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베오베에 올라간 "임보하려고 데려왔는데 절도범이 되어 있었다"라는 글을 보고 쓰는 글입니다.
덧글로 절도다, 점유이탈물횡령이다.. 등등 엄청난 말들이 많은데,
절도의 고의도, 점유이탈물횡령의 고의도 없으니 이것은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식의 논란이 야기될 문제도 아니구요.
고양이를 키우는 방법(적어도 한국사회에서 장모종의 고양이를 키우는 방법이라고 제한합시다)을 잘 모르시고
그저 이뻐만 하며 고양이를 키우시던 어르신들이 고양이를 잃어버리셨구요..
다른 한편에서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한 청년이
유기묘 혹은 가출묘라고 생각하고 딱한 마음에 고양이 한마리를 구조한 것이에요.
각각의 입장 모두 고양이와 식구로 사는 사람의 마음이 존재합니다.
이 충돌에서 결과는 뻔해요.
어르신들께서는 "아휴, 누가 훔쳐가서 몹쓸 꼴 당했을까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따순 방에서 배 안 곯고 돌봐줬네.. 그걸로 됐어"
구조한 청년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상처받았을까 걱정했는데, 버림받은 것도 아니고 사랑받고 있는 아이였구나. 다행이다"
이 외에 무슨 이야기가 더 나올까요.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부디 이 아이를 목걸이도 해주고 집안에서 키우는 편이 고양이에게 더 좋은 선택이라는 걸 아셨으면 더 좋을테고
마찬가지로 이 과정에서 이 청년들은 아이를 구조했을 때 발 빠르게 주인을 찾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걸 배우시면 되지요.
이게 동물키우는 마음 같아요.
무사해서 다행이다.
사랑받아서 다행이다.
원글의 덧글은요... 그저 식구로 살지 않는 자들의 말얹기에 지나지 않죠..
동물과 식구하며 살다보면요.. 사람이 참 바보스러워져요.
7년 전 집앞에서 만나 식구로 살게 된 제 자식은
"버려진 고양이"에요.
장모종의 깨끗한 아이. 곧 주인을 찾으려니 하는 마음에 아이를 보호하며 주위 동물 병원에 전화하고, 인근에 수백장의 전단지를 붙였습니다.
묘하게 다른 광고전단지들은 모두 멀쩡한데, 이 녀석의 주인찾는 전단지는 아침저녁으로 찢어지고 사라지더군요.
마치 찾지 말라는 듯.
그렇게 이 녀석은 제 식구가 되었고, 몇년을 지내며 제 자식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도 잔인한 전 주인을 미워도 했고, 원망도 했지요.
지금은 그렇습니다.
어디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요.
그 나쁜 사람이 아니었으면 이 녀석은 제 자식이 아닐테니까.
그리고 내 자식이랑 짧게나마 인연있었던 그 사람이 나쁜 삶을 사는건 그것대로 싫으니까.
그렇게 마음먹어지더이다.
그리고 이게 동물과 식구로 사는 마음이구요.
원글의 구조자분들도, 어르신들도 그럴 겁니다.
굳이 옆에서 한마디씩 얹을 필요도 없을거구요.
요 녀석이 동물과 사는 맘을 알려준 요물입니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