이 싫어서 그런 선택을 한것인지를 알수가 없다.
그리고 만약 선택조건이 이와같이 가짜인지 모르는 가짜세상 상황에서라면, 본인은 어쩌면 가짜세상을 선택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 기꺼이 '가짜세상'을 선택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그곳은 비록 가짜세상이기는 하지만, 감정과 만족을 동시에 누릴수 있는 환상적인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진짜인지 가짜인지보다는 그것을 진짜로 받아들이느냐 가짜로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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