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라 사시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의 카톡을 그대로 올린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__)
친구가 오유 아이디가 없어서 제가 대신 올리겠습니다. (허락은 받았습니다!)
글이 길고, 사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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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읽고 화가 난 '로스쿨의 진실'
이런 글이 올라왔고, 곧 이어 판에도 2탄 해서 올라왔었습니다.
(출처 참조)
그 판글에 달린 댓글은 이러했습니다.
주로 베스트 댓글은 글쓴이의 편을 들어주거나 힘내라는 댓글이었고, 추천과 반대를 받은 글은 글쓴이를 비판하는 댓글이었죠.
그리고 아래 글은 이 글을 읽은 제 친구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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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로스쿨의 진실이라는 글을 보고 사시치는 고시생의 입장도 밝혀보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이제 이제 2학년입니다. 사시를 치기위해 법학전공과목 35학점을 채우고 1번 밖에 안남은 시험에 도전해봅니다.
왜 로스쿨 안가고 도박을 하려고하냐는 분들, 제 주변에도 많습니다. 이유는 저희집은 평범하디 평범한 집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로스쿨 학비 부담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큰 액수의 학비를 내고 로스쿨을 졸업해도 제게 남는건
변호사시험합격시 쥐어주는 변호사자격증이라는 것과 고학력 백수가 될 위험성입니다.
로스쿨의 취지를 아십니까? 법조계를 스카이 출신의 동창회가 되게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양한 전공을 가진 변호사양성,
대다수의 국민들이 부담없이 변호사를,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스카이 로스쿨 출신이 아니면 취직하기조차 힘듭니다. 스카이 로스쿨을 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조건에는 학점, 토익성적, 리트시험, 스펙, 그리고 암묵적인 학벌이 있습니다.
물론 아예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지방대학 또는 이름 없는 대학 출신은 좋은 로스쿨에 가는 것이 힘듭니다.
변호사들에게 대기업이라고 불릴 곳은 대형로펌입니다. 요즘 스카이출신도 대기업 취직이 힘들다지요? 변호사도 다를바가 없습니다.
대형로펌 다음은 국선변호사 시험이 있습니다. 너목들 보셨나요?
드라마라서 과장된 것이 아니라 정말 국선변호사시험치는데 그만큼, 그 이상의 경쟁률을 보입니다. 이것마저 안된 변호사들은요?
그나마 전공살려 취직하면 잘 한 경우입니다. 사무소를 차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가 이제 막 졸업해서 자격증에 잉크도 안 마른 변호사를 믿고 민사소송, 형사소송을 맡길 수 있을까요? 그 많은 돈을 내고서요.
이건 단지 로스쿨 출신뿐만 아니라 사시출신 변호사에게도 같은 문제입니다.
장황하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단지 로스쿨학비가 비싸서 못갑니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섭니다.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의 법과는 사정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법은 소송을 굳이 하지않아도 결과를 추측할 수 있는 대륙법계 법입니다. 독일법과 같은 계통으로,
소송을 해봐야 결과를 알수있는 영미법계 법과는 다릅니다. 때문에 체계부터가 많은 변호사를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단지 돈이 무서워서 못 가는게 아닙니다. 그 뒤의 상황도 무섭기 때문에 못가는 겁니다.
일본이 병행했다가 로스쿨을 폐지했다고 쓰셨습니다. 일본 또한 대륙법계 법체계를 가진 나라로 변호사 수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번 남은 사법시험이라도 쳐보겠다고 다들 법학과에 옵니다.
사법시험이라는 게 나만 열심히 하면 굳이 신림동이나 노량진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필요한 부분은 강의 사서 들으면서 공부만 죽어라해서
시험 3차까지 잘보면 합격하는 제도 아니겠습니까? 집에 괜한 걱정이나 폐 끼치고 싶지 않고,
3년이나 대학원 다닐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겐 정말 필요한 제도입니다.
로스쿨은 사시와 함께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이 제도들이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라면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지금 로스쿨 출신은 2류 법조인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사시가 폐지되야할 이유인가요? 단지 누군가가 2류 취급을 받기 때문에?
그렇다면 돈 없고 스펙 쌓을 길 없고 빽도 없이 가진거라곤 '나만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길이 있겠지' 하는 패기 밖에 없는 사람들은
그저 바라만보다 결국 법조인을 포기해야하나요? 누군가의 앞날을 위해 누군가의 권리가 짖밟히는 일이 맞는 일인가요?
저는 지금 로스쿨이 이렇게 2류취급을 받는 것은 초창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식 속에 사시에 합격한 사람들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일 겁니다. 오랫동안 그래왔기 때문이지요.
수제들이 치는 시험이었고, 적어도 국가시험이라는 타이틀 아래 공정했고 잡음이 있던 곳들은 오래동안 해오면서 고쳐나갔기 때문에
사법시험은 굉장한 국가고시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로스쿨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잡음이 들려오는 시기가 지금인게 당연한 것입니다.
서로 맞지 않는 톱니바퀴를 맞추지 않고 하나를 빼버린다면 그 기계는 멈추고 맙니다.
지금은 서로 맞출때이지 하나를 버리기엔 시기상조인 때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단지 로스쿨이 폐지되고 사시만 존치되길 원하는게 아닙니다.
이미 들어온 정책이고, 학생들도 다니고 있고 나름의 장점이 있는 로스쿨 제도를 없애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대학도 정시제도 수시제도가 있는데, 법조인이 되는 방법도 그 길을 나누고자 하는 겁니다.
돈 없고 지방살면 스펙은 어떻게 쌓습니까. (대학졸업도 안한 학생들을 스펙쌓기용으로 받아주는 로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공익변호사단체입니다만 지방엔 거의 없습니다.)
지금 사시가 정치적 미끼인거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같은 학생들에겐 과거고, 현재고, 미래고, 꿈이고, 20년간을 바라본 진로입니다.
마냥 한쪽의 입장만 보지마시고 양쪽모두를 봐주십시오.
사시도 돈 많이 든다고 하시는 분들, 저는 학원에 안다녀서 모르겠지만 강의비 시험전과목 다 합쳐서 200 정도 듭니다.
법대가 사시를 위한 학원이 된다는 분들, 로스쿨을 보내기 위한 학원은 아닐 것 같으신지요?
학비 장학금 받으면 된다고 하시는 분들, 대학장학금만큼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장학금의 폭이 대폭 줄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스쿨도 사법시험도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합니다.
몇 명이 금수저다 법조귀족이다하며 물흐리는 것뿐입니다. 모두를 그렇게 바라보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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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로스쿨이니, 사시니 뭐가 옳고 그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이쪽 학생들도, 저쪽 학생들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 쪽으로 의견이 치우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친구가 사시 공부를 하고 있다 해서 로스쿨을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제 친구 역시 로스쿨, 사시 준비하는 학생들 모두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께 사시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런 생각이다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대신 전하게 됐습니다.
그러니 악플은 최대한 삼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한 것 같아도 여린 친구라서 악플이 달린다면 이 글을 보여주지 못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