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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만난 알바생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425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모르는척
추천 : 2
조회수 : 73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07 23:24:17
나는 독립에 대한 열망이 남들보다 컸다. 그 시작은 중학생 때였는데, 취업을 빨리하면 빨리 독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실업계 고등학교로 이끌었다.
 
당시에 공부를 꽤 잘하던 편이었지만 집 근처의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해버렸다.
 
구구절절한 일들이 있었고
 
결국 나는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취업을 했다.
 
 
 
하지만 회사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날 괴롭히는 일들이 몇 개 있었는데, 우선 독립에 실패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어렸다. 어렸다는 것은 정말 많은 문제가 됐다. 우리 사무실에서 나를 제외하고 가장 어린 사원은 28살 이었다. 모두가 나를 많이    챙겨주었고 또 나도 많이 따랐지만 본질적인 공허함이 있었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수업끝나고 피시방을 가는게 당연하게 느껴졌었는데, 오늘의 나는 그게 너무나도 간절했다.
 
 표정은 딱딱해졌고 마음이 말라 비틀어진 것같았다. 너무 외로웠다. 그리고 아직 18살(나는 빠른 생일이었다..) 밖에 안된 내가 회사에서 상사를 대하는 법을 배우기엔 너무너무 어렸다. 정말 어린애같은 실수도 많이 했다. 정을 주고 받을 사람이 간절히 필요하던 때였다.
 
한숨을 푹푹쉬며 중국집에서 밥을 먹는데, 어떤 알바생이 눈에 들어왔다. 크고 동그란 눈에, 머리를 뒤로 넘긴 모습이 곱고 단정한 아가씨였다.
 
보자마자 관심이 생겼고 가장 친했던 형을 졸라 매일같이 그 중국집에 가곤 했다. 하지만 전화번호를 물어볼 용기는 나지않았다.
 
이유는 두가지였다.
 
1. 내가 너무 어렸다.
 
그때가 대략 10월쯤이었던것같다. 10월 낮에 평일 주간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나와 비슷한 나이또래일 가능성은 적었다. 내 친구들은 지금 학교에 있을 시간이기 때문에.. 반대로 이 친구가 나와 비슷한 나이또래라면, 정장을 입은 사람이 대시하는데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대학교 다니면서도 격식차릴 때 가끔 입는 옷이지만, 몇 년전의 나에게는 정말 무겁게만 느껴진 옷이었다.
 
2. 과연 아무것도 없는 내가 사귀더라도 연애를 유지할 수 있을까?
 
윗 이유들 때문에 나는 결국 대시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어림을 절실히 깨닫고, 어차피 독립도 못했는데 이럴 바에야 기숙사에서 살자! 하는 생각으로 대학교에 진학했다. 3년 내내 수능공부는 하지못했고 수능전날에도 롤을 하고 갔지만.. 학교 내신이 전교3등이었고 최저등급을 간신히 맞춰서 집 근처 국립대학교로 입학 할 수 있었다.
 
많은 설렘과 기대를 안고 갔던 단과대학 신입생 오티, 201X년 2월 28일.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거짓말처럼 그 중국집 알바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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