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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주의] 아무 생각 없이 일단 간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5일 (完)
게시물ID : humorbest_1135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당근매니아
추천 : 27
조회수 : 2556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18 14:40:21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0/10 00:32:03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꽤 일렀던 지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역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전날 한 2시 쯤 나고 그렇게 일어났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_-;





여튼 슈퍼마켓 옆에서 삿대질하고 계신 레닌 영감님하고 사진 한방.
깨장군 포즈가 참 쩔어주는 게 몇개 있긴 한데, 본인 허락을 안 받아서 못 올리겠네요.





요기가 공항철도 터미널입니다. 일반열차 터미널하고는 분리되어 있죠.
이렇게 보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전용 플랫폼에 도착하는 방식입니다.
저 게이트는 기차표를 넣으면 거기 있는 바코드를 읽고 열리는 식인데 좀 신기했어요.
아 표값은 1인당 700루블 정도 했는데, 전날인지 전전날인지 미리 예매를 해뒀었습니다.








열차 내부의 모습.
좌석은 그렇게 뭐 편하진 않습니다만, 결국 달리는 길이가 해봐야 한시간 좀 넘으니까요.
사실 이 열차 타고가면서 가장 빡쳤던 건, 무슨 30초에 한번씩 기적을 울린다는 겁니다. 뿌앙뿌앙하고 쉴 새도 없이요!

전날 잠을 못 자서 좀 자려고 하는데, 눈 감으면 뿌뿌하고 다시 눈 감으면 뿌뿌-_- 아오 진짜






깨장군이 희한한 빵하고 밀키스를 가져왔는데, 빵은 무슨 잼 같은 게 들어있고 밀키스는 메론....맛이더라구요ㅠㅠ 안머겅 미친....








공항철도 터미널 너머로 보이는 블라디보스톡 국제 공항의 모습.
연결 통로를 지나가다 보면 활주로에 소련 군용기도 기장되어 있습니다.
옆에서 밀덕 한분이 헐떡대시는 숨소리가 부담스럽더군요.










첫날에 경황이 없어서 못 찍었던 공항 내부 벽화들입니다.
이곳은 러샤밀덕의 고향 블라디보스톡입니다-_-;





사실 전 공항철도에 다 와서야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방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게 없다는 거였죠.
알바하는 학원 학생들한테 나눠주려고 러시아 과자를 사놨었는데, 이걸 호텔방에 그대로 두고 왔던 겁니다-_-;; 아오.......

할 수 없이 다시 사야하는 상황인데 남은 루블은 얼마 되지도 않고.
사진 뒤로 보이는 게 편의점이었는데, 들어가보니 가격이 엄청 싼 과자가 있었습니다.
400g에 100루블(2천원)짜리의;; 그거 초코맛하고 시나몬맛 사서 일단은 때웠어요ㅠㅠ





깨장군은 남은 루블을 완전히 털어버리기 위해 공항 내 가게에서 이런 걸 사먹었습니다. 저도 한입 얻어먹었는데...
이거 되게 맛있더라구요. 치즈하고 생선살을 메인으로 해서 만든 거 같은데 사실 먹으면서도 이게 대체 어떤 재료들을 어떻게 써서 만든 건지 감이 안 잡혔어요;;;

여튼 중요한 건 맛있었다는 겁니다.

아 맞다. 재밌는 것 중 하나가, 오로라 항공 인천행 수속 밟는 데스크 바로 옆에 동양인들이 왕창 오길래 뭔가 했었거든요.
고려항공 데스크더군요-_-; 김일성 뱃지 단 사람들이 우르르 와서 수속 밟는데 수행원이 꽤 많이 붙어있더라구요.
재밌는 건 고려항공 마크라든지 뭐 그런 알림판 같은 게 하나도 없었어요.
어차피 아는 사람만 와서 탈 게 뻔한 비행기라 그런 거였는지, 그날 그게 특별전세기 같은 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연어 샌드위치.
이것도 뭐.... 음.... 뻑뻑하더군요.
그래도 연어 자체가 첫날의 햄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촉촉한 재료다 보니ㅠㅠ 먹을만 했어요.
옆 자리 아저씨들은 남기시더라구요.





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2008년에 미국 횡단 여행해본 이후로 해외 자체를 나가본 적이 없었고, 페북 등등에서 애들이 놀러다니는 거 보면 늘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금전적 압박감을 이래저래 느끼다 보니 훌쩍하고 떠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어찌되었건 이번 여름에 싸게 잘 다녀온 여행이었습니다. 총 예산이 비행기값 등등까지 해서 80 정도 밖에 안 들었으니까요.

이제 각 잡고 시험 공부해야지요ㅠㅠ





여행 게시판은 아마 처음 글 올려보는 거 같은데, 나중에 글 올릴 일이 또 있었으면 좋겠네요'ㅂ' 요까지!







ps. 러시아여행 21줄 요약.



- 오큘러스 리프트 가져다가 장사하는 사람이 꽤 많다. 유원지에 가져다가 하기도 하고 극장 부속 오락실에 있는 것도 봤고. 일종의 입체영상 체험으로 돈 받고 보여주는 중.
- 비가 와도 사람들이 우산을 안 씀. 이슬비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장대비가 내리는데 애고 어른이고 할매고 걍 맞고 다님. 우산이 없어서 안 쓰는 것도 아니고 들고 있는데 안 씀. 뭐야 대체....
-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먹으면 이쑤시개를 같이 준다.
- 차가 완전 보행자 중심 문화라 진짜 잘 멈춰준다. 사실 한국이 후진국인 걸지도...
- 근데 동시에 차들 상태는 완전 개판. 범퍼 떨어지고, 차 하단부 부식되서 날근거리고, 등 안 들어오고 하는데 걍 운행한다. 미침.
- 일본 중고차가 도로의 90퍼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전 주인들이 붙여놓은 스티커 같은 거 안 뗀다 정말. 니시카와 수산 트럭이 블라디보스톡을 질주해욧!
- 저런 상태 안 좋은 차들과 중고 트럭, 중고 버스가 도심을 질주하다 보니 매연은 진짜 심각함. 그냥 도시 들어가서부터 나오는 날까지 항시 매연에 쩌들어 살았다. 지나가는 차들 20대 중 한대 꼴로 진짜 시커먼 연기가...
- 러씨아의 가로등은 완전 앞이 안 보일 때까지는 켜지지 않아 boy.
- 사람들이 안 웃는다...... 진짜 안 웃는다.... 터미네이터가 사는 동네다...... 해변공원이라고 나름 그 도시에서 유원지 같은 곳에 갔는데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죄다 무표정..... 이러지 마세여ㅠㅠㅠㅠㅠㅠ 러시아에서 미소로 접객하는 건 비행기에서 내리면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러시아어 스티커 같은 것도 없이 걍 한글 직수입판 가공식품이나 굴소스 같은 게 열심히 팔리는 중. 이렇게 한글 자주 접하시는 분들이 왜 한글은 모르시죠.
- 수영을 존나 좋아한다 진짜. 지금 한국 해수욕장 다 닫았을 시점에도 수영하고, 수영하지 말라고 팻말 붙어있는데 개무시하고 수영하고, 심지어는 밤 10시에 앞도 안 보이는데 수영하고 있음.
- 가게는 꽤 일찍 닫는 편. 어찌되었건 노동 계급 독재였던 나라답게 노동권 보장은 한국보다 낫다고 한당.
- 맥주가! 1리터 캔이! 존재하고! 그게! 2천원! 만원이면 맥주가 5000cc!!
- 술전문점이 주택가에 있는데! 엔간한 동네 마트 사이즈에! 보드카 종류만 수십 종!
- 가벼운 식사를 하고 싶어서 '레스토랑' 간판 찾으려고 들면 밥 못 먹는다. '카페'가 사실상 차 마시고 엔간한 식사 하는 곳으로 통용되는 듯.
-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에서는 왼쪽 종아리 뒷편에 문신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그 부위 아니더라도 문신을 짱짱 많이 합니당.
- 은행 브랜드가 이상할 정도로 다양해서 이름 같은 은행을 찾아보기가 힘들 지경.
- 영어는 걍 안 통한다고 보는 게 속편할 듯. 각종 표지판에도 영어 병기된 경우가 잘 없고, 영어가 통하는 곳은 중고급 호텔 프론트나 공항 직원들 정도.
- 꼬마애들이 공공장소에서 소리 지르고 울고 하는 것에 대해 부모도 관심이 없고, 주변 사람들도 관심이 없당.
- 과일가게하고 꽃가게가 이상할 정도로 많다. 특히 24시간 여는 꽃집도 희한할 정도로 많은데, 이 양반들 뭐 밤에 센티해지면 나와서 꽃다발 사가나 싶을 정도.
- 더빙 퀄리티가 완전 극과 극을 달린다. TV에서 해주는 거 보면 어떤 건 영화 내의 전자제품 스크린까지 키릴로 바꿔놓은 정도로 지극정성이고, 어떤 건 원래 음성을 볼륨 줄여놓고 그냥 그 위에 그대로 더빙-_- 했는데 심지어 연기를 안함. 걍 자막을 읽어주는 개념이라고 해야 하나.
- TV 영화 크레딧을 끝까지 보여줍니다. 단 5초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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