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교수님하고 마지막으로 연락하고 오는 길입니다
저는 1학년 마치고 원래 전공인 컴공을 버리고 전과를 목표로 1년 반 동안 국문 강의를 들었거든요
갓 입학했을 때는 뭘 해야될지 몰라서 공부도 대충 시험도 대충 해서 성적이 좋지가 않았었죠...
학고도 한번 먹었었고..
요즘 신입생들은 처음부터 죽어라 하더라고요 나도 꿈이 있었으면 저랬을까 자꾸 왜그랬을까 싶기만 합니다...
군 생활하면서 이게 내가 할 일이다 싶어서 복학과 동시에 준비한 전과...
부모님 도움 없이 방학에는 하루에 5시간씩 자면서 등록금도 혼자 벌고 대출도 받았다가
이번학기에는 감사하게 구에서 주는 장학금도 받았는데...
강의중에는 칭찬도 많이 들었고 뭐 하면 저를 찾는 교수님도 계셨었는데...
그래도 학고의 벽이 참 높더라고요...
결국 학기총평점은 2.98
전과를 하려면 3.0이 최저 학점인데
꿈을 실현시키기에는 노력이 0.02점 모자랐나봐요...
이번 학기에 다 a+ b+ 에 딱 하나 c가 나왔고 그것만 +가 달렸어도 총점이 딱 3.0이 걸치는데...
제게 c를 주신 교수님은 미안하다고만 하시는데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자기 때문에 문제 생기면 꼭 도와주겠다고 하셨었는데.. 막상 도와달라고 말씀드리니 안된다고만 하시네요ㅠ
학점을 주는 원칙이 있어서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서 그걸 어길수 없다고...
근데 어쨌든 사실은 제가 교수님께 학점 달라고 조르는 거잖아요
알겠다고 한학기 감사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씁쓸하던지....
심지어 원래는 4학기가 전과신청 마감인데 학사팀에서 담당 직원이 상담을 잘못해주는 바람에
올해만 특별히 5학기까지 받아준다고 했거든요...
원래 안되는데 운좋게 기회를 잡았던거죠.. 그런데 이제 다 틀렸습니다...
공부만 할 것을 뭐하러 동아리에서 임원도 맡아서 했나 모르겠습니다ㅠ
뭐한다고 몸치가 스키 수업 듣다가 C를 받았는지...
열정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했던 영문과 수업이 C로 발목을 잡을 줄은....
돌이켜 생각해보니 너무 한심합니다....
전략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교수님 똥꼬도 빨고 애들이랑 말도 터서 족보라도 받았어야 되는건데...
아싸가 혼자 발버둥 쳐봤자 결국 이 꼴인가 싶기도 하고
찡찡대는거 맞아요... 제가 공부 못해서 못한만큼 성적 나온거고 그래서 전과도 못하고 학교도 더 못다닐거같은데...
근데 차마 부모님한테 이제 학교 못다닌다고... 1년 반동안 헛짓거리 했던거라고
말을 못꺼내겠어요...
이제 와서 원래 전공으로 돌아가기에는 1년 반 이라는 시간과, 천만원 넘는 등록금에 교양학점으로 들어가 버릴 전공학점들...
다 아쉬움만 남네요...
복수전공 할 생각 했으면 이런 고민 하지도 않았을거에요..
그냥 답답하기만 합니다 ㅠ