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말장난을 좋아한다.
'내부자들'을 보기 전에 친구에게 물었다.
나 : '내부자들'의 영어제목이 혹시
'my rich people'이냐?
친구 : 뭔 소리야?
나 : 나의 부자들~ 내 부자들 ^-^
친구 : 대꾸하고 싶지 않은 개그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나 : 끌어다붙이면
'my rich people'이란 제목이 말이 안 되진 않네?
친구 : 그러게.
2.
기업인은 돈 부자,
정치인은 권력 부자,
언론인은 여론 부자.
어느 한 명을 기준으로 보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부자들'인 것이다.
감독님이 제목 지으실 때,
중의적 표현을 염두에 두신 걸까.
3.
어제 12/5 은 내가 '내부자들'을 본 날이고,
'2차 민중 총궐기'가 있던 날이며,
지하철에서 본 할머니로부터 "데모하는 간첩새끼들은 죄다 모아서 죽여버려야 해" 라는 말을 들은 날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우리 국민들은 개,돼지 같아서,
그들의 더러운 커넥션을 - 이미 카르텔로 고착화된 고리를 - 끊지 못할 거라고 예상한다면
궐기 참여자분들을 맥빠지게 하는 일일까.
4.
나는 지옥불반도의 불구덩이에서 다른 개,돼지들과 익어가는 중이다.
그래도 나는, 내가 요리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그래서 불을 끄려는 천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그런 개,돼지다.
익어가는 앞발로 천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개,돼지다.
그런데... 결국 그냥 개,돼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