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가 뭘 하더라도 다 잘풀리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최근에 처음으로 실패를 맛봤네요.
원래 어디가서 공부 못한다는 소리 들을 정도도 아니였고 전교 1등도 찍었었는데,
어디에 홀렸었는지 고3때 놀아재꼈더니 그대로 나와버렸네요.
이제까지 생각해보면 항상 최선을 다 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타인의 강요와 분위기에 따라서 그게 마냥 제 선택인 것처럼 살아왔었던 거 같습니다.
1년전 12113이 43353이 된걸 보고나서야 깨닳았네요.
수능 칠때도 약간 이상하긴 했습니다.
긴장감 없는 채로 시험장에 들어가서 시험을 보다가
3교시 종이 울리고 자리에 앉고 나서 갑자기 심장박동수가 미친듯이 올라가더라고요.
눈 앞이 하얘지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식은 땀도 엄청나게 나고요.
시험지에 땀이 떨어지고 손에도 땀이나서 쥐고 있던 샤프를 떨어뜨린 다음에야 겨우 멎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인과응보 아닌가 싶습니다. 공부안한 제가 좋은 성적을 맞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면
이때까지 각고의 노력을 해온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요.
부모님에게는 정말 죽을만큼 미안하지만 1년만 더 폐를 끼쳐야할 꺼 같습니다.
저도 한번 진짜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제 인생의 주인이 제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대학을 안가도 좋습니다. 주변의 괄시를 받아도 좋습니다.
다 괜찮은데, 한번 더 실패하는 건 죽어도 싫습니다.
다음년도에는 꼭 좋은 곳에 들어가서 이 사이트에 다시 접속하겠습니다.
오유 회원님들이 제 글의 증인이 되어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