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꺼낸 운동화가 기괴할 정도로 낡아있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으므로 음슴체.
올해 5월 1일.
다들 기억하겠지만,
원래는 노동절이라 민주노총의 노동절 기념행사만 있어왔지만,
올해 세월호 1주기 이후 정부가 아무런 변화가 없음에 항의하며
유가족분들과 함께 세월호 투쟁을 했었음.
그리고 안국역 인근에서 최루액 물대포와 싸웠었음.
아래 사진이 당시 장면임.
위 사진에서 제일 왼쪽 끝 파란 우비 입고 있는게 난데,
나는 쉽게 얘기하면 독립다큐멘터리, 혹은 1인 미디어, 뭐 그런 일을 하고 있음.
저 날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있었고,
물대포가 앞쪽의 유가족에게 집중되길래...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꿈쩍않고 자리를 지키는 유가족 분들을 찍으러 뒷걸음질로 다가가는 중임.
그 때 찍어서 편집해서 올린 영상이 이거.
당연히 최루액 흥건한 물에 발을 푹 담그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였고,
저 한 번 뿐만 아니라 계속 촬영을 했었으니...
집에 갔을 땐 신발 신고 있어도 계곡에 발 담근 기분...
(경험해본 사람은 이거 무슨 말인지 알껄)
다음 날 신발을 바로 씼어야 했으나...
우리집 세탁기는 운동화 기능이 없네.
그냥 넣고 돌려도 되나?
손빨래를 해야하나?
좀 귀찮기도 하고...
세탁기 사용설명서를 한 번 찾아볼까?
없네 홈페이지에는 있을라나?
이러면서 며칠이 지나갔고,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미천한 기억력이, 그리고 이래저래 바쁘다보니...
여름 내내 샌들 신고 다니니까
운동화는 자연스럽게 신발장 안에서 여름, 가을을 보냈음.
얼마 전 가을 내내 신던 신발을 씻고,
안 빨았는데 괜찮을까, 하며 문제의 그 운동화를 다시 꺼내 신었더니...
다행인지 따끔거리지는 않는 걸로 봐서 최루액은 다 날라간 듯.
근데, 이 신발 좀 이상함...
이게 이렇게까지 낡았었나?
그래, 애초에 좋은 신발 아녔고.
새 신도 아니었음.
신고 다닌지 2년은 넘었음.
여름엔 샌들, 겨울엔 등산화 신고 다니기 때매 봄 가을만 다른 거랑 돌리면서 2년 정도 신었음.
낡고 여기저기 튿어지기도 했음.
원래 그랬음.
근데 이 정도는 아니었음.
살짝 혐짤일 수도 있으나 신발 상태를 올려봄.
예상 가능한 경우의 수
1. 그냥 신발장 안에 오래 두어서 썪었음
-> 라는 건 왜 이 신발만?
2. 원래 이런 상태였는데 기억 못하는 거임.
-> 워낙에 나도 내 기억력을 믿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 있음. 근데 지금 하루 이틀 신고 다니면서, 뒤축 다 가라앉고 옆면도 헐렁거려서 도저히 신을 상태가 아님. 5월 1일 뛰어다닐 거 예상하고 그나마 상태 좋은 운동화를 신고 나갔었음. 원래 집회 촬영 나갈 땐 항상. 원래 이랬다면 그 날 신고 나갔을 리가 없음.
3. 최루액이 신발에 깊~게 스며들어 부식(?)시킴.
-> 심증은 이거이긴 한데. 근데 이게 가능함? 최루액 성분이 뭔지, 신발 재질이 뭔지 이런 거 1도 모르는 나는 그저 상상만 할 뿐. 이런 건 화학인가?
혹시 좀 알겠다 하시는 분은 답변 좀 부탁함.
너무 궁금해서.
어느 게시판에 올릴까 하다가 과학이기도 하고 시사이기도 하고 공포이기도 해서 그냥 자유게시판 선택했는데
게시판 성격에 안맞으면 옮길게요. 라고 해도 어디로 옮겨야하지?
덧) 판사님 저는 그저 궁금해서 올린겁니다.
선동하려거나 유언비어 퍼트리려는 의도는 1도 없으며
최루액 때문이 맞건 아니건 저는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추가행동도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