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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주의] 아무 생각 없이 일단 간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일/2일
게시물ID : humorbest_11358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당근매니아
추천 : 26
조회수 : 3716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18 16:22: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0/09 23:33:38

일전에 좀 쓰다가 컴퓨터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통째로 날려 먹었는데, 이런저런 일까지 겹치니 다시 쓰기까지 진짜 오래 걸렸네요. 일단 가봅시다-_-

 

여행지 : 블라디보스톡

일자 : 15.08.20-24(45)

일행 : 홍당매, 박카모

 

애초에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애하는 박카모 씨의 변덕이었다고 해둡시다. 원래 해수욕 할래!’ 하고 4일 뒤에 오키나와로 날아가고 하던 인간이라 이번엔 오히려 텀을 꽤 두고 여유 있게 준비했네요. 서울에 야구팀이 몇 개 있는지는 몰라도 모스크바 축구팀 숫자는 꿰고 있는 인간인지라 언제 한번 러시아를 가긴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뭐 올해 여름도 해외 안 나가고 날리기는 싫어서 끼겠다고 했지요. 덕분에 비행기, 숙박 기타 코스 짜는 것까지 박카모에게 맡기고 전 개꿀`핫핫핫

 

 

여튼 갑니다.

 

1일차.

 

 

 

 

1시 반 즈음 비행기였던지라 점심을 먹고 타야할지 아닐지 애매하더군요. 그래서 일단은 와퍼를 흡입-_- 와퍼꿀맛존맛 개비쌈-_-

이런 프랜차이즈 버거집 중 확실히 버거킹이 제일 맛있는데 집 주변에 없어요.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다 있는데 버거킹이 없어요-_- 인천공항역엔 있었어요-_- 근데 할인쿠폰이 안되요

 

 


 

 

수속은 빠른 생략.

 

인천공항에서 외국행 비행기 타본 게 생각해보니 근 7년만이더라구요. 2008년 미국 여행이 마지막이었던 거 같으니... 제대하자마자 여권은 5년짜리로 만들어놨었는데 도장은 이번에 처음 찍었습니다. 확실히 외국 나가는 게 가까운 동네 나가면 그렇게 돈이 엄청 드는 것도 아닌데, 마음의 여유가 문제에요.

 

비행기는 러시아 오로라 항공을 탔습니다. 땅콩항공 등은 북한 상공을 못 날아가지만 얘들이 수교국이라 지나다니는 모양이더라구요. 비행시간도 좀 짧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사실 고작해야 2시간짜리 비행이긴 합니다. 시차는 한 시간 있기 때문에 갈때는 3시간 올때는 1시간 비행이 되는 셈.

 

 

 


 

 

 

비행시간이 별로 길지 않은 탓인지 오로라 항공이 원래 그런지, 기내식은 간소합니다. 치즈, , 빵 세 장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빅맥 스타일 샌드위치였는데 문제는 소스가 읎어요-_- 물기가 읎어요...

같이 준 사과 쥬스를 윤활제 삼아서 꾸역꾸역 먹었는데 꽤 뻑뻑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 기내식 나오는 거 남겨본 역사가 없는데 옆에서는 안 먹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나름 창가 자리고 해서 밖을 보면 북한을 내려다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습니다만, 위치도 모르겠고 구름도 많아서 fail.

 

 

 

 

드디어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

 

! 러시아에 도착했으면 이제 안녕!’ 이라고 외치고 공항을 떠나가면 됩니다!

뭐에 대해 안녕이냐구요? 뭐긴 뭐에요 미소가 넘치는 접객에게 안녕하는 거지!

스튜어디스를 마지막으로, 당신들을 웃으며 맞이해줄 사람들은 이제 없어요! 하하!

러시아는 그런 동네라구요!

 

이 부분은 나중에 좀 더 얘기를 해보죠.

 

 



 

공항이 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진입은 다른 교통편이 더 필요합니다. 사실, 가면 뭐라도 있지 않겠나 하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갔는데... 주변이 뭐 그냥 깡촌 분위기더군요.

다행히 버스 정류장을 찾아서 타긴 했습니다. 말이 버스지 그냥 12인승 승합차에요[...]

한국인 관광객 몇 팀과 현지인 몇 명이 꽉 차서 갔는데, 전 노어라고는 한마디도 못하는지라 그냥 짜져 있었습니다. 전날에 워낙 잠을 못 자고 갔던 지라 비행기 안에서나 버스 안에서나 선잠만 잤으요.

 

창 밖 풍경을 보면 되게 뭔가 묘한 느낌이 드는데, 주변 풍경이나 지형이 한국 교외나 시골 동네하고 비슷하면서 미묘하게 달라요. 기후 때문에 비슷한 식물들이 자라고 풍광도 비슷한데 건축 스타일이나 동네 분위기, 인종은 다르다 보니 거기서 생기는 위화감이 진짜 희한합니다.

CG 쪽에서 불쾌한 골짜기 얘기 같은 얘기가 있는데 이 동네 풍경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었어요.

 

물론 창밖으로 지나가는 건축물들을 보면 아 여기가 러시아구나싶은 것들이 즐비합니다. 전투기 세워놓은 것뿐만 아니라 당장이라도 쓰러질 거 같은 기묘한 구조의 전신주들 때문에-_-...

 

 

 

 

여튼 시내에 들어와서 숙소를 찾아가는데, 익숙한 양반이 하나 있습니다?

전 저게 누군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기다가 대고 거수경례하고 한 건 절대 제가 아닙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사진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전시관 같은 게 아니라 슈퍼마켓-_-이더군요. 그걸 모르고 헤매고 다니고 으으....

 

 

 

 

숙소에 대강 짐을 풀고 좀 가까운 관광지인 해변공원을 찾아갑니다. 가는 길엔 꽤나 포스트아포칼립스틱한 모습들이 널려 있습니다?

 

 

 

 

이런 거......라든지

 

 

 

 

이런 거.....라든지

 

 

 

또는 뭐 이런 거..... 라든지........... 라오어잖아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콜옵하면서 으앙 체르노빌 넘흐넘흐 분위기 무서워여!’했는데, 이건 뭐 체르노빌은 원래 그런 동네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사람 레이어만 방사능으로 제거한 게 아닐까 싶은 뭐 그런 기분이 듭니다.

14년 초반 러시아 경제 위기가 오면서 공사가 중단된 건물도 꽤 많고, 소련 붕괴 후의 피폐한 건물들이 아직도 리모델링이 안된 것들도 있고 해서....

 

아 그리고 그냥 사람들이 도시미관을 가꾼다든지 풀을 어떻게 좀 다듬는다든지 하는 거에 관심이 없는 거 같......

 

 

 

 

여튼 도착했다고 끗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이 사람들 8월 말 그 북쪽 동네에서 해수욕하고 있어요-_-... 건장한 양반들만 하는 게 아니라 할머니에 애들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해수욕은 나중에도 또 보게 됩니다. 기대하시길.

 

근데 뭐 사실 해변공원이 왜 무서웠는가 하는 건, 해수욕하고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무서운 건 사진으로 찍지 못한 길거리였거든요. 여기가 어찌되었건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족 단위로 마실 나올 만한 몇 안 되는 곳이고, 그냥 시골 중소도시 축제 등에서 볼 수 있는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관람차라든지, 꼬마들 탈만한 놀이기구, 공기 튜브로 만든 어트랙션, 불쌍한 조랑말들ㅠㅠ 같은.... 물론 색감이 전체적으로 구려서 영 좀 촌스러운 풍경이긴 합니다. 재밌는 건, 길거리에 모니터하고 오큘러스 리프트 가져다 놓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여튼 간에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이 되어야 하는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표정이에요-_- 다 이러고 있어요-_- 가족끼리 와서 애하고 어른하고 다들 -_-이러고 있어요 세상에.

 

이건 직접 봐야 압니다. 효도르가 귀요미로 보이는 얼굴을 한 아재들이 가족들을 이끌고 수두룩한 상황에서 그 덩치의 가족들이 죄다 -_- 이러고 있다구요. 이건 마치 내가 뭐라도 잘못한 건가 하는 기분을 들게 하는 그런....

 

그 모습들을 보면서 박카모 씨는 같이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ㅠㅠ

 

 

 



 

 

 

그런 해변공원을 떠나 시내 쪽으로 슬쩍 들어와 봅니다. 나름 이 동네 가장 번화한 유흥가인 모양인데 거리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요. 사진으로 보이는 딱 저런 분위기입니다. 여행 기간 내내 어째 날씨가 계속 안 좋았는데, 그나마 첫날은 비가 안와서 저 정도입니다.

 

뭐하는 집인진 몰라도 동대문 이라는 상호가 보이길래 찰칵. 옷 가게였던 거 같네요. 간판 뒤를 자세히 보시면 미국 코믹스 전문점이 살짝 보입니다.

 

 

 

 

 

 

그러저러해서 어디를 갔는가 하면 클로버하우스라는 백화점입니다.

블라디보스톡 시내에서는 가장 큰 상점이고, 바로 앞에 복잡한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있기도 하지요. 지하는 식품매장, 지상은 거의 옷집인데 러시아가 원래 공산품 쪽이 그다지 발달해있지 못한 탓에 살 건 그냥 그렇습니다.

물론 식료품은 되게 싸요. 수박도 1킬로그램에 600원 수준이었고... 특이한 점이라면 생선 생물을 거의 안 판다는 겁니다. 대부분 반건조 상태로 팔고, 고기도 햄이나 소세지를 주로 팝니다.

 

여기서는 일단 빵과 치즈, 캐비어를 샀습니다. 물론 철갑상어는 아니고-_- 럼피시 캐비어라는 물건이더군요. 아주 쌉니다. 병 하나에 1500원 정도 했었나. 사진은 조금 뒤에... 크바스라는 러시아 음료도 사봤는데 이건 그냥 뭐 음... 쌍화차 맛이 납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빵을 구운 뒤 그걸 다시 설탕과 해서 발효시킨 음료더군요. 대강 식혜 같은 포지션인 듯.

그리고 다른 것도 샀는데 뭘 샀는가 하면....

 

 


 

 

1일 차의 하이라이트.

 

또쉬롹!! 또쉬롹!! 또쉬롹!!

안현수가 선전하는 또시롹을 종류별로 사왔으요!

 

닭고기맛 소고기맛 돼지고기맛에 이어서 무슨 버섯맛까지 있습니다!

야식으로 일단 킵해놓습니다.

 

 

 


 

 

 

사실 저녁으로는 러시아요리를 먹고 싶었는데, 앱에서 봐뒀던 집을 찾아가보니 어째 장사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아예 망한 건지 아니면 그날 쉬는 건지는 러시아어를 못해서 모르겠고-_-; 안 그래도 장사 안 될 거 같은 주택가 한 가운데에 뜬금없이 있는 그 집을 두고, 일단은 밥을 챙겨먹어야 하니 숙소 바로 앞 가게에 들렀습니다.

이름이 뭐였더라...... Brothers on the Grill 인가.... 대체 형제를 왜 굽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깨모는 스파게티, 저는 연어와 가니쉬를 선택해 먹습니다. 이게 서빙에 별로 관심이 없구나 싶었던 것이, 음료랑 스파게티랑 연어가 다 따로 나왔어요. 텀이 어느 정도 있고 뭐 그런 수준이 아니라 음료를 아껴서 다 빨아먹고 나자 스파게티가 나오고, 스파게티를 다 먹자 연어가 나오는 그런 수준.

덕분에 전 스파게티 먹는 걸 다 구경하고, 깨장군은 제가 연어 먹는 걸 관람하는 그런 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 거기다가 이후에 다른 가게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한 건데, 접시를 다 비우는 순간 정말 쏜살같이 튀어 와서 접시를 회수해 갑니다. 커피 잔이고 음식그릇이고 뭐든지 간에[...]

 

맛은 그냥 쏘쏘. 키우는 토양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야채 향이 좀 다르더군요. 찌기 전에 초를 좀 뿌렸나 싶기도 하고.

식료가 한국에 비해 꽤 싼 것에 반해 음식 값은 그렇게까지 저렴하지 않습니다. 역시 이런 부분은 유럽이구나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밥을 먹었으니 이제는...........

 

 

 


 

 

술을 사야지요`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알콜전문점이 있는데 보드카 코너 절반만 해도 저 수준!

거의 20리터는 되어 보이는 슈퍼뚱땡이병으로 양주가 우르르 줄을 서있고!

 

 

 

 

 

1L 짜리 발티카가 꼴랑 100루블(2천원)인 곳!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지상낙원인 것입니다 여러분!!

 

 

 

 

 

여기다가 아까 사놓은 또쉬락 버섯맛과 돼지고기맛을 끓여서!

케이블에서 해주는 007 카지노로얄(러시아어 더빙)과 컨택트(역시나 더빙)를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는데 이게 마셔도 마셔도 줄질 않는다 이겁니다! 캬아!

발티카아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까지 1일차!






2일차.........................는 늦잠으로 시작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원래 4~5시에 잠들고 12~1시에 일어나는 삶을 살았는걸요;; 갑자기 정상 생활이라니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욧!!

 

은 어찌되었건 우리 친애하는 깨선생은 절 버려놓고 모닝 산책을 다녀오셨습니다. 그 와중에 자는 절 놓고 도촬짓-_-을 하는 깜찍함까지.... .....

 

 

 

 

여튼 간에 여행 기간 동안 러시아-중국 합동 해군 훈련 같은 거라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블라디보스톡은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항구도시고, 군사항으로서의 역할도 같이 하는데(--!!), 중국 해군 쪽 장병들을 시내에서 꽤 자주 봤습니다. 머리가 짧고 옷이 촌스러우면.... 읍읍!!

 

시간이 좀 지났다 보니 헷갈리는데 밝은 하늘색 함선이 중국군, 어두운 쪽이 러시아군 뭐 그랬던 거 같네요! 틀리면 말구.

 

사진에서도 보이다시피 이 날은 비가 계에에에에속 왔습니다. 추적추적 계에에에에속 왔어요. 젠장할. 어쩌다보니 자주 신고 다니던 구두를 신고 가고, 짐 된다고 샌들을 배낭에서 빼버렸지 뭡니까. 제에에에엔장할. 그 구두 앞창이 살짝 접착제가 뜯어져서 비가 샌다는 걸 까먹었었지 뭡니까. 제에에에에에에에엔자아아아앙할!!!!

 

생각해보면 그걸 기억할 수가 없어요. 전 요새 비 오는 날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걸요^-‘)> 이불 밖은 넘 무셔웡!!

 

 

 

 

어찌 되었건 점심은 해변 공원 근처에 있는 러시아 토종 햄버거 브랜드 로열버거로 시작했습니다. 세부메뉴는 어... 뭐였더라... 기억 안나요.

여튼 간에 뭐 그냥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버거 하나씩 시키고 감자 튀김은 하나만 시켰는데 이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감자가 정말 어지간히 맛이 없었거든요.....ㅠㅠ .....

 

 

 

 

재밌는 건 러시아 햄버거 집들이 꼭 이렇게 이쑤시개를 같이 주더라는 겁니다. 이게 감자튀김 용인지 이 쑤시는 본래 용도에 충실한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쑤시개 정도로는 해결이 안 되는 치아 구조인지라 치실을 늘 지참하고 다녀서... 하하

 

점심을 먹은 뒤에는 바로 근처에 있는 해변포대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해변에 공원 자리다 -> 경치가 좋고 탁 트인 바다가 보인다 -> 해당 해역이 잘 내려다 보이는 위치다 -> 방어의 요충지다 -> 해안 포대를 설치한다 -> 쓸모가 없어진 시점에서 박물관으로 써먹는다.

 

해안포대의 벙커를 싹 정리하고 박물관으로 만들어놨는데, 사실 중점은 내부의 전시품들이 아니라 외부에 널려있는 폐무기들입니다. 전 이거 잘 몰라요! 모델명도 뭣도 몰라욧! 용도도 몰라욧! 갑니다 밀덕 타임!!!

 

 



 

 

그러고 보면 러시아 내에서 소련, 그러니까 CCCP 시절에 대한 향수가 꽤 심한 것 같더군요. 어찌되었건 세계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2세계의 수장을 지냈던 시절이라 그런 것인지. 사진처럼 박물관 내에도 CCCP기가 걸려있고 뭐 그런 수준입니다. 티셔츠나 모자 같은 걸 입고 다니는 양반들도 심심찮게 보였고.

 

깨장군(2015년 러시아 승전기념일 서울 행사 참가 경력 , 승전 기념일 기념 리본 보유자)의 말에 따르면 국경일 중 소련 해체 후 분리 독립한 기념인 러시아의 날이 인기 없는 공휴일일 만 해 보입니다.

 

 

 

 

정교회 성당과 군인 등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건립된 동상....인데 아무래도 군사항으로 쓰이고 했던 탓인지 이런 게 꽤 많아요 확실히. 그리고 이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들이 나옵니다.

 

 

 

 

요런 걸 보고 오호 신기하다하면서 걷다가 문득 차도 쪽을 내려다 보았는데......

 

 

 

 

아이고 미친 이게 뭐야 대체`ㅂㅠ 찻길하고 인도 사이 배수구 뚜껑을 열어놨어요 미친. 뚜껑이 원래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데 일부러 열어놨다 이겁니다. 비 와서 잘 보이지도 않을 건데... 거기다 저런 게 한둘도 아니고 저 거리 내내 저렇게 뚜껑이 열려 있어요. 이게 무슨 동네 2차선 도로도 아니고 하...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중앙 광장은 장이 열리는 날이었는지,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데도 트럭과 노점으로 가득 차 있더군요. 뭐라도 좀 사먹어 볼까 하긴 했는데 대개가 푸성귀나 가공육류, 꽃 같은 것들이라 그 자리에서 먹기 어려운 것들이더군요. 과자하고 빵을 파는 노점상이 있긴 했는데 그건 또 비가 이렇게 내려대니 눅눅해져 있을 게 뻔해 보여서-_-; 포기...

하지만 그 시장을 벗어나 잠수함을 향해 걷다가, 우린 이런 걸 발견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니 시발..... 아니 대체 왜 이러는 건데.............ㅠㅠ

예전에 불곰국 아재들이 슬리퍼 쪼가리 위에 콘센트 꽂아놓고 풀장에 띄워놓고 노는 사진이 있었는데, 전 그게 당연히 연출샷일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아니었다 이겁니다... 저렇게 되어 있는데 주변의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요. 딴 나라에서 온 사내 놈 둘만 림저ㅏㅣ;러 이게 뭐야하는데 아무도 왜 그러는지 알아보려 하지 않아요....

슬라브 놈들을 이길 수가 업ㅠㅠㅠ

 

 

 

 

... 어찌되었건 뒤돌아서 내려가는 길엔 이런 간이 화장실이 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사실 시내 곳곳에 이런 게 배치되어 있는데, 유럽 쪽 다녀보신 분들은 예상을 하시겠지만 당연히 유료입니다. 한번 이용에 15루블(300원 정도) 즈음으로 기억하니 뭐... 유럽보다는 싼 편이지 싶어요. 가장 왼쪽 칸 문이 열려 있는 게 보일 텐데, 저기가 관리하는 양반들의 대기소이자 사무실이자 뭐 그런 모양이더군요. 책상 같은 걸 들여놓고 개조해놨습니다. 중년 여성이나 할머니들 용돈벌이인가 싶었습니다.

 

 

 

 

그런 뒤에 잠수함 박물관에 갔었는데 음. 실제로 2차 대전 때 썼던 물건을 들어 올리고, 그 안을 박물관으로 꾸민 녀석입니다. 꽤 신기해요. 문제는 격벽이 그대로 있어서 관을 넘어갈 때 영화에서 보던 그 동그란 격벽문을 통과해 가야 한다는 것 정도. 잠수함에서 몇 개월 살면 진짜 정신병 걸리겠다 싶더라구요.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닙니다. 어메이-징 러씨아가 제일 중요하죠. 하하!

저 버스는 대체 정체가 뭔지도 모르겠고 왜 박살났는지도 모르겠고 저 안에 왜 사람들이 들어가 앉아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시내 한복판이라구요! 난 몰라 여기서 빠져 나가고 싶다고ㅠㅠㅠㅠㅠ

 

 

 

 

그리고는 돌아와서 요런 간식을 좀 챙겨먹었습니다. 치즈도 그렇고 캐비어도 그렇고 흔히 우리가 한국서 먹는 물건보다는 신 맛이 특정적이더군요. 위의 사진들에도 계속 나오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게 멈추질 않았고, 일단 좀 양말 좀 갈아 신고 몸 좀 말리고 한 뒤에 밥을 먹으러 갑니당.

 

 

 

 

호텔 근처 러시아 식당인 노스탤지어에서 한컷. 여기가 생각보다 꽤 괜찮았습니다. 의외로 시내에서 러시아 가정식 같은 걸 하는 짓이 잘 없고, 대개가 스파게티나 스테이크 하는 집들, 혹은 스시집 같은 류였는데 여기는 원래 여행 갈 때 바랐던 류의 러시아 음식을 하더라구요. 보르시치, 감자버섯볶음, 노스탤지어 롤 등을 시켜서 우걱우걱. 롤이 꽤나 괜찮았습니다. 거기다 빵도 리필해줬어요

재밌는 건 옆 테이블에서 애 하나가 징징거리고 난동을 부려대는데, 식당 주인이든 다른 테이블 사람이든, 심지어는 그 애 부모도 신경을 안 쓰더군요. 제풀이 지쳐 쓰러지는 쪽을 선호하는 건진 잘 모르겠습니다-_-;

 

 

 

 

그리고 하루를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꼬레아발 뉴스. 러시아 TV에서도 엄청 길게 다루고 뭐... 깨장군과 저는 러시아에서 그대로 정착할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왜냐면 또쉬락이 맛있으니까`‘!! 하하!!

소세지는 따로 사다 넣은 건데, 마요네즈는 별첨 스프마냥 들어있는 게 있더라구요. 뭐였지... 또쉬락 프리미엄인가 하는 제품에 소형팩 마요네즈가 들어 있었을 겁니다. 왠 마요네즈인가 하시는 분들이 계실 건데, 러시아 사람들 마요네즈 사랑이 쩐다고 하더라구요. 심하면 통으로 가져다 놓고 퍼먹는다고... 또쉬락에도 마요네즈 넣어 먹는 게 보편화 되어 있는 탓에 저런 조합도 나오는 듯 합니다.

이 날 밤엔 다크나이트(!!) 러시아어 더빙판을 보고 잠들게 됩니다. 러시아어로 광소하는 조커 미친 개무서워요... 동영상도 찍어놨는데 올려도 될지 모르겠어서 일단 생략하는데, 진짜 개무서움.

 

 

 

 

 

 

이렇게 2일차도 뜬금없이 겁나 잘 나온 사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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