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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우리나라의 곡물자급율 26.9%
게시물ID : sisa_11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뭐라하노
추천 : 7
조회수 : 3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4/11/20 18:41:30
 '우리의 밥상' 지배 초읽기에 들어간 카길  
  <화제의 신간> '식량주권' 위협하는 카길의 모든 것 
  
  현재 우리의 곡물 자급 비율은 26.9%. 그나마 쌀을 빼면 2.7%에 불과하다. 특히 가축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는 99.9%를 수입한다. 곡물뿐 아니라 육류,야채류부터 양념류,간식거리 등도 예외는 아니다. 거의 모든 먹거리를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올 연말까지 쌀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조건으로 전면 수입자유화를 할지, 아니면 기존 소비량의 4%(20만톤)로 제한한 쌀 수입량을 8~9% 수준으로 대폭 늘릴지 결정해야 한다.
  
  곡물메이저에 빼앗긴 식량주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식량의 수입 자유화가 이처럼 계속되면 우리의 농축산업은 초토화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값싸고 질좋으면서도 다양한 식품을 먹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거대한 식량 공급.유통 기업들에 의해 규격화되고 비싼 먹거리를 먹게 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식량이 무기로 사용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곡물가는 최근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브루스터 닌 지음.시대의 창 출간)은 바로 이같은 경고를 ‘카길’(Cargill)이라는 “보이지 않는 거인”(Invisible Giant)을 맞춰 제기하고 있다.
  
  국제식량 시장은 소위 ‘세계 5대 곡물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계 카길과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 프랑스의 드레퓌스, 남미의 붕게, 스위스의 앙드레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곡물 교역량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세계 농산물 생산지와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곡물을 사들이고, 이를 각국 정부와 기업에 판매해 엄청난 이윤을 거두어들이는 농업 분야의 공룡들인 것이다.
  
  이들 메이저가 손대는 것은 밀 같은 곡물만이 아니다. 씨앗에서부터 농약.살충제.가공 식품.생명공학에 이르기까지 식량과 관련된 분야 전체는 물론 선박 회사나 저장 시설까지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금융산업까지 진출해 있다.
  
  한국 수입곡물시장 60% 점유하는 카길의 정체
  
  그중에서도 세계 최대인 미국계 카길은 1998년 말 당시 세계 랭킹 2위였던 곡물 메이저 콘티넨털까지 인수해 세계 곡물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카길은 세계 72개국에 1천개가 넘는 공장을 두고 세계 각국 노동자 10만 명을 부리고 있으며 전세계 1백여 나라와 거래를 하고 있으며, 한국 수입 곡물 시장에서도 60%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식량 자급률이 30% 이하인 우리나라에서 전체 수입 곡물의 60%를 단 하나의 곡물 기업이 공급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의 밥상이 사실상 카길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지난 2001년 1월 한국에 유전자 변형 품종인 사료용 옥수수 ‘스타링크’를 ‘식용’으로 수출해 물의를 빚은 것도 카길이다. 카길은 통관 검사 과정에서 스타링크 옥수수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증명서까지 첨부했다.
  
  이처럼 카길은 전세계 나라들을 상대로 사업을 벌이며 지난해 매출액만 6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그런데 이상하고도 놀라운 것은 이같은 초대형 글로벌 기업이 비상장 개인기업이라는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교외에 본사를 둔 카길은 곡물과 오일시드(콩, 면화씨, 해바라기 등 기름을 짤 수 있는 농산물), 과일주스, 열대 일용산물과 섬유, 육류와 달걀, 소금과 석유 그리고 가축사료와 비료, 종자를 생산.유통시킨다.
  
  카길은 그 정체를 숨기는 것은 1차적으로 농업기반의 개도국들이 곡물과 사료,종자 등의 주요수요처이자 공급처이기 때문에 해당국 농민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서다.
  
  "WTO 협상은 농민농업을 기업농업으로 바꾸려는 카길 협상"
  
  그런데도 카길은 미국의 대외무역 정책에 막후 조종자라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국제무역외교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카길 최고경영자 워렌 스탤리를 대통령 직속 수출자문위원회(PEC) 위원으로 임명했다. 워렌 스탤리는 “위원회 구성원으로서 미국 식품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며, 미국 상품을 위해 해외 시장을 개방하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인도의 환경사상가인 반다나 시바는 “WTO 농업 협상은 ‘카길 협상’으로 고쳐 불러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때 카길의 당시 부회장 다닝레 암스투츠가 미국을 대표해 협상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반다나 시바는 “남반구 시장을 개방하고 ‘농민 농업’을 ‘기업 농업’으로 바꾸는 것이 카길과 농업 협정의 주요 목표다”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암스투츠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에서 보인 활약으로 지난해 3월 이라크 전쟁 직후 부시 대통령에 의해 이라크 농업재건국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공정 무역’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옥스팜의 캐빈 왓킨스 정책국장이 당시 “암스투츠에게 이라크 농업 재건 책임을 맡긴 것은 마치 사담 후세인을 인권위원회 의장에 임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비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암스투츠는 이라크 농업재건국장의 지위를 이용해 미국산 곡물을 이라크 시장에 덤핑으로 공급함으로써 이라크를 미국 곡물 회사의 안방으로 만들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삼성, 카길의 한국 대행업체로 본원적 축적
  
  농업 기업 분석가이자 비평가로 지난 15년 간 카길의 행적을 추적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카길이 어떤 방식으로 한 나라의 농업을 파괴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둬가는지, 그리고 미국정부는 그 배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1865년 미국 아이오와 주에서 창업한 카길은 곡물을 비롯해 커피. 과일. 주스. 설탕. 면화. 원유. 대마. 고무. 소금. 철강 등을 닥치는 대로 구매해 생산,가공,판매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카길이 한국에 진출한 것은 가축사료업계에 현대화 합병이 진행되던 1986년이다. 카길은 한국 남부지방의 영흥물산이라는 오래된 공장을 인수한 뒤 이 공장을 해체해 충남 지방으로 이전해 재건설했다. 1994년 카길의 한국대표부를 방문하기도 했던 저자는 “한국산업계의 3대 거물인 현대. 대우. 삼성이 미국의 ‘평화를 위한 식품’ 프로그램 덕분에 이른바 3백(白) 산업인 설탕. 밀가루. 면화의 원료를 미국으로부터 매우 싼 값에 들여와 이를 가공해 한국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는 증언을 듣는다.
  
  특히 삼성은 카길의 대행업체로 미국의 밀 수입업자와 가공업자로 선정되어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카길이 한국 곡물시장을 장악하는 과정에 차질이 빚어졌던 비화도 있다. 1988년 한국에 식용유 생산을 위한 대두 가공공장을 건설 허가를 얻지 못했는데 한국사료협회측의 증언을 빌린 저자의 말에 따르면 1988년 2월 선출된 노대우 대통령의 사돈이 동방유량(현재의 신동방) 신명수 회장이었는데 노대통령은 사돈의 사업체를 위해 당시 카길의 대두 가공업 진출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카길은 1992년에 뜻을 관철한다.
  
  카길과 미국의 '식량제국주의'의 유착 관계
  
  저자는 카길의 급성장 배경에는 미국의 ‘식량 제국주의’가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직후 몇 년간 이른바 ‘세계구제’를 위해 만든 ‘농업수출진흥법’(공법 480호)과 1985년 농업지원법, 그 뒤를 이은 수출 증진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가 카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식량제국주의적 정책은 반드시 미국 농민을 위한 것도 아니다. 미국 전체 농가의 10%에 불과한 대규모 농장이 정부 보조금의 66%를 독점했으며 . 영국에서는 전체 농장의 20%가 국가 보조금의 80%를 독식했다는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9월 중순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담에서 자결한 농민운동가 이경해씨가 생전에 수파차이 파닛팍디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에게 보낸 항의 서한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미국 농민들과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농민이 생산한 옥수수 4달러어치로 팝콘을 만들어 팔면 소비자가 사먹는 값은 1백40달러입니다. 그럼 남은 돈 1백36달러는 누가 가져갑니까. 곡물 메이저, 가공업자, 초국적 기업들 몫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이 정치권과 짜고 농산물 수입국들에 압력을 가한다고 생각하는데, 총장님의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당시 WTO 각료회의 때 모인 세계 농민들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자국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2백조원이 넘는 농업보조금 문제를 집중 성토했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의 농업 보조금 인상 정책으로 아르헨티나는 곡물 가격이 폭락하고 베트남과 태국 또한 쌀농사에서 큰 손실을 보았다. 유럽에서는 1999년에만 농부 20만명이 농사를 포기했으며 미국에서도 1980년대에만 농장 23만5천개가 문을 닫았고, 1996년과 1999년 사이 농가 소득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자살하는 농부가 늘었다.
  
  '푸드 퍼스트(Food First)’라는 별칭을 알려진 식량과발전정책연구소는 바로 이 때문에 “정부의 농업보조금이 고스란히 초국적 기업들에게 이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식량메이저의 소비자로 전락할 것인가, 식량주권을 지킬 것인가"
  
  게다가 곡물 메이저들은 인공 위성을 통해 세계 농산물 작황을 수시로 파악해, 흉작이라고 판단하는 순간 해당 곡물을 매점하고 가격을 올리는 작업에 들어간다.
  
  한국은 1980년대 냉해로 인한 쌀 흉작으로 미국 코넬 사로부터 t당 2백달러이던 쌀을 5백50달러에 사들인 경험이 있다. 일본이 1993년 흉작으로 쌀을 수입했을 때 국제 쌀 가격이 71% 급등한 것도 곡물메이저들의 매점매석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됐다.
  
  우리에게 저가 농산물로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고 있는 중국조차 식량수입국을 전락했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인도네시아.러시아.동유럽 등 식량을 자급했던 인구 과밀 국가들이 식량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월드워치 연구소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1994년부터 식량을 수입하기 시작한 중국이 앞으로 세계 식량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면 “게다가 이상 기후가 세계 곡물 시장을 흔들 것”이라며 곡물메이저들의 횡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저자는 “이제 개인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결정을 내려야할 시점이 도래했다”며 “산업화된 글로벌 식량 생산품의 소비자가 되느냐 아니면 국가별 혹은 지역별 생태학적 식량체계 안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되느냐,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다행히 저자는 “잡종 혹은 특허받은 종자의 사용을 거부하는 것, 산업적 단일 경작물(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패스트푸드의 식품)을 거부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곡물메이저의 횡포에 대한 저항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모든 유기조직의 상호의존이 중요하다는 지역공동체들이 대안으로 자리잡을 때 카길 같은 곡물메이저가 들어설 자리가 있을까”라며 희망의 메시지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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