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가기 전에 글 하나만 더 쓰고 갈게요.
MMORPG 만 생각하고 쓰는 글이긴 한데, 운영 측면을 일단 배제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지금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 특히 MMORPG 쪽이 침체기인 이유는...
신선함의 부재..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게임들을 다 해본 게 아니라서 예시는 제대로 못 들어드리지만,
A 라는 게임이 PVP 로 엄청 유명세를 탑니다.
그러자 너도나도 "A 는 이제 가라!" 라던가.. "A 를 뛰어넘을 바로 그 게임!" 이런 문구 달면서
PVP 특화된 게임을 마구마구 만들어냅니다.
그때 B 라는 게임이 레이드로 엄청 유명세를 탑니다.
그러자 너도나도 "B는 이제 한물 갔다!" "B는 시작에 불과했다!" "진정한 레이드는 이것이다!" 이런 문구 달면서
레이드 특화된 게임을 마구마구 만들어냅니다.
그러자 C 라는 게임이 공성전으로 엄청 유명세를 탑니다.
그러자 너도나도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스케일의 공성전!" "그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공성전!" "전장의 용사가 되어 성을 함락아라!" 이런 문구 달면서
공성전 특화된 게임을 마구마구 만들어냅니다.
.....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반복되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PVP에 특화 되어있는 A라는 게임이 있는데,
뒤늦게 그거 보고 PVP 게임 만들자 해서 만들어낸 게임이 A 보다 재밌을까요..?
마찬가지로 B,C 는...?
"MMORPG 는 와우가 있기 전와 후로 나뉜다" 라는 말이 있을만큼
아직까지도 와우를 그대로 베낀 듯한 게임들이 나오고 있죠...
그리고 한때 와우저였던 제 친구는 말합니다.
"와우 같은 게임 할 바에야 와우를 하고 말지."
라구요....
잘나가는 게임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봤자 그건 아류작에 불과하죠.
그렇게 무수히 많은 아류작이 나왔다가 사라졌고,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겪을 만큼 겪었잖아요??
이제 생각할 건.. 신선함입니다.
새로운 거.. 새로운 것을 생각해야 해요.
개인적으로 그 새로운 것이 아키에이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운영 땜에 똥망했긴 했지만.. 게임 자체만 본다면.. 아니, 오픈베타 이전의 게임을 봐야겠군요. 그 후에 똥 패치를 많이 해서..
여튼, 게임만 본다면 기존의 MMORPG 와 확실히 다른, 신선함이 있었습니다.
전투는 더이상 게임의 전부가 아니었고,
유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었죠.
농사를 지속 싶으면 농사를, 가축을 기르고 싶으면 축산을, 낚시를 할 수도 있고
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찾아 인양작업을 할 수도 있고
그저 정처없이 산을 타고 여행을 할 수도 있고 (심지어 특정 지역에 가면 도전과제처럼 타이틀을 딸 수도 있었으니!! - 이거 제가 건의한거임 ㅋ)
배를 타고 바다를 누비며 무역을 할 수도, 해적질을 할 수도, 심지어는 무역하는 사람들의 호위를 하며 사례금을 받을 수도 있었고...
사람들을 고용해서 대단위로 농사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전투는 더이상 게임의 전부가 아니고,
컨텐츠의 일부였죠...
운영 땜에 망했지마는...
아무튼.. 전 그것이 앞으로 다가올 MMORPG 의 새로운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검은사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구요...
앞으로는 또다른 새로운 뭔가가 나와야겠죠.
아직은 그게 뭔지 짐작도 안 가지만, 또 다른 무언가가 나올 테고.. 그걸 국내 게임사들이 빨리 캐치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부분 그런 새로운 뭔가는 외국에서 많이 캐치해내더라구요..
이게 다 노땅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것만 원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여튼 개발자분들 정부가 규제하고 난리치는 마당에 고생 많으신 거 압니다.
안타깝고.. 그럽니다.
그치만 유저들이 하는 말에는 귀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여튼...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전 이만 일하러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