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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스쿨생입니다.
게시물ID : sisa_6312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쵸킴
추천 : 3/4
조회수 : 899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5/12/07 02: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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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스쿨 생입니다.

요즘 사법고시 vs 로스쿨이란 주제로 많은 논쟁이 있죠? 제 과거 기록을 눌러보면 아시겠지만 로스쿨생이고 로스쿨 댓글을 많이 썻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법고시, 로스쿨 두개가 뭐가 좋고 나쁘냐를 떠나서 그냥 제 이야기만 해볼까 합니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작성해서 보기에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전 사법고시를 약 3년간 준비했습니다. 2년은 학부생활과 동시에 하였고 1년은 휴학을 해서 독서실을 다녔습니다.
가정형편은 좋은 편이아닙니다. 그래도 나름 공부는 잘해서 고등학교 내내 장학금받고 다녔습니다. 급식비를 지원받아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것은 않은것은 아니었지만 매달 내는 급식비를 제때 낸적은 거의없는 것 같습니다.

어쨋든 대학에 입학하고 1학년 등록금을 제외하곤 계속 학자금 대출을 받았습니다. 사립이 아니라 국립이었기 때문에 연 300~400만원 사이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기숙사비도 학자금 생활비대출로 절반정도는 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와중에도 알바는 안했네요. 빨리 사법고시를 통과해서 법조인이 되고 싶었거든요.(물론 철도 없었고) 부모님께서 법적인 문제로 설움이 많으셨습니다. 중학교때는 임금을 체불당해서 아버지 수입이 2년~ 3년정도0원인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정형편에 비해서 저만 가족들보다 다소 풍족하게 살았던것 같습니다. 공부 조금 한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때 대학생 평균용돈이 30만원이었는데 딱 30만원 받았거든요.

어쨌든 휴학하고 1년 공부를 하고 사시를 쳤는데 사실 이때는 1차합격을 생각하기 보다는 선택의 기로였습니다. 사법고시는 이미 폐지되기로 예정되어있었고, 주변에는 30살이 되도록 사시를 치는 선배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공부만하다가 나이만 먹고 부모님 고생시킬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1차 점수가 커트라인인 80점보다 10점이내에 들어가면 계속하고, 그 밑이면 로스쿨을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사실 1차 합격해도 문제였습니다. 아버지는 1차만 합격하면 어떻게든 신림동 고시학원으로 보내준다고는 하시는데 아버지 통장잔고에는 그런 목돈 없는거 알거든요. 

결과적으로는 10점보다 더 멀어서 로스쿨을 선택했습니다. 이때부터 아르바이트도 시작했습니다. 학비는 학자금 대출을 한다고 해도 생활비가 모자를 게 뻔했습니다. 용돈은 턱없이 부족했구요. 전 지금도 용돈으로 30만원 받습니다. 그중에 6~7만원은 학자금 이자로 나가구요. 책은 얼마나 비싼지 한번 주문할 때마다 10만원은 거뜬하게 나가는데 그러면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생각보다 한달에 필수적으로 지출되는 돈이 많더라구요. 한 두달에 한번 머리 깎고, 스킨, 로션은 어쩜 그렇게 돈이 부족할 때마다 떨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껴써도 한달에 20만원은 지출이 되더라구요.

어쨋든 그래서 약 2년 정도 로스쿨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대충 400만원인가를 모았습니다. (돈을 벌다보니 씀씀이도 좀 커져서 생각보다 못모았습니다.) 또 웃긴게 알바인데 4대보험이 되다 보니깐 가정형편에 맞지도 않게 제 이름으로 건강보험료가 잡혀서 첫해에는 장학금도 못받았습니다. 지금도 이상하게 반액받을 때도 있고 못받을 때도 있고 왔다갔다해서 지금 학자금만 중소기업 초봉정도 되네요.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스쿨 들어오니 커리큘럼이 빡빡하고 조금만 방심해도 등수가 위아래로 왔다갔다해서 알바는 꿈에도 못꾸고 있습니다. 그냥 아껴 살면서 공부나해야죠.

하여든 전 3년 무사히 마쳐서 변호사가 되면 솔직히 남들보다 조금 돈 더 벌면서 살고 싶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직도 저 하나만 바라보면서 궂은 일하십니다. 길가다가 폐지 줍는 할머니들 보면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노후에 폐지 주우러 다니실까봐 두렵습니다. 돈 좀 더 벌어서 용돈 두둑하게 드리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화납니다. 차라리 로스쿨을 도입안했으면 사시를 합격하거나 안돼서 직장구해서 벌써 부모님 용돈 드리면서 살텐데 내가 왜 여기서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남들한테 금수저, 돈스쿨, 실력도 없는게 나대냐고 욕먹는가 화납니다. 남은 로스쿨 생활을 가진 돈으로 어떻게든 버텨내는게 지금 목표인데 세상에 아무도 제 편은 없는것 같아서 서럽고 힘듭니다. 뭐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전 사시폐지를 주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밥그릇 싸움이라고 욕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나도 남들처럼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을 선택했고,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주장을 하는 겁니다.

저도 고시생일 때 로스쿨에 대해서 아니꼬운 생각 많이 했습니다. 저도 다 이해합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이 글을 보고 있는 고시생분들, 여러분도 피해자고 저도 피해잡니다. 법무부가 4년 유예한다고 말안했다면 저도 이 시간에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고 여러분도 공부를 하고 있겠죠. 이렇게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공부합시다. 사시폐지가 유예되든 안되든 2017년까지 붙는게 맘편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자퇴서를 써놔서 솔직히 너무 불안하고 힘든데 일단 공부는 해야겠네요. 평생해온게 공부밖에 없어서 이게 차라리 마음이 편안하네요. 그리고 변호사가 되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로변이다 연변이다 차별갖지 말고, 떳떳하게 실력으로 겨뤄봅시다. 

그리고 다른분들!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법고시와 로스쿨을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밖에서 바라보는 세상과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리고 생각외로 왜곡된 정보들도 많습니다. 누가 옳다 그르다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처음부터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지만은 말아주세요.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공부에만 매진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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