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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 존치 논란, 대립이 아닌 본질을 들여다봐야
게시물ID : sisa_631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요르
추천 : 2/2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08 20: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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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사법고시 존치 논란, 대립이 아닌 본질을 들여다봐야
 
 지난 1114일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대규모 집회 후 온 나라는 이른바 불법폭력시위로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시위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시위옹호론자와 준법정신을 어기고 폭력으로 무장한 반국가세력이라 주장하는 시위반대론자로 대한민국은 둘로 나뉘었다. 여론은 순식간에 경찰vs시위대 프레임에 갇혔고, 그 사이 본질은 까마득히 묻혀버렸다. “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본질 말이다.
12월 또한 논쟁이 되는 대상만 달라졌을 뿐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는 식의 양비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법무부의 사법고시 폐지 4년 유예라는 갑작스런 발표로 사람들은 또다시 갈등을 겪고 있다.
 
 
진짜 논란이 되야 할 대상을 잊은 채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두고 한바탕 논쟁을 벌인 사람들은 점차 본질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경찰과 시위 주최측이 한 발씩 양보한 덕분에2차 대규모 집회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와 동시에 일반 시민들도 불법폭력시위 여부가 아닌 왜 저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행진을 하고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시 존치 논란 또한 존치냐 폐지냐를 두고 싸울 것이 아니라 왜 사시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하게 되었는가?”라는 본질에 대해 환기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는 법조계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법조 카르텔을 청산하길 바랐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논의를 거쳐 로스쿨 관련 법안을 내놓으며특정 대학·전공에 쏠린 사법부 획일주의 탈피’,‘고시낭인 양산에 따른 부작용 완화’,‘변호사 증가를 통한 법률비용 절감등을 내세웠다. 궁극적으로는 경제적으로 빈곤한 시민들이 법적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로스쿨을 만든 것이다.
 
 
, 로스쿨은 시민의 편익과 복리증진을 위해 만든 인본주의 정신이 담긴 제도이다. 이처럼 로스쿨이사람이 먼저다.’라는 시대정신을 담은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사시 유예 발표가 나온 원인은 무엇일까? 그 책임은 역설적이게도 현행 로스쿨 제도 탓이 가장 크다. 로스쿨은 지난 7년간 처음 기획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운영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로스쿨이 처음 의도한 바와 다르게 흘러갔다고 고백한 바 있다.
 
 
사시 존치론자들은 첫번째, 로스쿨이 고비용 고학벌로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로스쿨이 법률지식과 실무능력 양성에 부족한 제도라며 질저하를 우려한다. 세번째, 입학전형과정의 불투명성으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이 같은 문제들을 여론몰이에 이용함으로써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존치를 통해 사시와 로스쿨을 병행하자는 논리는 로스쿨의 문제점을 사시가 완벽히 해결했을 때만이 그 정당성을 갖는다. 그렇다면 사법고시와 로스쿨 병행은 부의 대물림 완화와 시민의 편익이라는 효용을 위한 보완재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사시가 일부에서 주장하는 법조계의 질저하, 로스쿨 입학과정의 불투명성과 변호사 시험의 신뢰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의 대물림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법고시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사시가 1% 미만이고 로스쿨은 6.1%이다. 사시합격 고졸출신은 최근 10년간 3명인데 반해 로스쿨은 독학사, 방통대 출신이 4년간 57명이다. SKY 출신 비율은 사시가 77.2%이고 로스쿨은 55.5%이다.
이런 통계만 봐도 사시가 부의 대물림을 심화했으면 심화했지 로스쿨이 신분대물림의 수단이라고 비판할만한 그 어떠한 명분도 갖고 있지 않다. 금수저-흙수저 계급론, 갑의 횡포 등 자본의 폭력이 활개치는 시대에 사법고시는 로스쿨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프로야구 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라이온즈가 2010년대 최강자로 군림한 이유로 구단 내 육성시스템을 꼽는다. 라이온즈는 외부FA 영입보다는 육성시스템에 더 투자함으로써 선수들의 실력 상향 평준화와 두터운 선수층으로 최강삼성의 위용을 떨쳤다.
로스쿨이 삼성 라이온즈를 보고 배워야 할 점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 피를 수혈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사시 존치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장 큰 책임은 로스쿨 제도 자체가 갖고 있다. 사법개혁이라는 기치 아래 설립된 로스쿨은 사법개혁은 둘째치고 자기혁신에도 게을러 국민들과 법조계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로스쿨은 자기혁신을 통한 신뢰회복이 가장 급선무이다. 그렇다면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장학금 제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로스쿨 또한 부의 대물림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설립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규제강화가 필요하다. 현재도 세부시행령을 통해 장학금 미충족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를 어길 시 입학인원 한두 명만 감원시키는 등 그 정도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장학 금액 하한선을 준수하지 않을 시 입학인원을 대폭 감소시키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사법연수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을 지역별로 만들어 대륙법 법률지식과 실무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인원을 대상으로 2년 추가교육 후 최종시험을 실시해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안이다. 1971년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던 독일이 5.5년이던 과정을 교육적 완성도를 위하여 6.5년으로 개편한 일은 참고할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 실패사례로 독일을 언급하는데, 이는 잘못된 예이다. 독일 또한 로스쿨 성과에 대한 견해의 차가 있지만 로스쿨을 폐지한 근본 원인은 양성비용이 과다하다는 현실적인 이유였다. 독일은 등록금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로스쿨 제도를 시행했던 예나 현행 2차 시험까지 치는 지금이나 합격률이 평균 약 80%로 비슷한 수준이다.
 
 
혹자는 사시 존치 논란이 자기 밥그릇 싸움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지금 문제는 기성 법조인과 로스쿨 변호사, 고시생, 로스쿨 준비생, 신림동 업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다. 하지만 각각의 이해당사자가 자신의 이익과 미래를 위해 갑론을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해서는 안 된다. , 그 행위가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밥그릇 싸움에만 치중한 나머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게 된다면?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는 행동이 약자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행동이라면? 그리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낭떠러지에 떨어질 위기에 처해있는 많은 사람을 방치하게 된다면?
 
어느 때보다 로스쿨 제도의 본질을 담은 변호사 윤리강령 1번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겨야 할 때인 것 같다.
 
변호사 윤리강령
1.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
 
 
출처 본인의 생각을 사설형식으로 써봤습니다.
반말로 불편을 느끼실 수 있으니 미리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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