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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자와 포옹한 얘기
게시물ID : humorstory_4424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ymph
추천 : 16
조회수 : 3360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12/02 08:52:06
아주 옛날 옛적 일인데 어젯밤 꿈에 갑자기 그 일이 또 나타나서 써봐요.

거의 20년전쯤 재수생활을 마치고 대학생이 되서..
맨처음 생각한 일이 매번 서울에 오셔서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몇장씩 쥐어주시는 외할머니가 생각나서,
과외비 30만원을 턱하니 받은 기념으로 할머니 땡땡이 원피스도 하나 쥐어들고..
대구를 가려고 고속터미널로 향했습니다..

그 전날 친구들이랑 술도 한잔해서 조금 졸리니 오히려 잘됐다 싶어서..
빨리 버스 올라가서 잘 요량으로..
한x고속버스에 올라타서 창가자리에 앉아서 출발하기전부터 바나나 우유 하나 마시고 졸고 있는데..
출발할때가 다 되서 옆에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여자분이 탄것까지 확인하고..
정신없이 졸기 시작했습니다.

전 자리가 창가니까 옆에 민폐 안 끼치려고 차가운 창에 머리대고 자고 있는데..
옆에 계신 여자분도 조시는지 자꾸만 제 쪽으로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시더라고요 
그게 가만히 대고 있으면 상관없는데 자꾸 틱틱 치니까 저도 자꾸 잠에서 깨고 좀 거슬렸는데..
어느순간 아예 대놓고 주무시더군요..그래서 아싸리 잘됐다 이러고선..
기사도 정신으로 제 어깨를 좀 평평히 해드리고 저도 깊은 잠으로 빠졌습니다.

그 여자분이 먼저 시작한건지 제가 먼저 시작햇는지..
어느 순간에 그 여자분은 제 허리앞뒤로 팔을 둘러매고..제 배를 베개삼아 주무셨고..
전 왼쪽팔을 그 여자분 어깨를 감싸쥐고 제 머리를 그분 머리에 기대서..
(저는 분명히 자다가 분명히 착각한게 그게 여자친구인줄 알아서 그랬습니다.
 63-1이라고 여자친구랑 같이 잘 타고 다니던 시내 장거리 버스가 잇었는데 그 버스타고 자세가 항상 그랬거든요)

하여간 그러다가 제 기억으론 금강휴게소쯤이지 싶었는데..
제가 먼저 깼다가..이 아스트랄한 상황을 보고..
안 깨게 제가 먼저 팔을 스르륵 풀고 고개를 떼다가 그분도 깨셨더군요..
서로 민망해갖고 후다닥 서로 정신챙기고..(그와중에 그 여자분 머리에 제가 침도 좀 흘린거 발견)
제가 먼저 '아 저 죄송한데 정말 이상한 놈 아니고요, 여자친구랑 맨날 이 포즈로 자서 저도 모르게 그랫나봐요 죄송합니다'
연신 사과하니까 그분도 '아 저도 남자친구랑 맨날 이래 자갖고요 어제 밤샘과제 끝내고 와서 저도 그랬나봐요' 해갖고 훈훈하게 끝났어요.
금강휴게소 도착해서 제가 음료수랑 그 물티슈 하나 사갖고와서 제가 침흘렸다고 머리도 닦으라고 사과드리고..
금강휴게소부터 대구까지 안 졸고 막 둘이서 재미나게 대화하다 왔었네요..
요즘같은 시대였으면 잘못했으면 고소각이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여자분 참 이쁘고 선하게 생겨서 전화번호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당시에 여자친구가 있고 그분도 남자친구랑 그 자세로 잔다고 하니 안물어보고 빠이빠이했었네요..
ㄷㄷ여대 다니신다고 했었는데 어제꿈에 진짜 생각도 못하게 또렷한 그 얼굴로 웃어주시더라고요..


 
지금은 그 분 애가 둘은 되셧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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