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에 있다 싶이, 올해 수능 본 고3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쪽에 관심이 많고, 자주 신문도 챙겨서 보는 편입니다. 뉴스는 보다 화나서 잘 안보구요.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단순합니다.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께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씁니다.
제가 많이 세봐야 20년 살았습니다만, 청소년 시기에, 혹은 올해에. 어른들(저를 지도하신 일부 선생님들을 비롯 많은 분들)의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사건에 대한 반응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저렇게 해서 바뀔까?' '저런거 신경쓰지 말고 넌 공부나 하렴.' '그래도 안바뀐단다.' '세상에 안되는 일도 있는 법이야.' '어쩔꺼냐. 이 사회가 이러는 것을'. 가장 압권은 올해 담임입니다. '너희는 대학을 가도, 사회에 나가도 정치적인 것에 신경쓰지 마. 너희가 신경 안써도 자연히 굴러가. 너희는 너희 생업에나 잘 종사해' 듣고 이게 교육공무원이 할 소린가? 했더랬죠.
여러분의 자제분들도 엄연히 이 나라 국민이고, 지금 만들어지는 정책에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교육정책, 복지정책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데, 관심을 갖지 말라는 말은 앞으로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지 신경쓰지 말라는 말이겠죠. 곱씹어 생각하면 이해는 됩니다. 사회구조상 대학이 사람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 큰 파티션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아들이 무시받고 사는 것, 내 딸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사는 것을 막고 싶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결실을 얻지 못하는 사회' '노력조차 막는 사회' '내 할말을 하지 못하고 무조건 입 다물어야 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자제분들이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요?
하나만 콕 찝어보면, 제가 아는 한,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 노동자가 됩니다. 그 좋은 삼성, LG, 금융계, 현대자동차, GS 등 뭐가 되었던, 어떤 기업에 '다닌다' 라는 것 자체부터 이미 노동자인 셈입니다. 그런데 파업이 뭔지도 모르고, 최저임금이 얼만지 아예 모르고, 국가가 어떤 노동관련 정책을 펴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에 나간다는게 좋은 일일까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대학을 입학해, 튼튼한 기업에 들어가서 행복하게 산다. 말은 좋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없는 교육정책이 펼쳐진다면? 어떤 노력을 해도 어떤 고용법때문에 안정적으로 취직할 수 없는 사회라면? 좀 더 나아가서 아예 열심히 노력 조차도 못하게 하는 사회라면 어떨까요?
국민은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입장이면서,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어떤 하나의 정책이 무조건 모두에게 좋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중점을 찾는 게 중요한 거구요. 그 중점, 올바른 중점을 찾는데에 정치, 사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야 정책이 산으로 가지않고 모두에게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있습니다.
또 '현실에 굴복하게 하지 마세요.' 딱 고등학생에 맞춘 예를 들어드릴게요. 강남, 서초, 대치 등. 나름 '교육특구'니, 사교육의 성지니 라 불리는 지역에서 학생들이 소위 명문대에 많이 진학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통계적으로 증명이 되었죠. 그러니 지방학생들은 그 명문대학에 진학할 마음을 애초에 접어야 할까요?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아니라고 답하는데 1초 이상 소비 안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방학생도 노력하고 공부 열심히 하면 서울대학교 갑니다. 하버드나 스탠퍼드? 진학합니다. 그게 참인 거에요. 그렇죠? 똑같습니다.
상황상 기득권 층에게만 이롭게 상황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 기득권층이 갖고 있는 중심이 아닌 '올바르지 못한 중점'을 올바르게 끌고 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해도 안된다, 원래 사회가 그런거다. 그러니 받아들이라는 말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 밖에 하지 못합니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 여러 사람의 뜻이 모여 개선이 가능하기에, 사람이 사는 사회 입니다. 개선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